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협업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Figma)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 희망 범위를 상향 조정하며 188억 달러(약 25조 7,000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노리고 있다.
2025년 7월 28일, 로이터통신(Reuters) 보도에 따르면, 피그마와 일부 기존 투자자는 주당 30~32달러에 총 3,697만 주를 매각해 약 11억 8,000만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제시했던 주당 25~28달러, 최대 10억 달러 안팎 조달 계획에서 한층 높아진 수치다.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처음으로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주식을 공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경영 투명성과 시장 인지도를 동시에 높이는 절차를 의미한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고성장 기술주의 재평가와 인공지능(AI) 수혜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이어지며 IPO 시장이 되살아나는 추세다.
이번 상향된 평가액은 어도비(Adobe)가 2022년 9월 피그마 인수를 발표했을 당시 제시했던 약 200억 달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어도비는 유럽연합(EU)과 영국 경쟁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2023년 12월 해당 거래를 철회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AI와 관련성이 높은 기업에 적극 반응하고 있다. 피그마는 그 흐름에 효과적으로 자신을 맞춰 왔다.” — IPO 리서치 업체 IPOX의 부사장 캣 류(Kat Liu)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공모가 조정이 무역·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선호 종목에 과감히 베팅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해석한다.
실적 지표도 눈길을 끈다. 피그마는 2025년 3월 31일 종료된 3개월 동안 매출 2억 2,82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4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490만 달러로 세 배 이상 늘었다.
D.A.데이비드슨(D.A. Davidson)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피그마는 제품 관리·디자인 협업 분야에서 지배적 시장 점유율과 탄탄한 펀더멘털을 갖췄다”면서 “카테고리 리더 지위를 유지할 만한 설득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4월 미국 정부가 발표한 대중(對中) 추가 관세 이후 잠시 주춤했던 IPO 시장은 여름 휴면기를 거쳐 가을부터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고성장 기술주 상장에 대한 수요가 상장 일정 재개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블랙스톤(Blackstone)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존 그레이(Jon Gray)도 지난주 “딜메이킹(기업 인수·합병 및 자금조달) 정체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발언하며 시장 회복 기대감을 드러냈다.
피그마는 오는 수요일(현지시간)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 날 ‘FIG’라는 종목 코드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앨런앤드컴퍼니(Allen & Company), J.P.모건(J.P.Morgan)이 공동 주간사로 참여해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및 일반 공모 절차를 이끈다.
전문가 심층 분석
1) 기업가치 산정: 상향된 공모가 범위는 최근 생산성 소프트웨어와 AI 기능 통합에 따른 매출 레버리지 기대를 반영한다. 매출 성장률 40% 후반, 높은 순이익률, 그리고 경쟁사 대비 네트워크 효과가 강력해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2) 리스크 요인: 시장의 강력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가능성과 경쟁 심화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어도비 인수 실패 사례가 보여주듯,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적 변수다.
3) 주요 관전 포인트: 상장 직후 주가 변동성, 기관투자가 락업(lock-up) 해제 시점, 그리고 새로운 AI 기반 제품 로드맵 발표가 향후 주가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자 판단은 독자 개인의 몫이며,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