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레몬 애슬레티카(나스닥: LULU) 주가가 2020년 팬데믹 충격 이후 처음으로 160달러 선까지 추락하며 5년 만의 최저가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매수 기회를 찾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거세지는 역풍이 주가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관세 부담과 경기 둔화가 맞물리면서 룰루레몬의 실적 전망이 급격히 악화됐고, 이로 인해 연초 대비 주가가 58% 급락했다.
매출 둔화가 뚜렷하다. 2025 회계연도 2분기(8월 3일 마감) 매출은 2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북미 지역 기존점 매출은 오히려 4% 감소했다. 이는 과거 두 자릿수 성장률을 자랑하던 때와 비교하면 급격한 둔화다.
수익성은 아직 방어되고 있다. 2분기 희석주당순이익(EPS)은 3.10달러로 월가 예상치(2.88달러)를 상회했다. 그러나 관세 인상과 디미니미스(소액배송 면세) 조항 폐지로 연간 2억4천만 달러의 이익 훼손이 불가피하다. 칼빈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는 “높아진 관세율과 디미니미스 폐지가 연간 가이던스 하향 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용어 설명: 디미니미스(de minimis)란 수입 물품의 가격이 일정 금액 이하일 경우 관세를 면제해 주는 제도로, 미국의 경우 800달러 이하 물품이 대상이었다. 최근 폐지 논의가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의류 업체들의 비용 구조가 악화되는 추세다.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권
현재 룰루레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12배로, 21배에 달하는 S&P 500 평균 대비 절반 수준이다. 숫자만 보면 ‘가치주’로 분류될 만큼 저평가돼 있다.
“단순 PER만으로는 매력적이지만, 성장률 둔화와 비용 압력이 지속되면 이익 추정치마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 기자 분석
성장 동력 상실 우려
룰루레몬은 한때 요가 팬츠 열풍을 타며 프리미엄 애슬레저 시장을 개척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패스트패션·저가 온라인 브랜드가 빠르게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이는 고가 정책을 고수하는 룰루레몬의 브랜드 파워를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특히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되면, 프리미엄 스포츠 의류에 대한 지출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업체 측도 “경쟁 환경과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 상승이 동사의 중장기 성장에 부담”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리스크
- 관세 리스크 — 북미 물류비 및 통관비 상승으로 원가율이 악화될 수 있다.
- 성장률 둔화 — 기존점 매출 감소세가 계속될 경우, 점포 확장을 통한 외형 성장도 한계에 부딪힌다.
- 재고 관리 — 수요 예측이 빗나가면 할인 판매가 늘어나 마진이 축소된다.
반면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해외 시장, 특히 중국과 유럽에서의 매출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는 점, 디지털 채널 강화를 통해 직판 비중을 높이고 있는 점은 중장기 성장 여지로 평가받는다.
전문가 시각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일부 가치투자자는 투심 과도 악화에 따른 기회 요인을 강조한다. 실적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다면, 관세 이슈가 일단락된 뒤 이익률 회복과 함께 주가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모멘텀은 하락 쪽에 무게가 실린다. 회사 자체가 제시한 올해 가이던스가 축소된 만큼, 실적 시즌마다 ‘실망 매물’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관망 전략이 가장 합리적”
따라서 투자 포인트는 ‘얼마나 싸 보이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는가’로 이동했다. 진행 중인 거시 변수(관세, 소비지출, 경쟁 구도)를 감안할 때, 추가 하락 시 현금 확보 후 단계적 분할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결론적으로, 룰루레몬 주가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단기 변동성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허용도가 낮은 투자자라면 ‘관전 모드’를 유지하면서 실적 추이를 지켜보는 접근이 권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