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중앙은행(NBP)의 최신 설문 조사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폴란드 주요 시중은행들은 기업과 가계 모두에게 적용하던 대출 심사 기준을 완화해 대출 수요가 전반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8월 4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은행들은 금리 인하와 시장 경쟁 심화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2025년 5월 50bp(0.50%포인트), 7월 25bp(0.25%포인트) 등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며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진 점이 대출 확대를 견인했다.
기업 대출 부문에서는 부실채권(NPL) 비중 감소와 경쟁 심화가 맞물려 심사 기준이 완화됐고,
“인수·합병(M&A) 자금, 재고 확보, 운영자금(working capital) 조달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문 응답 은행들이 밝혔다.
이로 인해 기업 신용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상승했다고 NBP는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장도 완화된 심사 기준과 금리 인하 효과로 활기를 되찾았다. 설문에 응답한 은행들은 “치열해진 시장 경쟁이 모기지 승인 기준을 낮추는 직접적 요인이 됐다”고 언급했다.
소비자 신용 역시 금리 하락과 가계의 경제 상황 개선 덕분에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은행권은 대출 한도와 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가계 고객 유치에 나섰다.
금리 변동 배경*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2025년 5월 50bp 인하와 7월 25bp 인하는 폴란드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와 인플레이션 둔화를 배경으로 이뤄졌다. 기준금리(calling rate)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대표 금리로, 통상 대출·예금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실채권(NPL·Non-Performing Loan)은 대출 원리금이 90일 이상 연체돼 회수가 불확실한 여신을 뜻한다. NPL 비중이 낮아지면 은행들은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 대출 확대 여력이 커진다.
향후 전망
NBP 설문에 참여한 23개 은행은 폴란드 은행권 기업·가계 대출 잔액의 89%를 차지한다. 이들 은행은
“2025년 3분기에는 기업 대출 심사 기준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고, 가계 대출 기준은 추가 완화를 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다만 대기업의 단기 운전자금 대출 수요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물가 흐름, 글로벌 경기 상황”을 향후 수요 변수로 제시했다. 폴란드 경제가 유럽연합(EU)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지속할 경우, 가계와 기업의 차입 수요가 더욱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다.
기자 해설
폴란드 은행권의 대출 시장은 기준금리 변화와 경쟁 구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023년 말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하던 NBP가 2025년 들어 선제적 인하에 나서면서, “완화적 통화정책→대출 기준 완화→수요 증가”라는 전형적인 사이클이 재현됐다는 평이다. 올 하반기 물가 압력이 안정되면 소비자 금융과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추가 완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빠른 대출 성장세가 장기적으로 금융 건전성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은행권의 자본 적정성(CAR)과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