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 그룹, 3분기 손실 전망 확대…국내 항공 수요 부진이 관건

미국 저가항공사 프런티어 항공(Frontier Airlines)의 모회사인 프런티어 그룹(Frontier Group Holdings Inc.)이 국내선 수요 약세로 3분기 적자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뉴욕증시에서 주가는 전일 대비 약 13%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방증했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프런티어 그룹은 국내 여행 수요 둔화가 항공권 단가를 짓누르고 있어 단기적인 실적 압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3분기 조정 주당순손실(EPS)을 0.26~0.42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인 0.11달러 손실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 항공업계 전반의 ‘가격 전쟁’
프런티어뿐 아니라 여러 미국 항공사들은 올해 4월부터 재무 지침을 잇따라 철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광범위한 관세 정책과 정부 지출 삭감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여행 계획을 변경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요가 바닥을 찍고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가계 재정이 빠듯한 여행객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 전통적 성수기인 여름에도 부진
여름은 통상 항공업계가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분기다. 그러나 올해는 표준 이코노미 좌석(Standard Economy)에 대한 수요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항공사들은 운임을 대폭 인하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바리 비플(Barry Biffle) 프런티어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국내선 운임만으로는 업계 전체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 ‘공급 축소’로 가격 방어 시도
경영진은 공급량(capacity)을 줄여 운임 회복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항공업계에서 ‘capacity’란 항공사가 일정 기간 제공하는 총 좌석 수를 뜻한다*1. 프런티어는 올해 3분기 공급량을 전년 동기 대비 3~5% 축소하고, 4분기에는 전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공급이 줄면 좌석당 수익(yield)이 개선돼 가격 결정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2분기(4~6월) 실적: 적자 전환
프런티어는 6월 말 마감된 2분기 조정 EPS가 -0.31달러로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0.14달러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 전망치는 -0.27달러 손실이었다. 총매출은 전년 대비 4.5% 감소한 9억2,900만 달러로, 월가 예상치(9억4,612만 달러)를 하회했다.


■ 전문가 시각
TD 코웬(TD Cowen) 항공·교통 담당 애널리스트 톰 피츠제럴드(Tom Fitzgerald)는 보고서에서 “프런티어는 가격에 민감한 레저(여가) 고객 의존도가 크다”며 “향후 몇 분기 동안 비연료성(non-fuel) 비용이 증가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외부 변수가 개선되지 않는 한, 운임 경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용어 풀이
Capacity: 항공사가 특정 기간 제공할 계획인 총 좌석 수를 의미한다. 좌석 수를 줄이면 공급 감소가 발생해 가격 상승 요인을 만들 수 있다.
Yield: 좌석 1마일(Seat Mile)당 수익으로, 항공권 가격 결정력과 직결되는 지표다.
조정 EPS: 일회성 비용·수익을 제외하고, 영업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기업이 자체 산정한 주당순이익.


■ 향후 관전 포인트
프런티어는 올해 하반기에도 국제선보다 가격 민감도가 더 높은 국내선 비중이 커, 공급 축소가 실제로 운임과 매출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동시에 연료비 변동, 임금 협상,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말 성수기(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예약 패턴을 통해 수요 회복의 속도와 질을 판단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