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대규모 구조조정,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부진에 직격탄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Ford Motor Company)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쾰른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최대 1,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 회사는 2026년 1월부터 생산 라인을 단일 교대(싱글 시프트) 체제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통신(Reuters) 보도에 따르면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가 업계 예상치에 현저히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이 직접적인 감원 사유다. 포드는 성명에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자 생산 속도를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포드 측은
“콜른 전기차 센터 내 인력에게 자발적 희망퇴직(Voluntary Redundancy) 프로그램을 제시해 고통을 최소화하겠다”
라고 덧붙였다. 이는 현지 노조와 협의를 통해 실시되는 방식으로, 법정 보상과 별도의 인센티브 패키지가 포함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기차 수요 부진의 배경
전문가들은 유럽 내 전기차(EV) 보조금 축소, 배터리 원자재 가격 변동, 충전 인프라 확충 속도 지연 등을 복합적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포드가 경쟁업체 대비 늦게 출시한 모델이 시장에서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판매량이 계획 대비 하향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교대(싱글 시프트)는 하루 세 차례 운영되던 기존 3교대 체제와 달리, 8시간~9시간 생산만 유지하는 방식이다. 가동률을 줄여 고정비를 절감하려는 제조업체들이 경기 침체기에 선택하는 대표적인 조치다.
독일 내 구조조정 연쇄 효과
이번 감축은 포드가 올해 초 발표한 독일 전사 구조조정의 연장선이다. 포드는 이미 쾰른 외에 자르부뤼켄(Saarlouis) 공장 폐쇄 계획을 진행 중이며, 이 과정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정부 관계자는 “고용 안전망과 재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지방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지 노동조합 IG Metall 역시 ‘강제 해고 없는 구조조정’을 요구하며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
시장·투자자 반응 및 향후 전망
증권가에서는 포드의 구조조정이 순이익 방어 및 현금흐름 개선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론 유럽 EV 시장에서의 입지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중국 제조사들과의 경쟁 심화 속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독일 내 공급망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협력업체(티어1·티어2)의 연쇄 타격 여부다. 포드가 전기차 라인 증설 대신 기존 내연기관 모델을 일부 유지할 것인지, 혹은 다른 지역 공장으로 생산을 이전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