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마, 2026년까지 전 세계 900명 감원…매출 부진 속 ‘턴어라운드’ 전략 가동

독일 스포츠웨어 업체 푸마(Puma SE)가 2026년 말까지 전 세계 법인 조직에서 총 900명의 인력을 추가로 감원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올해 3월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이미 감축된 500명에 이어 단행되는 두 번째 대규모 감원 결정이다.

2025년 10월 30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르투어 회엘트(Arthur Hoeld)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사업 전반의 구조를 재정비해 중장기 성장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후 첫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공급·유통망을 ‘질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추가 감원을 포함한 이번 비용 절감 프로그램은 ▲불필요한 도매(wholesale) 거래 축소 ▲북미 ‘매스 머천트(mass merchant)*’ 채널 노출 최소화 ▲전자상거래 판촉 축소 및 정가 판매 강화 등의 다각적 방안을 담고 있다. 이미 푸마는 올해 들어 선호도가 낮은 도매 파트너와의 계약을 정리하며 재고·프로모션 비용을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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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판매 부진의 배경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은 최근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미국의 수입 관세와 경기 둔화, 소비자 선택지 확대 등으로 성장세가 완만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시행한 고율 관세는 유럽 브랜드의 북미 시장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며 판매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푸마의 3분기(7~9월) 매출은 환율 효과를 제외하고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19억6,000만 유로(약 22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회사가 배포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19억8,000만 유로)에도 소폭 못 미치는 수치다.

“팬데믹 이후 급증했던 창고 재고와 할인 행사 의존도가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 관계자 발언**

재고 규모는 같은 분기 17.3% 늘어난 21억2,000만 유로로 집계됐다. 회사는 재고를 2026년 말까지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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➋ 주가 하락 및 시장 점유율 우려

올해 들어 푸마 주가는 50% 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점유율 축소, 소비 침체, 브랜드 경쟁력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한다. 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1~2위 업체와 비교했을 때 푸마는 캐주얼·패션 부문에서 ‘틈새 공략’ 전략을 펼쳐 왔으나, 경기 둔화와 과잉 재고가 반복되면서 가격·브랜드 파워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미 대형 할인점·창고형 매장 의존도가 높았던 판매 구조는 ‘저가 이미지’를 고착화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걸림돌이 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북미 매스 머천트 채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소규모 부티크·전문 리테일러와 파트너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➌ ‘2027년 성장 재개’ 로드맵

배당 및 재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푸마는 ▲마케팅 투자 집중화 ▲유통망 정비 ▲제품 믹스 고급화 등을 포함한 ‘전략적 턴어라운드’ 로드맵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2027년부터 유기적 매출 성장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유명 스포츠 선수·SNS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확대해 브랜드 가시성을 높이고, 여성·키즈 라인업 강화로 고객 저변을 넓힌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친환경 원부자재 사용 비중을 늘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재무적 측면에서는 고정비 절감으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고, 보수적 재고 관리로 운전자본을 축소해 현금흐름(FCF)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판매예측 AI 시스템’ 도입 등 디지털 혁신도 검토 대상에 올렸다.


➍ 용어 해설 및 배경 설명

* 매스 머천트(Mass Merchant)는 코스트코, 월마트 등과 같이 대량 구매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는 대형 할인 유통업체를 가리킨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판매 물량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지만, 가격 할인 압력이 커 ‘프리미엄 이미지’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

** ‘관계자 발언’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나온 익명의 경영진 코멘트를 발췌해 로이터가 인용한 것으로, 회사 공식 자료에는 구체적 이름이 명시되지 않았다.

관세(Tariff)는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나 무역 정책 조정을 위해 수입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미·중 무역분쟁 이후 미국은 특정 국가·품목에 고율 관세를 적용해 해외 브랜드의 판매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스포츠 의류·신발 역시 관세 대상 품목으로 분류돼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부담이 발생한다.


➎ 전문적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푸마의 이번 구조조정을 ‘선제적 자구책’으로 평가하면서도, 2024~2026년 사이 글로벌 경기가 반등하지 않을 경우 추가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운동화·스포츠웨어 시장은 트렌드 변동 속도가 빨라 브랜드 충성도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경쟁사 대비 차별적 디자인·기술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기존 ‘저가 확장 전략’을 고수하던 푸마가 이번에 유통 채널을 정리하고 마진 중심 전략으로 선회한 것은 수익성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규모 감원은 남은 조직원의 사기 저하, R&D 축소 등 잠재적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어, 회사가 약속한 디지털 혁신·브랜드 고급화 전략이 실질적으로 실행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향후 미국·중국 간 통상 정책 변화, 유럽 경기 회복 속도, 글로벌 소비 심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2027년 이후 매출 반등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푸마가 ‘친환경·디지털’ 키워드에 집중하며 브랜드 가치 제고에 성공한다면, 충분히 ‘턴어라운드 스토리’로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