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소프트웨어 선도기업 피그마, 상장 이틀째도 질주
디자인 협업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Figma)의 주가가 8월 1일(현지시각) 프리마켓 거래에서 추가로 10% 상승하며 전일 기록한 폭등세를 이어갔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첫 거래를 마친 피그마 주가는 공모가 33달러 대비 250% 급등한 115.5달러에 장을 마감한 바 있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통신(Reuters)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가파른 주가 상승으로 피그마의 시가총액은 약 680억 달러(약 90조 원)에 달했다. 이는 2022년 어도비(Adobe)가 추진했으나 이후 철회된 200억 달러 규모 인수 제안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12억 2,000만 달러(약 1조 6,000억 원) 규모의 이번 공모(IPO)는 2025년 미국 시장에서 네 번째로 큰 딜로 기록됐으며, 3년간 얼어붙었던 기술주 상장 시장을 다시 깨우는 ‘촉매제(catalyst)’로 평가받고 있다.
기술주 상장시장 재가동 신호탄
피그마의 화려한 데뷔는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모두의 강한 수요를 확인시켰다. 시장 전문가들은 “
이번 흥행이 연쇄 효과를 일으켜 대기 중인 비상장 기술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상장 창구를 두드릴 것
“이라며 상장 파이프라인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이 지속되면서, 월가에서는 ‘AI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를 선점하려는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피그마의 몸값을 추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시장·애널리스트 시각
D.A. 데이비드슨(D.A. Davidson) 애널리스트 길 루리아(Gil Luria)는 보고서에서 “생성형 AI(GenAI)를 효과적으로 도입한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만이 사용자 가치를 유지·창출할 것“이라며 “이는 피그마 채택률과 사용량을 가속화할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12년 설립돼 CEO 딜런 필드(Dylan Field)가 이끄는 피그마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우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며 클라우드 기반 디자인 협업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너무 보수적이었던’ 공모가 논쟁
일반적으로 주관사(IB)들은 첫날 주가 상승 폭을 10~20%로 설정해 투자자 수요와 자금 조달을 균형 있게 맞추려 한다. 그러나 피그마의 250% 폭등은 공모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음을 시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리마켓(premarket) 거래란 정규장이 열리기 전(미 동부시간 기준 04:00~09:30)에 이뤄지는 거래를 말한다. 유동성이 비교적 낮고 가격 변동성이 커, 상장 직후 기업의 심리·수급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전문가 해설: IPO 용어와 투자 팁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최초로 불특정 다수에게 주식을 공개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이다. 투자자는 공모가 책정 방식(북빌딩·수요예측), 기업의 밸류에이션(valuation), 상장 후 락업(lock-up) 기간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또한 1상장 첫날 급등은 단기 차익 실현 압력(오버행 리스크)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편집국 관점
피그마 사례는 ‘마이크로 SaaS 기업’도 AI 트렌드를 등에 업고 초고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그러나 금리 고점 논란·경기 둔화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향후 상장 기업들이 동일한 흥행을 재현할지는 매크로 변수와 시장 유동성에 달려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밸류에이션 적정성과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더 면밀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