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알토 네트웍스, 250억 달러에 사이버아크 인수…AI 시대 보안 위협 대응 강화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사이버아크 소프트웨어(CyberArk Software)를 약 25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거래는 니케시 아로라 최고경영자(CEO)가 추구해 온 ‘종합 사이버보안 플랫폼’ 전략의 정점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 급증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최대 규모의 M&A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현금과 주식이 결합된 이번 인수는 올해 기술 업계에서 손꼽히는 대형 딜로 평가된다. 고객사들이 각기 다른 보안 솔루션을 조합해 쓰다 보안 공백이 발생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공급사 통합(베ンダ 콘솔리데이션)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이버아크 주당 45달러 현금팔로알토 주식 2.2005주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체결된 이번 거래는 2026회계연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거래 완료 즉시 매출 성장과 총마진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는 앞서 3월 알파벳(Alphabet)이 이스라엘 스타트업 위즈(Wiz)를 320억 달러에 사들인 사례에 이어, 이스라엘 보안 기업을 둘러싼 글로벌 ‘큰손’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팔로알토는 사이버아크의 아이덴티티 보안 포트폴리오를 흡수함으로써 대기업 고객 유치력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확산과 기계 아이덴티티 급증은 ‘모든 아이덴티티에 적절한 권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 니케시 아로라 CEO

거래 소식이 알려진 직후 팔로알토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6.6% 하락했으며, 사이버아크는 전일 13.5% 급등한 데 이어 1.3% 약세로 돌아섰다. 사이버아크 주가는 연초 대비 약 30% 상승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사이버아크가 주력하는 ‘특권 접근 관리(Privileged Access Management, PAM)’란?
특권 접근 관리는 서버·데이터베이스 등 핵심 자산에 대한 고위험 계정의 접속을 엄격히 통제·모니터링하는 기술이다. 즉, 관리자 계정에 부여된 과도한 권한을 세분화하고 사용 기록을 추적해 내부자 위협외부 침해 모두를 방어한다. 이는 최근 AI 챗봇·자동화 도구가 생성한 ‘머신 아이덴티티’까지 관리 영역이 확장되며 필수 보안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사이버아크의 고객사로는 Carnival Corp, Panasonic, Aflac 등이 있다. 대규모 인프라를 운영하는 이들 기업은 중요 시스템에 접근하는 계정을 빈틈없이 관리하기 위해 PAM 솔루션 도입을 확대해 왔다.

스코티아은행 애널리스트들은 “팔로알토가 보유한 대형 영업망을 활용하면 사이버아크 제품의 침투율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특히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스템 보안에 핵심이 되는 아이덴티티 통제 역량이 대기업 수요를 견인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배경 및 전망
최근 랜섬웨어·데이터 침해 사건이 잇따르면서 ‘플랫폼형 보안’에 대한 시장 요구가 커지고 있다. 고객들은 다수의 포인트 솔루션 대신 엔드투엔드(end-to-end) 통합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팔로알토는 네트워크·클라우드·엔드포인트 분야를 아우르는 기존 라인업에 아이덴티티 축을 더해, “AI 시대에 최적화된 풀스택(full-stack) 보안 벤더”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측통들은 이번 거래가 사이버보안 업계 M&A ‘큰 장’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거대 플랫폼 사업자와 전문 솔루션 기업 간 시너지가 입증되면, 유사한 형태의 인수전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스라엘 기술 생태계는 안정된 인재 풀과 정부 차원의 보안 연구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기업들의 ‘필수 쇼핑 리스트’로 자리 잡고 있다. 전쟁·정치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가치를 앞세운 인수 합병이 꾸준히 성사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팔로알토가 2026년까지 인수 작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한 뒤, 조정 EPS(주당순이익)와 캐시플로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인수 비용과 주식 희석 효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