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Ferrari)가 최상위 고객층을 겨냥해 새로운 디지털 토큰을 도입, 르망 24시 3연패 모델인 499P 경주차 경매에 활용한다.
2025년 10월 25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 스포츠카 제조사 페라리는 암호화폐 시장과 ‘테크 부(富)’를 보유한 젊은 세대를 정조준해 ‘토큰 페라리 499P(Token Ferrari 499P)’를 발행할 계획이다. 해당 토큰은 페라리 하이퍼클럽(Hyperclub) 회원들이 499P 머신을 경매 방식으로 입찰하거나 회원 간 거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하이퍼클럽은 내구 레이스(Endurance Race)에 열정을 갖고 있는 전 세계 100명의 최고급 고객으로 구성된 초(超) 프라이빗 커뮤니티다. 페라리는 이들 가운데 열성 팬층의 충성도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젊은층 중심의 디지털 자산 시장과 전통 럭셔리 브랜드 간의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암호화폐 수용 확대와 전동화 전략
페라리는 이미 2023년 미국에서 차량 구매 시 비트코인(Bitcoin), 이더리움(Ethereum), USD코인(USDC) 같은 가상자산 결제를 허용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이 서비스를 유럽으로 확장했다. 이번 토큰 발행은 암호화폐 친화적인 행보를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첫 순수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와 병행해 브랜드 혁신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노린다.
이탈리아 핀테크 기업 코니오(Conio)는 토큰 발행 파트너로 선정됐다. 프로젝트를 설계한 코니오의 최고 핀테크 전략가 다비데 랄로(Davide Rallo)는 “
EU(유럽연합)의 새 암호화폐 규제(MiCA) 하에서 라이선스를 신청했으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막대하다’
”고 강조했다.
토큰은 2027년 세계내구선수권대회(World Endurance Championship) 시즌 개막과 함께 정식 데뷔할 예정이다. 하이퍼클럽 회원들은 페라리 499P의 소유권을 놓고 자체 토큰 경매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며, 이는 고가의 실물 자산에 대한 블록체인 기반 입찰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AI 붐이 촉발한 ‘테크 부’ 겨냥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투자 붐이 이어지면서 젊은 기술 창업가·투자자의 자산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명품 업계는 이들의 소비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NFT(대체불가토큰)·가상 자산·메타버스 등 다양한 디지털 전략을 채택해 왔다. 페라리의 토큰 발행도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유명 인사의 후광 효과가 겹치면서 비트코인은 최근 1년 새 60% 급등했다. 다만 각국 규제 당국은 투기적 거래와 느슨한 감독 체계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투자자 보호 및 금융안정성 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전문 용어 해설
• 하이퍼클럽(Hyperclub) – 페라리가 운영하는 초(超)상위 고객 전용 커뮤니티로, 한정판 차량 구매권·서킷 이벤트·레이스 관람 등 독점 혜택을 제공한다.
• 499P – 3년 연속 르망 24시(Les 24 Heures du Mans) 우승을 달성한 페라리의 하이퍼카급 내구 레이스 머신이다. ‘P’는 프로토타입(Prototype)을 의미한다.
• 토큰(Token) – 특정 생태계 내 거래·지불·보상 등에 사용되는 디지털 자산.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어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시장·산업적 시사점
럭셔리 브랜드의 주요 매출원은 그동안 중장년층 고액 자산가였다. 그러나 AI 붐과 스타트업 열풍 속에서 부상한 30~40대 ‘테크 밀리어네어’ 집단을 공략하려면, 고급 소비재조차 디지털 금융 인프라에 맞춘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 페라리의 토큰 발행은 이러한 전략 변화의 대표 사례로, 다른 슈퍼카·시계·패션 브랜드에도 확산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규제 측면에서는 EU MiCA(시장규칙 집합)·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 규정 등 복합적인 암호화폐 규제 리스크가 남아 있다. 실제로 코니오가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토큰이 합법적으로 발행·유통될 수 있으며, 규제 승인 지연 시 2027년 도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컨대, 페라리는 전통적 모터스포츠 헤리티지에 블록체인 기반 커뮤니티 가치를 결합함으로써 럭셔리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