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광고 대기업 퍼블리시스(Publicis Groupe)가 2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2025 회계연도 연간 유기적 성장률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르튀르 사두앙(Arthur Sadoun)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메타 플랫폼스(Meta)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광고를 자동 생성해주겠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거래처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며 위협론을 일축했다.
사두앙 CEO는
“메타가 우리 없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할 때, 이는 고객들의 지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어느 누구도 자기 데이터를 폐쇄형 플랫폼, 즉 ‘월드 가든*’ 안에 방치하길 원치 않는다”면서, 퍼블리시스는 다중 플랫폼을 활용한 투명한 성과 측정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월드 가든(walled garden)은 메타·구글·아마존처럼 사용자 데이터를 자사 생태계 내부에만 가두고 외부와 공유하지 않는 거대 플랫폼을 뜻한다.
퍼블리시스, 10년간 120억 달러 규모의 기술 전환 완료
회사는 지난 10년간 누적 120억 달러를 투입해 추진해온 디지털·데이터 인프라 고도화를 완전히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퍼블리시스는 이제 내부 AI와 빅데이터 역량을 결합한 ‘프로프라이어터리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40억 명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를 정밀 타깃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두앙 CEO는
“플랫폼 기업들이 ‘우리가 광고 대행사를 집어삼킬 것’이라고 말해온 지 9년이 지났다. 현실은 정반대다”
라며, 광고주가 원하는 것은 다중 채널에서의 투명한 효과 측정과 데이터 보안이라고 역설했다.
실적 및 전망: 성장률 5.9%, 전 지역 고른 호조
2분기 퍼블리시스의 순매출 유기적 성장률은 5.9%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지역별 성장률은 미국 5.3%, 유럽 4.6%, 아시아·태평양 5.7%로 모든 권역에서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2025년 유기적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5%’ 범위에서 ‘거의 5%’로 상향했다. 상향 조정은 2025년 상반기 신규 수주(52억 달러)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상반기 수주에는
코카콜라, 네스프레소, 레고, 파라마운트, 스포티파이 등 대형 브랜드가 포함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에 따르면 동기간 퍼블리시스의 신규 수주 실적은 WPP, 옴니콤, 덴쓰, 인터퍼블릭 등 경쟁사들의 정체와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 시각
국제 광고업계는 기술 플랫폼이 광고 제작·집행을 자동화하며 에이전시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수년째 제기해 왔다. 그러나 퍼블리시스의 사례는 데이터 주권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기업 광고주가 여전히 독립 에이전시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재확인시킨다.
다만, 메타·구글 등이 자사 생태계 내에서 빠르고 저렴한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인 만큼, 퍼블리시스가 선언한 ‘데이터 기반 맞춤형 타깃팅’이 실제 성과를 지속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지 여부가 장기 성장의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광고 시장이 AI·머신러닝 기반 자동화와 데이터 주권 간 균형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퍼블리시스와 메타 양측의 경쟁 구도도 새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