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료업계의 거인 펩시코(PepsiCo)가 올가을 자사 대표 탄산음료 브랜드 ‘펩시’ 이름으로 프리바이오틱(Prebiotic) 콜라를 선보이기로 했다고 22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2025년 7월 2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불과 네 달 전 19억5,000만 달러(약 2조6,000억 원)에 프리바이오틱 탄산음료 스타트업 ‘Poppi’를 인수한 뒤 나온 첫 결과물이자, 기존 탄산음료 시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펩시코는 지난해부터 기능성 음료 라인업을 확장해 왔다. 특히 장(腸) 건강을 강조한 프리바이오틱 음료 시장은 최근 5년간
“Poppi와 Olipop이 주도하며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
을 기록해 건강 트렌드에 민감한 Z세대와 밀레니얼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20년 넘게 감소세를 보여 온 미국 내 전통 탄산음료 소비를 되살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실제로 펩시코는 2분기 북미 음료 판매량이 2% 감소했지만, ‘펩시 제로 슈거(Pepsi Zero Sugar)’의 선전 덕분에 브랜드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회사는 프리바이오틱, 단백질, 식이섬유 등 ‘건강 카테고리’에 공격적으로 자원을 배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펩시코는 본래 ‘Soulboost’라는 자체 기능성 소다 라인을 통해 프리바이오틱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Poppi 인수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해당 계획을 전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 ‘Pepsi Prebiotic Cola’ 한 캔(355ml 기준)은 프리바이오틱 식이섬유 3g을 함유한다. 이는 Poppi 제품(2g)보다 1g 많지만, 경쟁 브랜드 Olipop(9g)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이다. 소비자 판매는 온라인을 통해 올가을 먼저 시작되며, 2026년 초 미국 전역 주요 리테일 채널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제품은 사탕수수 유래 원당 5g만을 사용했다.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클래식 펩시가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을 사용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재료 전환 실험으로 볼 수 있다.
그 배경에는 최근 미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주도하는 ‘Make America Healthy Again’ 캠페인이 있다. 그는 인공감미료와 고과당 옥수수시럽의 잠재적 위험성을 공개적으로 지적해 왔고, 이는 식음료 업계 전반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코카콜라가 미국판 코카콜라에 ‘진짜 사탕수수 설탕’을 다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코카콜라 본사는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코카콜라는 이미 올해 2월 ‘Simply Pop’이라는 프리바이오틱 소다 라인을 미국 서부·남동부 지역에 출시해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다. 업계는 22일 예정된 코카콜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imply Pop 판매 성과가 추가 공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프리바이오틱이란 무엇인가
프리바이오틱(prebiotic)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 또는 난소화성 탄수화물을 의미한다. 프로바이오틱(probiotic)이 유익균 그 자체라면, 프리바이오틱은 유익균이 증식하도록 돕는 ‘비료’ 역할을 한다. 식품 업계는 이를 음료·스낵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해, 소화 건강과 면역력 증진을 내세운 기능성 라인을 확대 중이다.
기자 해설: 전통 콜라 시장과 기능성 트렌드의 충돌
펩시코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신제품 출시를 넘어, ‘탄산=당·열량’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꾸려는 장기 전략으로 읽힌다.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이미 청량음료 수요가 지속적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음료 대기업들은 ‘저당·고기능’ 카테고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이동시키고 있다. 물론 프리바이오틱 함유량 자체는 과학적 효과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만큼, 효능 검증과 소비자 신뢰 확보가 과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Z세대·밀레니얼 세대가 ‘맛있는 동시에 건강한 제품’을 원한다는 점이다. 펩시코가 Poppi라는 이미 검증된 스타트업을 인수한 것도, 외부 혁신 DNA를 빠르게 내재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원당 사용 확대가 과연 비용 구조와 소비자 가격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점이다. 둘째, 프리바이오틱 함량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펩시가 브랜드 파워·마케팅으로 격차를 메울 수 있을지 여부다. 특히 Olipop이 주류 유통망을 빠르게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펩시의 후발 주자 전략이 통할지 시장은 냉정히 평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