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가 플라이두바이로부터 A321neo 여객기 150대에 대한 잠정 주문을 따내며, 빠르게 성장하는 저비용항공사(LCC)인 플라이두바이의 독점 공급사 지위를 유지해 온 보잉을 사실상 밀어냈다. 이는 출범 초반 다소 잠잠했던 두바이 에어쇼에서 흐름을 되살리는 굵직한 계약으로 평가된다.로이터: Ahmed Elimam, Federico Maccioni, Tim Hepher
2025년 11월 1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에어쇼 이틀째에 성사됐으며, 앞서 일요일 로이터가 정부 소유 두바이 항공사인 플라이두바이가 유럽의 에어버스와 세 자릿수 물량의 대규모 주문에 합의할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 이후 150대라는 구체적 규모가 확인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 막툼 플라이두바이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기단의 확장과 다각화를 위한 흥미로운 단계’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향후 기단 구성에서 제공업체 다변화를 가속화하려는 의지를 시사한다.
플라이두바이는 2008년 두바이의 에미레이트항공의 자매사로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주로 보잉에서 항공기를 도입해 왔다.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장에 함께 자리한 크리스티앙 셰러 에어버스 상업부문 최고경영자는 플라이두바이를 향해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라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한편, 업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보잉은 이번 주 초, 자사에 매우 중요한 737 MAX 운영 항공사 중 한 곳의 성장 수요 일부를 되찾기 위한 협상을 벌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플라이두바이의 기단 전략 변화가 동종 기재 시장 전반에 파급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플라이두바이는 약 95대의 보잉 737을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69대가 737 MAX 기종이다. 회사는 추가 기재 인도를 위한 주문 물량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는 에어쇼에서 나온 두 번째 대형 상업 계약이다. 앞서 보잉은 월요일, 에미레이트항공으로부터 지연 문제가 심각했던 777X 기종을 65대 추가 주문받는 뜻밖의 수주를 따냈다.
팀 클라크 에미레이트항공 사장은 화요일, 경쟁 기종인 에어버스 A350-1000에 대해선 ‘아직 주문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혀, 에어쇼에서 해당 기종의 계약이 성사될 것이란 관측을 일축했다.
같은 날, 에티하드항공은 에어버스 A350과 A330neo를 혼합해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는 걸프 지역 대형 항공사들의 기단 현대화가 다각도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경 및 용어 설명
A321neo는 에어버스의 단일 통로(single-aisle) 계열인 A320 패밀리 중 하나로, 항공사들이 중단거리부터 중장거리까지 폭넓게 활용하는 기단의 핵심 축으로 인식되는 기종이다. neo는 ‘신형 엔진 옵션’을 의미하는 명칭으로, 기존 모델 대비 효율성을 강조하는 브랜드 식별자다.
보잉 737 MAX는 보잉의 단일 통로 주력 기종 라인업으로, 항공사들이 네트워크에 따라 좌석 수와 항속거리 구성 옵션을 다양하게 선택해 운영하는 범용성이 특징이다. 기사에서 언급된 ‘성장 수요’는 항공사 네트워크 확장에 따른 운항 편수 및 좌석공급(Capacity) 확대 필요를 뜻한다.
777X는 보잉의 차세대 대형기 광동체(Widebody) 계열로, 기사에서 ‘지연’이 언급되지만 상세 일정이나 사유는 본문에 포함돼 있지 않다. A350-1000과 A330neo는 에어버스의 광동체 라인업에 속하는 모델로, 항공사들은 노선 구조와 수요 특성에 맞춰 이들 기종을 조합해 기단을 구성한다.
‘잠정 주문’(provisional order)이란 통상 구속력 있는 최종 확정 이전 단계의 합의로 이해되며, 향후 세부 조건 협의와 확정 절차를 거쳐 확정 주문으로 전환될 수 있다. 본문은 이러한 거래 구조의 세부 조항을 공개하지 않는다.
분석 및 함의
플라이두바이의 A321neo 150대 잠정 주문은 단일 공급사 체제에서 다중 공급사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상징적 변화를 드러낸다. 이는 항공사 입장에서 리스크 분산과 협상력 제고라는 전형적 목표에 부합하며, 동종 좌석군에서 에어버스와 보잉 간의 경쟁 구도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이번 수주는 두바이 에어쇼라는 무대에서 단일 통로와 광동체 모두에 걸친 주문 집중 현상을 재확인시킨다. 보잉이 에미레이트항공의 777X 65대라는 대형 계약을 확보한 다음 날, 에어버스가 플라이두바이에서 A321neo 150대라는 물량을 얻어간 흐름은, 양대 제조사가 각자의 강점 영역에서 수요를 분할하는 전형적 장면을 보여준다.
아울러 팀 클라크 에미레이트항공 사장의 발언은, A350-1000에 대한 결정이 아직 보류 상태임을 분명히 하며, 대형기 부문에서의 선택지 숙고가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같은 날 에티하드항공이 A350과 A330neo를 혼합 주문한 사실은, 걸프 항공사들이 노선 다변화와 기단 최적화를 위해 복수 기종 조합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플라이두바이의 이번 결정은 성장 궤도에 올라선 LCC가 비용 효율과 운용 유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조사 다변화라는 전략적 선택을 택했음을 나타낸다. 본문은 세부 가격이나 인도 일정 등 상업 조건을 공개하지 않지만, 숫자와 발언, 에어쇼의 맥락만으로도 양대 제조사 경쟁의 첨예함과 중동 항공시장의 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