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렉시티, 구글 웹브라우저 ‘크롬’ 345억 달러에 인수 제안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AI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Chrome)’을 345억 달러에 사들이겠다는 깜짝 제안을 내놓았다. 미국 증권가와 기술 업계가 긴장하며 향후 인수·합병(M&A) 지형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5년 8월 1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보유한 크롬 사업부 전체를 현금과 주식 혼합 방식으로 인수하겠다는 비공식·일방 제안을 전달했다. 제안 금액은 퍼플렉시티의 최근 기업가치(180억 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높지만, 여러 투자자가 자금 지원을 확약해 거래 여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Perplexity AI makes unsolicited bid for Chrome


이번 소식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단독 보도를 통해 최초로 알려졌고, 구글은 “논평을 거부한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구글이 2008년 출시한 크롬은 전 세계 데스크톱·모바일 시장점유율 60% 안팎StatCounter 2025년 7월 기준을 기록하며, 회사 검색·광고 비즈니스의 핵심 데이터 공급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질문에 대한 ‘한눈에 보는 답’을 제시하고, 원문 출처를 링크로 제공하는 AI 기반 검색엔진으로 이름을 알렸다. 2025년 7월에는 자체 AI 브라우저 ‘코멧(Comet)’을 일부 가입자에게 공개하며 브라우저 시장 진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퍼플렉시티 관계자: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성형 AIGenerative AI: 텍스트·이미지·음성 등 새 데이터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를 브라우저에 통합해 사용 경험을 재정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생성형 AI 시장은 메타·오픈AI·엔비디아 등 ‘빅테크’와 앤트로픽·코히어 같은 스타트업까지 가세해 치열한 인재·인프라 확보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는 연간 수십억 달러를 데이터센터·GPU 구매 및 AI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으며, 인재 영입을 위해 억대 연봉과 스톡옵션을 제시하는 상황이다.

퍼플렉시티 역시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메타가 인수 의사를 타진했으나 가격·독립성 문제로 협상이 결렬되었다. 업계에서는 “메타보다 오히려 브라우저·검색 플랫폼을 가진 구글과의 시너지가 크다”는 분석도 있었다.


반독점(antitrust) 압박이 이번 인수 제안의 직접적 배경으로 꼽힌다. 2024년 연방 법원은 ‘구글 검색 독점’ 소송에서 회사의 불공정 행위를 인정했고, 미국 법무부(DOJ)는 구글이 크롬을 분사(分社)해야 경쟁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구제 조치안(Initial Proposed Final Judgment)을 제시했다.

DOJ: “크롬 분리는 인터넷 관문을 독점해 온 구글의 지배력을 영구적으로 중단시키며, 경쟁 검색엔진이 브라우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공정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구글의 사업 모델은 크롬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검색 광고 타기팅 정밀도를 높이는 구조다. 시장조사업체 eMarketer에 따르면 2024년 구글의 디지털 광고 매출은 2,200억 달러로, 글로벌 온라인 광고 시장의 28%를 차지했다.

거래 성사 가능성·관전 포인트

업계 전문가들은 단순 수치만으로는 ‘밸류에이션 역전’이라 평가하지만, 대규모 사모펀드·헤지펀드의 후속 투자가 뒷받침될 경우 현실성이 없지는 않다고 본다. 구글이 DOJ와 별도 합의를 추진하거나, 크롬을 분할해 자회사로 두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한편, 퍼플렉시티의 자금 조달 구조가 주식·메자닌(mezzanine) 금융 혼합 형태가 될 가능성이 커, 실사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장치 및 경영권 확보 조건이 주요 협상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거래가 성사되면 퍼플렉시티는 검색·브라우저·AI 엔진을 통합한 ‘수직 통합 모델’을 보유하게 되며, 이는 빅테크 지형에 새로운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독점 규제 이슈를 둘러싼 국제적 논쟁도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용어 정리
생성형 AI(Generative AI): 대량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텍스트·이미지·코드 등 새로운 콘텐츠를 직접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
메자닌(Mezzanine) 금융: 사채와 주식의 중간 형태로,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등 고위험·고수익 구조의 자금 조달 방식.
분사(Spin-off): 대기업이 특정 사업부를 독립 회사로 떼어내는 기업 재편 전략.

※ 본 기사는 CNBC, WSJ 등 복수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모든 수치는 원문 기준 미국 달러화로 표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