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EU 암호화폐 라이선스 ‘패스포팅’ 차단 가능성 경고

◆ 프랑스 금융당국, 암호화폐 규제 주도권 놓고 ‘최후통첩’

프랑스 금융시장청(AMF)이 암호화폐 기업의 EU 역내 영업권으로 불리는 ‘패스포팅(passporting)’ 제도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타 회원국에서 받은 라이선스로 27개국 전역에서 영업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2025년 9월 1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마리-안 바르바-라야니(Marie-Anne Barbat-Layani) AMF 청장은 “필요하다면 ‘원자폭탄’에 비견되는 최후 수단으로 패스포팅을 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 플랫폼들이 ‘규제 쇼핑(regulatory shopping)’을 통해 요구 사항이 가장 느슨한 국가를 찾아다닌다”며 “이로 인해 EU 단일시장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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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 MiCA 시행·ESMA 감독권 이양 논란

MiCA(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는 2024년 발효된 EU 최초의 포괄적 암호자산 규제다. MiCA는 각 회원국이 라이선스를 발급하도록 허용하지만, 감독 일관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는

ESMA(European Securities and Markets Authority)가 주요 암호화폐 기업을 직접 감독해야 한다”

는 공동 입장을 EU에 전달했다. 세 국가는 “규제 적용 초기 몇 달 만에 각국 감독 방식의 ‘현저한 차이’가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몰타 금융당국은 한 미공개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리스크 평가 미흡 판정을 받았다. 반면 몰타 정부는 “디지털 자산 조기 채택국으로서 자부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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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인물·기관 발언

바르바-라야니 청장은 “패스포팅 거부는 EU 단일시장에 부정적 신호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예비 카드’로 남겨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암호화폐가 수조 달러 규모로 성장한 만큼, 감독 공백이 금융시장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용어 풀이

패스포팅(passporting): EU 금융 서비스 단일시장의 핵심 제도로, 한 회원국의 인가만으로 EU 전역 영업을 가능케 한다.

MiCA: 암호자산 발행·거래·보관 등 전 과정을 규율하는 EU 차원의 첫 종합 법률.

ESMA: 파리에 본부를 둔 EU 증권시장감독청. 유럽 증권·파생상품·신용평가 등을 감독한다.


■ 현재 진행 상황

각국 감독당국은 18개월간의 이행(transition) 기간 동안 라이선스를 검토 중이다. 룩셈부르크코인베이스(Coinbase)에, 몰타제미니(Gemini)에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는 MiCA 개정을 제안하며, ① 역외(非EU) 영업 규정 강화 ② 사이버보안 요건 상향 ③ 신규 토큰 공모 절차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 전망과 분석

전문가들은 감독권 중앙집중화가 투자자 보호에 유리하지만, 일부 회원국은 자국 핀테크 생태계 위축을 우려하며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특히 ‘규제 경쟁’이 치열한 암호화폐 산업 특성상, 프랑스의 ‘원자폭탄’ 발언정치·경제 전선에서 파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ESMA베레나 로스(Verena Ross) 국장은 “감독권 이양을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회원국의 반발로 진통이 불가피하다.


■ 결론

프랑스 AMF는 현행 패스포팅 시스템‘규제 회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감독 강화를 위해 극단적 조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사안은 EU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체계단일시장 원칙 사이의 긴장 관계를 선명히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