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르(Pernod Ricard) 주가가 도이체방크의 투자의견 하향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장중 3% 이상 하락했다. 이번 하락은 올해 들어 약 20% 상승한 주가가 실적 및 펀더멘털과 괴리됐다는 분석이 배경이다.
2026년 2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페르노리카르의 투자의견을 종전의 “보유(Hold)”에서 “매도(Sell)”로 낮췄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 미치 컬렛(Mitch Collett)은 회사의 밸류에이션과 재무 레버리지, 성장 전망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페르노리카르는 최근 발표한 2026 회계연도 상반기 실적에서 유기적 매출이 5.9% 감소하고 영업이익(EBIT)은 7.5% 하락했다고 보고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를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하는 결과로 평가하면서도, 주가 상승세는 실적 개선에 따른 것이 아니고 공매도 포지션 청산 등 포지셔닝 요인에 따른 측면이 크다고 판단했다.
주요 수치와 판단 근거로 도이체방크는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했다. 페르노리카르는 CY2026(2026년 연간) 추정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5.2배로, 유럽 주류 업종 평균 대비 약 14%의 할인율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회사의 순차입금/EBITDA 비율은 약 3.8배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향후 성장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정도의 밸류에이션 할인폭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가 지적한 리스크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레버리지 문제다. 경영진은 2029 회계연도(FY2029)까지 순차입금/EBITDA를 3배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는 향후 3년간의 이익 회복, 자산 매각 지속, 엄격한 자본지출 통제 등이 전제되어 있다. 중국 또는 미국 시장에서 추가적인 실망이 있을 경우 목표 달성 여지는 좁아진다. 둘째, 컨센서스에 반영된 하반기(H2) 회복은 실제 수요 회복보다는 중국 춘절(Chinese New Year) 시기 변화와 비교 기준의 용이성에 의존한 측면이 크며, 경영진도 중국 전망을 ‘주로 기술적(technical)’이라고 표현했다.
도이체방크는 “보다 의미 있는 수익성 재설정과 주주환원 정책의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주가의 재평가(리레이팅)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제프리스(Jefferies)는 페르노리카르에 대해 매수(Buy)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110로 제시했다. 제프리스는 현재의 평가할인과 구조적 비용 절감 프로그램의 신뢰성을 근거로 들지만, 이는 연간 3~6%의 중기 성장 프레임워크에 대한 확신을 전제로 한다. 도이체방크는 현 주가 수준에서는 그러한 낙관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배당·현금흐름·마진 현황도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페르노리카르는 주당 배당금을 €4.70으로 유지하고 있으나 배당이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으로의 배당 충당 여력은 촘촘한 편이며, 총마진(gross margins)은 관세(tariffs)와 숙성 주류(aged-liquid)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회사는 구조적 비용을 약 10% 감축하는 조치를 시행했지만, 여전히 마진 개선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단기 및 중기 리스크와 업사이드 요인으로 도이체방크는 레버리지·마진·수요 부진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반면 업사이드 요인으로는 미국의 재고 보충(restocking) 싸이클과 중국의 정책 부양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진정한 탑라인(Top-line) 회복을 보여주는 증거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최근의 주가 완화(reflief rally)는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용어 설명(투자자·일반 독자를 위한 보충)
순차입금/EBITDA(Leverage)는 기업의 부채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을 영업이익(감가상각전영업이익 등)으로 나눈 값이다. 값이 클수록 영업이익으로 부채를 감내하기 어려운 구조를 의미한다. 유기적 매출(Organic Sales)은 환율 및 인수합병(M&A) 효과를 제외한 본원적 매출 증가율을 뜻하며, 기업의 실제 수요 변화를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영업이익(EBIT)은 법인세·금융비용을 제외한 기본 영업성적을 의미한다.
시장과 투자자에 대한 시사점 및 전망
이번 도이체방크의 투자의견 하향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이익 감소가 지속되면 신용 비용 상승 및 자본 배분 우선순위 재조정(예: 배당 축소, 자산 매각 가속)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음의 점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경영진의 순차입금/EBITDA 3배 미만 달성 계획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과 연도별 실현 가능성. 둘째, 중국과 미국에서의 실제 수요 회복 여부(특히 중국 춘절 효과를 제외한 기저 수요). 셋째, 마진 개선을 위한 추가 비용 구조조정 및 가격전가(Price pass-through) 가능성이다.
정책·산업 환경 측면에서 보면,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또는 소비 촉진 정책이 나온다면 주류업종의 매출 회복 기대를 높여 페르노리카르에 긍정적이다. 반대로 글로벌 소비 둔화가 지속되고 원가 상승 압력이 이어진다면 마진과 현금흐름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투자 시 시나리오 분석은 이러한 정책 리스크와 구조적 비용 개선의 실효성에 기반해 진행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도이체방크의 ‘매도’ 하향은 현재의 주가 회복이 펀더멘털 개선과 결부되어 있지 않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단기적 반등은 이미 일부 매도 포지션 청산 등 포지셔닝 요인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며, 중장기적으로 주가의 지속적 재평가는 실질적 이익 개선, 재무 레버리지 축소, 그리고 주주환원 정책의 명확한 변화가 확실히 확인될 때 가능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