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의 프리마켓(pre-market) 거래에서 두드러진 변동을 보인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애플, 아마존, 코인베이스, 레딧 등 대형 기술주와 함께 의류․헬스케어․태양광 업종까지 다양한 기업들의 실적 및 가이던스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2025년 8월 1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개장 전 거래에서 애플(Apple Inc.)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아이폰 판매 실적과 10% 증가한 전체 매출을 발표하며 1% 이상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2월 분기 이후 가장 빠른 분기 매출 성장률이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우리의 로드맵을 가속화할 수 있다면 인수·합병(M&A)도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자료: 애플 IR
아마존(Amazon.com Inc.)은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8% 이상 하락했다. 회사는 3분기(현재 분기) 영업이익을 155억~205억 달러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StreetAccount가 집계한 컨센서스(194억 8,000만 달러)보다 하단·상단 모두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어서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모더나(Moderna Inc.)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 상단을 25억 달러에서 22억 달러로 3억 달러 하향 조정하면서 7%대 약세를 보였다. 다만 2분기 실적 자체는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레딧(Reddit Inc.)은 2분기 주당순이익(EPS) 0.45달러, 매출 5억 달러를 기록해 LSEG(구 Refinitiv) 컨센서스(0.19달러·4억 2,6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주가는 14% 급등했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5억 3,500만∼5억 4,500만 달러) 또한 FactSet 추정치(4억 7,330만 달러)를 넘는다.
용어 해설
• LSEG: 런던증권거래소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이 제공하는 금융 데이터 서비스로, 과거 리피니티브(Refinitiv)로 알려졌던 업체다.
• StreetAccount: 미국 파이낸셜 데이터 기업 FactSet 산하의 실시간 컨센서스·뉴스 제공 플랫폼이다.
부트 반(Boot Barn Holdings Inc.)은 서부 스타일 의류와 카우보이 부츠를 판매하는 리테일러다. 회계연도 1분기 주당순이익 1.74달러, 매출 5억 401만 달러로 FactSet 예상치(1.55달러·4억 9,520만 달러)를 넘어 7% 상승했다.
IT 서비스 업체 DXC 테크놀로지(DXC Technology)는 1분기 EPS 0.68달러, 매출 31억 6,000만 달러를 올려 컨센서스(0.62달러·30억 8,000만 달러)를 상회하며 주가가 2% 올랐다.
퍼스트 솔라(First Solar Inc.)는 태양광 패널 제조사로, EPS 3.18달러와 매출 11억 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2.65달러·10억 3,000만 달러)을 상회하면서 3% 가까이 상승했다.
생활용품 기업 클로락스(Clorox Co.)는 조정 EPS 2.87달러, 매출 19억 9,000만 달러를 보고해 LSEG 전망치(2.21달러·19억 4,000만 달러)를 웃돌며 1% 강세를 보였다.
모놀리식 파워 시스템즈(Monolithic Power Systems)는 반도체용 전력 솔루션을 제공한다.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하고 3분기 매출 전망(7억 1,000만∼7억 3,000만 달러)도 StreetAccount 기대치보다 높았으나, 주가는 2.8% 하락했다.
탑골프 캘러웨이 브랜즈(Topgolf Callaway Brands)는 골프 장비·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아티 스타스(Artie Starrs) CEO의 사임 소식(2025년 9월까지 재임) 이후 2% 이상 하락했다.
스트라이커(Stryker Corp.)는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중국·유럽산 상품에 대한 관세 상승으로 1억 7,500만 달러의 비용 부담을 전망하면서 4% 이상 약세를 기록했다.
의류 브랜드 컬럼비아 스포츠웨어(Columbia Sportswear Co.)는 3분기 EPS 1.00∼1.20달러, 매출 9억 400만∼9억 2,200만 달러를 제시해 FactSet 예상치(1.31달러·9억 3,65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해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했다. 연간 전망치 중간값도 시장 기대를 하회한다.
코인베이스 글로벌(Coinbase Global Inc.)은 2분기 매출 15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LSEG 컨센서스(16억 달러)를 하회하고, 개인 투자자 거래대금이 430억 달러로 StreetAccount 추정치(480억 500만 달러)에 못 미치며 9% 하락했다. 암호화폐 시장 변동성 축소가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테네시주 킹스포트에 본사를 둔 화학 업체 이스트먼 케미컬(Eastman Chemical Co.)은 2분기 EPS 1.60달러, 매출 22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해 FactSet 예상치(1.73달러·23억 달러)에 미달, 13% 이상 급락했다.
시장 전문가 관점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프리마켓 흐름을 두고 실적 방향성 대비 주가 민감도가 높아진 시기라고 해석한다. 특히 AI·클라우드 등 고성장 테마로 묶이는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 대비 주가 방향이 엇갈린 점은 향후 실적 가이던스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레딧·부트 반 등 소비자 커뮤니티 및 니치 리테일 기업들이 시장 기대를 웃돌면서, 밀레니얼·Z세대 소비 패턴을 공략한 기업이 차별화된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각된다.
반대로, 모더나·코인베이스·컬럼비아 스포츠웨어처럼 기존 중·대형 종목이라도 실질적 수요 모멘텀이 약화되면 가혹한 주가 조정을 받을 수 있음을 이번 장세가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실적발표 시즌의 속보성 정보에 주목하는 동시에, 각 기업의 가이던스 변동과 경영진 코멘트를 면밀하게 살피는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