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로이터) — 일본 당국은 엔화 약세가 재차 심화하는 가운데 대응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둘기파적 성향으로 평가되는 신임 총리 타카이치 사나에가 일본은행(BOJ)에 대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베팅이 엔화 하락을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레이카 키하라 기자.
2025년 11월 18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엔화 약세는 수출을 촉진하는 반면, 연료와 식료품 등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가계와 소매업을 압박한다. 10월 4일 타카이치 총리가 집권 여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약 5% 하락했으며, 화요일 기준 환율은 약 달러당 155엔 수준에 머물렀다.
다음은 정부와 일본은행이 취할 수 있는 주요 대응 옵션이다.
1) 구두개입 강화 — 가능성 매우 높음
당국은 최근 환율이 “일방적이고 가파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높은 긴장감(high sense of urgency)”
으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야마 사쓰키 재무장관은 화요일
“엔화의 변동성이 커진 데 대해 우려(alarmed)하고 있다”
고 수위를 높였다. 그는 지난주 “엔저의 단점이 장점보다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엔화가 달러당 155엔을 명확히 하회하고, 심리적으로 중요한 160엔선에 근접할 경우, 당국이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 결정적 조치(decisive action)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엔화 매수 개입 가능성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2) 당국의 단기 금리 인상 시사 — 가능성 있음
일본은행은 지난해 10여 년에 걸친 대규모 부양책을 종료한 뒤 지금까지 두 차례 금리를 올렸으며, 올해 1월에는 정책금리를 0.5%로 인상했다. 이후에는 동결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느린 정상화 속도가 엔화 약세 흐름을 뒷받침해 온 배경으로 지목된다.
만약 엔저의 부작용에 대한 행정부의 우려가 커질 경우, 타카이치 총리가 일본은행의 정책금리를 0.75%로 높이는 방안에 대해 보다 유연한(양보적) 태도를 시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시에 일본은행 정책위원들도 연설을 통해 단기 인상을 위한 포석을 깔 수 있다. 정책위원 고에다 준코는 11월 20일, 노구치 아사히는 11월 27일 각각 연설에 나서며,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12월 1일 연설을 예정하고 있다.
3) 일본은행의 실제 금리 인상 — 가능성 있음
우에다 총재는 지난달 이례적으로 강한 신호를 보내며 12월 또는 내년 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정책위원 중 두 명은 9월과 10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제안해 단기 인상을 향한 모멘텀이 커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시장 예상대로 일본은행이 12월 또는 1월에 인상에 나설 경우, 엔화는 일시적으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다. 다만, 우에다 총재가 그 이후의 추가 인상 속도가 매우 완만할 것임을 시사한다면, 반등은 짧게 그칠 가능성이 있다.
4) 일본의 외환시장(환시) 직접 개입 — 가능성 매우 낮음
일본은 2024년 7월, 엔화가 달러당 약 161.96엔으로 38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을 때 마지막으로 환시 개입을 단행했다. 같은 달 일본은행은 금리를 0.25%로 인상했고, 이에 따라 엔화는 달러당 약 150엔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공조는 당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엔저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었음을 부각시켰다.
반면, 타카이치 총리와 그의 리플레이션(재팽창) 성향 측근들은 통화 약세에 대한 공개적 우려 표명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다만, 엔화가 160엔 근처로 다시 밀릴 경우 접근법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럼에도 개입의 문턱은 높아질 수 있는데, 이는 엔화 약세가 일본의 깊게 음(-)의 영역에 있는 실질금리를 반영한 측면이 커, 도쿄가 “기초여건과 괴리된 하락”이라고 주장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동의를 얻는 일도 간단치 않을 수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여러 차례에 걸쳐 엔화 방어에는 금리 인상이 최선이라는 취지의 시그널을 보내왔다.
핵심 인용구
“높은 긴장감으로 환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엔화의 변동성이 커진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 카타야마 사쓰키 재무장관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 결정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 — 당국이 경고할 수 있는 문구(애널리스트 관측)
용어 설명과 맥락
구두개입은 정부·중앙은행이 공개 발언을 통해 시장 기대를 조정하려는 시도를 뜻한다. 즉각적인 자금 투입 없이도 표현 수위와 키워드(예: “결정적 조치”)를 통해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을 억제하려는 효과를 노린다. 구두개입의 신뢰도가 높을수록 실제 개입 없이도 시장의 포지션 정리가 유도되는 경향이 있다.
환시 개입은 정부(재무성)·중앙은행이 실제 달러/엔을 매매해 환율에 직접 영향을 주는 조치다. 일반적으로 워싱턴의 묵시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며, 과도한 변동성 혹은 펀더멘털과의 괴리를 근거로 정당화된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이다. 실질금리가 깊게 음(-)의 영역이면, 통화 보유의 매력이 낮아져 통화 가치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기사에서 언급하듯 엔저는 일본의 낮은 실질금리를 반영한 측면이 있어 개입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다.
심리적 지지·저항선은 투자자 심리에 각인된 특정 환율 수준을 말한다. 본 기사에서는 155엔 하회 및 160엔 접근이 당국 메시지 수위 상향의 트리거로 거론된다.
실무적 시사점(중립적 분석)
현재 정책 경로는 1) 구두개입 강화 → 2) 단기 인상 시사 → 3) 실제 인상의 순서로 점진적 접근이 유력해 보인다. 단, 시장은 이미 12월 또는 1월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어, 실제 인상 시에도 반등의 지속성은 우에다 총재의 향후 경로 가이던스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 반대로, 엔화가 160엔 근처로 급락한다면, 메시지 수위 상향(“결정적 조치”)이 먼저, 실개입은 높은 명분이 갖춰질 때까지 신중할 공산이 크다.
정책 메시지의 일관성과 타이밍은 환율 안정에 핵심적이다. 스케줄상 11월 20일·27일·12월 1일의 일본은행 연설은 시장 기대를 미세 조정할 수 있는 창구다. 당국 발언과 BOJ의 신호가 정합적으로 결을 맞출 경우, 구두개입의 파급력은 배가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