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멕스(Pemex) 최고경영진이 감소하는 생산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파트너를 지난달 공개적으로 요청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국내외 에너지 기업들은 아직 제안을 내지 않았다.
2025년 12월 3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에너지 행사에서 빅토르 로드리게스(Victor Rodriguez)는 참석한 경영진들을 향해 “우리는 열려 있다”고 말하며 “제안서를 가져오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에니(Eni)부터 미국의 서비스 대기업인 SLB(구 슐럼버저, Schlumberger)와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에 이르기까지 페멕스가 지고 있는 막대한 부채와 계약 조건의 경직성은 잠재적 파트너들의 참여 의욕을 꺾었다.
복수의 업계 내부자들은 로이터에 외국 석유회사들이 페멕스가 제때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페멕스가 목표로 삼은 일평균 170만 배럴의 생산 목표를 위협하는 요소다.
“공급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이 여전히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페멕스가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항상 존재한다.”
한 소식통은 멕시코에 진출한 국제 석유회사의 고위 경영진이라고 신분을 밝히며 말했다.
페멕스의 생산은 지난 20년간 급감했다. 이 회사의 야심찬 생산 목표는 단지 기업 자체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가 재정에도 직결된다. 멕시코는 국영 석유회사로부터 발생하는 세수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트너 유치 시도는 클라우디아 셀리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이 구상하는 멕시코 에너지 정책의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의 좌파 민족주의 성향의 모레나(Morena)당은 2013년 엔리케 페냐 니에토(Enrique Peña Nieto) 전 대통령 시절 대외 투자에 크게 문호를 개방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에너지 개혁을 사실상 뒤집었다.
페멕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부채를 안고 있는 석유회사로 알려져 있으며, 9월 보고서에서 수백 개 공급업체에 대해 $280억의 부채가 있다고 밝혔다. 에니, SLB, 베이커 휴즈는 3월의 별도 회사 보고서에서 미지급 채권자로 명시되었다. 억만장자 카를로스 슬림(Carlos Slim)의 Grupo Carso와 멕시코의 2위 민간 석유생산업체인 호치(Hokchi) 등도 페멕스가 자신들에게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LB, 웨더퍼드(Weatherford), 할리버튼(Halliburton), 베이커 휴즈 및 에니 측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호치 에너지(Hokchi Energy), Grupo México 및 Grupo Carso는 논평을 거부했다. 페멕스는 계약 수주 일정에 대한 업데이트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며, 공급업체에 대한 채무 상태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로드리게스는 10월 의회 프레젠테이션에서 셸인바움이 취임한 2024년 10월 이후 페멕스가 $163억(약)을 초과해 지급했다고 밝혔지만, 잠재적 파트너들은 주정부 소유 회사가 관행을 바꿨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지급 이후에도 페멕스가 여전히 얼마나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페멕스는 얕은 해역 9건, 육상 여러 건, 심해 3건 등 합계 21건의 신규 공동계약(조인트 콘트랙트)에 투자자들의 참여를 설득하려 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2033년 예측 생산량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일 45만 배럴을 추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어떤 계약이든 페멕스는 최소 40%의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을 요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생산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페멕스가 좌파 민족주의 모레나당이 원하는 통제 수준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중요한 의문이 제기된다.
매력적이지 않은 파트너십 조건
페멕스는 최신 10개년 전략계획에서 합작투자 계약을 생산 강화를 위한 기본 도구로 규정했다. 회사는 걸프만의 얕은 해역에 위치한 카야브-핏-우칠(Kayab-Pit-Utsil)과 심해의 노빌리스-막시미노(Nobilis-Maximino) 및 익스플로라투스(Exploratus)가 가장 큰 기여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탐사·생산부문 책임자인 앙헬 시드(Angel Cid)는 10월 말에 혼합계약 입찰에 40개사가 참여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지만 세부사항은 제공하지 않았다.
한 고위 정부 소식통은 페멕스가 최소 40% 지분을 고집하는 등 특정 법적 조건 때문에 여러 프로젝트가 파트너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0월 행사에 로드리게스와 함께 참석했던 네 명의 경영진은 페멕스의 공급업체 대금 미지급 문제가 많은 잠재적 파트너들에게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공급 계약이 이행되지 않으면 페멕스의 생산이 위태로워진다.”
석유서비스업체 협회인 Amespac의 라파엘 에스피노(Rafael Espino) 이사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해 다소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연도의 부채가 어떻게 처리될지에 대한 명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세 곳의 별도 업계 소식통은 기업들이 계약 모델에서 일부 양보가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사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가 될 수 있다.
한 소식통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용어 해설
페멕스(Petróleos Mexicanos)는 멕시코의 국영 석유회사로, 탐사, 생산, 정제 및 유통까지 석유 관련 전 과정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 정부 정책과 직결된다.
bpd(배럴당 일평균 생산량)1은 원유 생산규모를 나타내는 단위로, 본 기사에서는 ‘bpd’ 대신 ‘배럴/일’로 표기했다. 예를 들어 페멕스의 목표인 170만 배럴/일은 하루에 1,700,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혼합(조인트)계약은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이 일정 지분을 나눠 탐사·생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형태의 계약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민간 파트너는 기술력과 자본을 제공하고, 국영사는 현지 법적 지위 및 인프라를 바탕으로 일정 지분을 유지한다. 이번 페멕스의 제안은 페멕스가 최소 40% 지분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무적 시사점
페멕스가 부채 문제를 해결하거나 계약 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하지 않는 한, 해외 기업들의 참여는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기적으로 페멕스의 생산 회복 시점을 지연시킬 수 있으며, 멕시코 정부의 세수 회복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페멕스가 과거 채무를 투명하게 정리하고 지분 요구를 완화한다면 단기간 내 외부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여 생산을 일부 회복할 여지도 있다.
결론적으로 페멕스의 부채 및 계약 조건은 단순한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국가 에너지 정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핵심 변수다. 향후 페멕스와 잠재적 파트너 간의 협상 과정, 그리고 멕시코 정부의 추가적인 정책 신호가 업계의 투자 판단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