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스코틀랜드에서 트럼프 美 대통령과 정상회담…“대서양 횡단 무역 갈등 해법 모색”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025년 7월 27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EU–미국 간 무역 관계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X(옛 트위터)에 “@POTUS와의 통화에서 의견을 교환한 뒤, 일요일 스코틀랜드에서 만나 대서양 횡단 무역 관계를 공고히 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양측의 교역 파트너십을 더욱 굳건히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동은 EU와 미국 사이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성사돼 이목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기자회견에서 “EU와 무역 합의에 도달할 확률이 50 대 50, 어쩌면 그보다 낮다”라며 “브뤼셀(유럽연합)은 ^{거래를 매우 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협상의 불확실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양측이 협정을 마무리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하루 전인 24일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 타결이 손이 닿을 만한 거리에 있다”고 평가했다. 집행위 고위 관계자는 “상호 호혜적·균형적인 합의를 만들어 내기 위해 기술적 단계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경: EU–미국 무역 갈등의 뿌리

EU와 미국은 쇠고기·알루미늄·항공기 보조금 등 다양한 영역에서 관세와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며 갈등을 빚어 왔다. 특히 2020년대 초, 양측이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에어버스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둘러싸고 상호 관세를 부과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번 회담은 이러한 분쟁을 해소하고, 향후 대규모 관세 폭탄을 재발 방지하기 위한 포괄적 틀(Framework)을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스코틀랜드 회담은 상징적 장소 선택”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에서도 EU 지향적 정서가 강한 지역으로, 브렉시트 이후 EU·영국·미국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중립 지대로 간주된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EU 측 협상 대표로서 EU의 단일시장 보호와 미국 시장 접근성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하고 있어, 양측이 어느 정도까지 입장 차를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24년 대선에서 재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임기와 마찬가지로 ^{관세 인상}을 지렛대 삼아 상대국의 추가 양보를 끌어내는 전술을 사용해 왔다.

용어 설명

트랜스애틀랜틱(Transatlantic)은 ‘대서양을 가로지르는’이라는 뜻으로, 주로 EU(특히 서유럽)와 미국 간 외교·안보·경제 관계를 지칭할 때 쓰인다. 또한 “브뤼셀”은 EU 주요 기관이 소재한 벨기에 수도 브뤼셀을 통칭해 EU 행정부(집행위원회)의 의사 결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용어다.

시장 영향 및 파급 효과

이번 스코틀랜드 회담 결과는 양측 간 관세 체계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도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EU 역내 자동차·농산품 수출업체, 미국의 항공·IT·농업 분야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

글로벌 경제가 금리 인상 사이클 이후 침체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무역 마찰까지 겹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 하향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협상이 원만히 마무리될 경우 시장 불확실성이 완화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될 여지도 있다.

전문 기자 분석

본 기자는 두 정상의 공통 이해가 “장기적 파트너십 유지”라는 점에 주목한다. EU는 대규모 내수시장과 다자주의를, 미국은 기술 혁신과 군사·금융 패권을 각각 강점으로 가진다. 상호 보완적 구조인 만큼, 최종 합의가 ‘제로섬(Zero-Sum)’ 접근 대신 ‘윈윈(win-win)’ 모델로 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다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무역 정책 역시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EU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않는 균형 외교를 펼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