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오하이오 로즈타운 공장 8,800만 달러에 매각…시설은 계속 사용

타이베이발—대만의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기업 폭스콘(홍하이 정밀공업)이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위치한 전(前) Lordstown Motors 공장을 8,800만 달러(한화 약 1,165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폭스콘은 이번 거래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다시 미국 시장에 재투자할 계획이며, 매각 이후에도 해당 부지와 설비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Crescent Dune LLC라는 법인이 로즈타운 부동산을 인수한다. 폭스콘은 별도 성명에서 “

기존 비즈니스 파트너(existing business partner)

”라고 구매자를 소개했으며, 세부 파트너십 구조나 지분 관계는 공개하지 않았다.


폭스콘은 2022년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로즈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로부터 해당 공장을 2억 3,000만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로즈타운 모터스는 이후 파산 보호(Chapter 11) 절차를 신청했으며, 완성차 생산을 제대로 실행해보기도 전에 시장에서 퇴장했다.

즉, 폭스콘은 불과 3년 만에 2억 3,000만 달러에 매입한 자산을 8,800만 달러에 매각해 장부상 약 62%의 평가손을 떠안게 됐다. 단, 회사 측은 1“매각 대금을 재투자해 미국 내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부동산 자체는 임차 형태로 계속 활용함으로써 생산 연속성을 확보하겠다”1고 설명한다.

왜 공장을 매각하고도 계속 사용하는가? 금융·제조업계에서 흔히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back)이라 불리는 구조다. 기업이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되, 동일 자산을 임대해 운영 효율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재무 안정성 제고사업 지속성을 동시에 노린다.

글로벌 전략적 의미를 짚어보면, 폭스콘은 기존 아이폰·IT 부품 조립을 넘어 전기차·차세대 모빌리티 분야로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은 최대 소비시장일 뿐 아니라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하에서 전기차 제조 인센티브가 강화된 지역이므로, 현지 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함정도 존재한다. 로즈타운 모터스 사례처럼 스타트업과의 합작이 불확실성을 안고 있으며, 공장을 보유하지 않을 경우 설비 업그레이드나 확장 시 임대주와의 협상이 추가 변수로 작용한다. 이번 거래 후 Crescent Dune LLC가 어떤 형태로 폭스콘과 임대 계약을 체결할지, 임대료·계약 기간·설비 투자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가 추후 관전 포인트다.

업계에서는 폭스콘이 밀워키 LCD 공장 계획 지연, 위스콘신 공장 규모 축소 등 과거 미국 투자 실패 경험을 딛고 전기차 플랫폼(Fisker·인디에브 등과의 협업)을 앞세워 반전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 관전평—전자·모빌리티 산업분석가들은 “부동산 매각으로 단기 현금 흐름을 개선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매각 차익이 아닌 손실 처리가 불가피한 만큼, 향후 미국 내 생산 파이프라인의 실질적 성과가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또한 Crescent Dune LLC의 신원에 관심이 쏠린다. 현지 법인 정보에 따르면 에너지·부동산 펀드 계열로 추정되지만, 폭스콘이 ‘기존 파트너’라고 표현한 배경은 공장 매각 이후에도 간접적 이해관계가 유지될 것임을 암시한다.

한편, 로즈타운 공장은 GM 시절 소형 세단을 생산하던 역사적 부지를 기반으로 한다. 2019년 GM이 폐쇄를 결정하자 지역 경제 위축 우려가 컸고, 이후 스타트업과 폭스콘이 잇달아 구원투수로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결정적 턴어라운드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폭스콘의 이번 결정은 자산 효율화 전략의 일환이다.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면서도, IRA 세액공제 등 미국 내 생산 혜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점유 지속’을 택했다. 다만, 향후 생산 모델·고용 규모·지방정부 인센티브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기업과 지역 사회 모두의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