피치, 록히드마틴 신규 선순위 무담보 채권에 ‘A’ 등급 부여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가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Corporation)이 발행 예정인 선순위 무담보(senior unsecured) 채권에 대해 장기 신용등급 ‘A’를 부여했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평가받은 신규 채권은 록히드마틴이 보유한 다른 모든 선순위 무담보 부채와 동일한 변제 순위를 갖는다. 회사는 이번 발행을 통해 조달한 순수익을 일반 기업 목적에 사용할 계획이며, 그중에는 다가오는 무담보 채권 만기 상환도 포함된다.

피치는 현재 록히드마틴의 장기 발행자 디폴트 등급(IDR)과 기존 무담보 채권에도 ‘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단기 IDR과 상업어음 프로그램에는 ‘F1’ 등급을 부여해 단기 유동성 또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F-35 프로그램이 신용도 방어벽 역할

“F-35 공동타격전투기(Joint Strike Fighter) 프로그램은 수십 년간 지속될 방위산업 파이프라인을 제공한다” — 피치 레이팅스

피치는 록히드마틴이 F-35 프로그램의 주계약자라는 점을 핵심 신용 지지 요인으로 꼽았다. 해당 프로그램은 미국 및 국제 고객을 위해 2,500대 이상의 항공기를 생산할 예정이며, 부품 공급·유지보수·훈련 등 지속적 수주가 수십 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F-35는 테크놀로지 리프레시 3(Technology Refresh-3, TR-3) 업그레이드 도입 과정에서 일시적 납품 지연을 겪었다. TR-3는 센서, 전자전(EW) 능력, 컴퓨팅 파워를 향상해 차세대 전투 수행 능력을 확보하는 핵심 패키지다. 업그레이드 적용 기체 인도는 2024년 하반기에 시작됐으며, 피치는 “TR-3 성공적 정착이 생산 안정성과 장기 수주 가시성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국방부 예산·수주 현황

미 국방부는 15~17차 생산 로트(lot) 물량 확보를 위해 300억 달러 이상을 승인했다. 현재 18~20차 로트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특히 18·19차 물량의 장기 구매계약(LTA)은 2025년 3분기에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

납품 및 재무 전망

피치 전망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은 2025년 F-35를 연간 170~190대 배송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30~40%는 해외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경영진은 “주차(parking)돼 있던 완성 기체와 신규 생산 물량을 동시 인도해 납품 속도가 생산량을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 지표 면에서 피치는 록히드마틴의 EBITDA 레버리지(총차입/EBITDA)가 향후 수년간 2.0배 이하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연간 FFO1 마진운영현금흐름-CAPEX 대비 부채 비율은 각각 10%·3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백로그

록히드마틴은 항공(Aeronautics), 우주(Space), 미사일·사격통제(MFC), 네트워크·미션시스템(RMS), 수직이착륙(Vertical Lift) 등 다섯 개 핵심 부문을 운영한다. 2025년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backlog) 1,665억 달러를 확보해 연간 매출의 두 배 이상을 커버한다.

피치는 향후 2~4년간 지정학적 긴장초당적(defense bipartisan) 군비 지출 확대로 미국 국방예산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록히드마틴은 매출의 25~30%를 해외에서 창출하고 있으며, 국제 F-35 물량 증가에 따라 해외 비중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동종업계 비교

피치는 록히드마틴이 ‘BBB’ 등급 범위에 속한 노스롭그러먼(Northrop Grumman), L3해리스(L3Harris Technologies), BAE 시스템즈(BAE Systems)보다 규모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스롭그러먼과 비교해 신용등급이 두 노치 높다고 설명하면서, 이는 우수한 레버리지·현금흐름 구조가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용어 풀이(Glossary)

선순위 무담보 채권은 담보 없이 발행되지만, 채무 불이행 시 다른 후순위 채권보다 우선 변제 권리를 가진다.

EBITDA 레버리지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총차입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높다.

FFO(Funds From Operations)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의미하며, 신용평가사가 부채 상환 능력을 평가할 때 중시한다.


전문가 시각

국내 증권업계 방산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미 국방예산 확대미국·유럽·아시아 주요 동맹국의 전력 현대화 수요가 동시다발로 진행되고 있어, 록히드마틴의 안정적 매출·현금흐름 기반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최근 트릴리언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6세대 전투기 개발 경쟁에서도 F-35 플랫폼의 기술·운용 자료가 향후 차세대 무기체계 연구·개발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방위산업 특성상 정치적·규제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는 국방예산 변동·계약 지연 가능성 등 외부 변수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