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인사이트] 세계 최대 규모 채권운용사 중 하나인 PIMCO(피믹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댄 이바슨(Dan Ivascyn)은 “지금은 고품질 자산을 통한 안정성 확보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8월 1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바슨 CIO는 지정학적 긴장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채권 투자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다시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을 끈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및 유럽 지도자들과 회동했다. 이는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이틀 만에 이뤄진 행보다. 동시에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지표를 통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하고 있다. CME의 FedWatch 툴에 따르면 (8월 19일 기준)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85%로 가격에 반영돼 있다.
“채권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시장이 생각하는 것만큼 이러한 변수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 댄 이바슨 CIO
피믹코의 운용 자산(AUM)은 6월 30일 기준 2조 1,100억 달러에 달한다. 그는 “5년 투자 기간을 잡을 경우 현재의 높은 시작 수익률이 향후 성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채권 수익률이 높을수록 가격은 낮다(수익률과 가격은 역관계).
“현재 수익률은 높고 채권 가격은 역사적으로 저렴한 반면, 주식은 대부분의 장기 밸류에이션 지표로 보면 여전히 비싸다. 또 크레딧 스프레드 역시 좁아져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 그는 “고품질 채권을 6~7%대 수익률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자산배분을 신중히 조정하면 연간 한 자릿수 후반의 총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는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1. ‘시작 수익률(Starting Yield)’의 중요성
최근 채권시장은 시작 수익률과 실제 성과 간 상관계수가 높다. 이는 투자자가 매입 시점에 확보한 높은 쿠폰이 향후 총수익률에 직접적인 기여를 한다는 뜻이다. 이바슨은 이를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2. 피믹코 인컴 펀드 운용 전략
이바슨이 대표 매니저로 있는 ‘PIMCO 인컴 펀드’(티커: PIMIX·PONAX)는 모닝스타 5스타(기관용)·4스타(개인용) 등급을 유지 중이다. 개인용 A클래스(PONAX)의 30일 SEC 기준 수익률은 4.33%, 보수는 0.9%다. 연초 이후 6.36%의 총수익률을 기록하며 카테고리 상위 8퍼센타일에 위치해 있다.
그는 만기 5~10년 구간을 집중적으로 편입해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curve steepening)에 따른 수혜를 노린다. 특히 에이전시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선호한다. 이 증권은 미 연방정부 보증 덕분에 신용위험이 낮고, 만기·쿠폰이 다양해 트레이딩 유연성이 높다. 현재 투자등급 회사채 스프레드가 과거 평균 대비 좁아 상대적으로 비싼 반면, 에이전시 MBS 스프레드는 더 넓어 가치평가상 매력이 크다. 7월 말 기준 인컴 펀드의 에이전시 MBS 비중은 36%이다.
반대로 미국 기업채 비중은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스프레드가 지나치게 좁아 수익 대비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대신 그는 비에이전시 모기지와 일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고등급 구조화 신용 상품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우리는 소비자에게 자금을 대여하는 상품을 좋아한다. 정부 보증이 없어도 추가적인 크레딧 서포트가 있고, 무엇보다 미국 가계의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진 점을 활용할 수 있다.” — 댄 이바슨 CIO
그는 저소득층 가계에서 일부 펀더멘털 약화가 관찰되지만, 전체 가계 대차대조표는 여전히 매우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3. 인플레이션 헤지: 단기 TIPS
이바슨은 단기 미 국채 물가연동채(TIPS)에도 투자하고 있다. 그는 “가격매력이 주된 이유이지,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한 과도한 우려 때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기본 시나리오는 향후 몇 분기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아지더라도 중기적으로 2% 중반에서 안착한다는 전망이다.
미 국채 가운데서는 단기물을 선호하며, 호주·영국 국채 등 재정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가의 주권채에도 분산 투자하고 있다.
용어 해설
- 에이전시 MBS: 미 정부기관(Ginnie Mae) 또는 정부 스폰서 기관(Fannie Mae, Freddie Mac)이 보증하는 모기지담보부증권으로, 신용위험이 낮다.
- 크레딧 스프레드: 무위험 자산(주로 국채) 대비 회사채·MBS 등 위험자산의 추가 수익률을 의미하며, 좁을수록 위험 대비 보상이 작다고 해석한다.
- TIPS: 물가상승률에 따라 원금이 조정되는 미국 국채. 실질금리를 제공하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된다.
- 커브 스티프닝: 단기금리는 하락·장기금리는 상승해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
이바슨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고품질 자산에서 가치를 극대화하고, 하방 리스크를 방어하면서도 지난 수십 년 대비 훨씬 매력적인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