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바디 에너지(Peabody Energy, NYSE:BTU) 주가가 9% 급등했다. 회사는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 JSE:AGLJ)의 제철용 석탄 자산 인수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피바디 에너지는 인수 철회의 배경으로 “중대한 부정적 변화(material adverse change)”를 제시했다.
이는 앵글로 아메리칸의 모란바 노스 광산(Moranbah North Mine)에서 발생한 발화(ignition) 사고1 이후 5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다. 현재도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롱월(longwall) 채굴 재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두 회사는 가장 핵심 자산인 모란바 노스 광산의 장기적 생산 차질을 반영할 수정 계약에 합의하지 못했다.
“피바디의 포트폴리오는 25년 수명을 가진 프리미엄 강점결탄(premium hard coking coal) 생산 프로젝트 ‘센추리온(Centurion) 광산’을 포함해 해상 수출 중심의 제강용 석탄 노출도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낮은 비용의 해상 열탄(thermal coal) 플랫폼과 미국 내 선도적 열탄 사업부를 통해 전력 수요 증가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 짐 그레크(Jim Grech) 피바디 에너지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당초 인수는 2025년 4월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3월 31일 사고로 일정이 중단됐다. 시장 정보에 따르면, 앵글로 아메리칸은 모란바 노스 광산을 유지하기 위해 월 약 4,500만 달러의 고정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광산은 2025년에 530만 톤의 생산을 목표로 했었다.
피바디는 부킷 마무르 만디리 우타마(PT Bukit Makmur Mandiri Utama)에 도슨(Dawson) 광산을 매각하기로 했던 관련 계약도 함께 해지했다. 회사는 ▲안전 최우선 운영, ▲가용 잉여현금흐름의 65~100% 주주 환원, ▲유기적 성장 추진, ▲재무 건전성 유지 등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된 전략을 계속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용어 풀이 및 산업 배경
‘롱월(longwall)’ 방식은 탄층을 길게 절단해 지지대(conveyor)로 운반하는 대형 기계화 채굴 시스템이다. 높은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이 장점이나, 발화·붕괴 등 안전 리스크가 크다.
‘해상(seaborne)’ 석탄은 철도·트럭이 아닌 선박으로 국제 시장에 수출되는 물량을 의미하며, 호주·미국·인도네시아 기업이 공급을 주도한다.
‘강점결탄(hard coking coal, HCC)’은 제철소 고로에서 철광석을 환원할 때 필요한 고급 코크스용 석탄으로, 경제 성장과 탈탄소 설비 교체 지연에 따라 최근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추세다.
기자 해설
이번 인수 무산은 석탄 시장의 M&A 리스크를 여실히 보여준다. 단일 자산 의존도가 큰 딜(deal)은 예기치 못한 운영 사고로 가치가 급변할 수 있다. 반면 피바디는 신규 광산 투입과 자사주 매입 확대를 통해 주주의 단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고수한다. 이는 친환경 전환과 전력 수급 불안이 공존하는 현 시장 환경에서, 석탄 메이저들이 선택한 ‘현금 창출 극대화’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1) 발화 사고(ignition event): 탄층 내 메탄 등 가연성 가스가 폭발(또는 산소와 반응)해 화재로 이어지는 사고를 지칭한다. 작업 중단, 안전 점검, 생산 회복 지연으로 이어져 재무적 손실을 초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