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 관련 종목: 팔란티어(PLTR), 엔비디아(NVDA). CNBC ‘Squawk Box’ 인터뷰에서 촉발된 알렉스 카프와 마이클 버리 간 공매도 공방이 인공지능(AI) 대표주식인 팔란티어와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2025년 11월 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카프(Alex Karp)는 최근 분기 말 공시에서 영화 ‘빅 쇼트(The Big Short)’로 대중에 널리 알려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팔란티어와 엔비디아에 대한 매도(숏) 포지션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카프는 ‘숏 세일러’를 공개적으로 겨냥하며, 버리가 AI 소프트웨어 기업인 팔란티어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동시에 베팅 대상으로 삼은 점을 문제 삼았다.

출처: CNBC
카프는 CNBC ‘Squawk Box’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가 공매도하는 두 회사는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 기업들이다. 정말 이상하다. 칩(chips)과 온톨로지(ontology)를 숏으로 친다는 발상은 ‘bats— crazy’다.”
여기서 카프가 언급한 ‘온톨로지’는 팔란티어가 데이터 해석과 연결을 위해 활용하는 데이터 모델링 개념을 가리킨다.
카프는 이어
“그는 사실상 AI 자체에 공매도를 치고 있다. 대상은 우리(팔란티어)와 엔비디아였다.”
라고 덧붙였다. 해당 인터뷰는 CNBC의 대표 아침 프로그램 ‘Squawk Box’에서 방영됐다.

AI 대표주 팔란티어·엔비디아를 둘러싼 밸류에이션 논쟁이 재점화됐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 주가는 3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가이던스 또한 긍정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화요일에 약 9%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AI 연관 종목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점점 더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화요일 장 전까지 팔란티어 주가는 연초 대비 173% 상승해 있었으며, 포워드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228배로 집계됐다. 엔비디아 주가 역시 올해 들어 50% 이상 상승한 뒤 이날 2% 넘게 하락했다.
카프는 공매도 투자자 전반에 대해
“이런 행태는 지나치다(egregious). 그것이 틀렸다는 게 증명되면 나는 기꺼이 기뻐 춤출 것”
이라며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한편,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Scion Asset Management)는 9월 30일 기준 공시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약 1억8,700만 달러, 팔란티어에 대한 약 9억1,200만 달러 규모의 풋옵션(put options) 명목가치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공시에는 옵션의 행사가격과 만기는 명시되지 않았다.
버리가 화요일의 하락으로 실제 수익을 거두었는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공시는 9월 말 시점의 보유 내역을 반영한 것으로, 그 이후 포지션이 변경됐을 가능성이 있다. 버리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카프는 또 다른 인터뷰 대목에서
“그가 정말 우리를 숏으로 치고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아마도 ‘손실 없이 빠져나오면서도 바보로 보이지 않는 방법’을 찾는 걸지도 모른다.”
라고 말했다.
이번 공매도 포지션 공개는 버리가 일주일 전 X(구 트위터)에 남긴 암시적 경고 이후에 나왔다. 그는
“가끔 우리는 버블을 본다. 가끔은 그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가끔은,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일 때가 있다.”
라고 자신의 130만 팔로어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마이클 버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주택담보부증권(MBS)에 대한 선제적 공매도 베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거래는 마이클 루이스의 논픽션 『더 빅 쇼트』와 같은 제목의 아카데미 수상작 영화로 재조명되었다.
카프는 인터뷰 말미에
“숏 포지션 이야기는 매우 복잡하다. 솔직히 말해, 지금 벌어지는 일은 시장 조작에 가깝다고 본다. 우리는 누구도 보지 못한 최고의 성과를 냈다. 그는 자신의 포지션을 정리하기 위해 이러는 것인지조차 불명확하다. 이 사람들은 스스로를 윤리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세계 유수의 기업 하나를 숏으로 치고 있다.”
고 말했다.
핵심 키워드 해설과 맥락
공매도(Short-selling):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이다.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팔고 이후 더 낮은 가격에 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다. 기사에서 카프가 문제 삼는 ‘숏 세일러’는 이러한 투자자들을 의미한다.
풋옵션(Put options): 특정 자산을 정해진 가격(행사가)에 팔 수 있는 권리다. 보통 하락 방어 또는 하락 베팅에 활용된다. 기사에 언급된 ‘명목가치(notional value)’는 포지션 규모를 달러로 환산해 보여주는 총액 개념이며, 실제 위험 노출 또는 투자 원금과는 다를 수 있다1.
온톨로지(Ontology): 팔란티어가 강조하는 데이터 조직화·연결·의미화 프레임워크를 뜻한다. 이 개념은 산업별 이질적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 가능하게 만드는 데이터 모델링의 핵심 구성요소로 통한다. 카프가 ‘칩과 온톨로지’를 함께 거론한 것은, AI 성능의 기반인 반도체(칩)와 데이터 구조화(온톨로지) 모두를 숏으로 친다는 발상이 비합리적이라는 취지다.
포워드 P/E: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비율이다. 팔란티어의 228배라는 수치는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다는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할 수 있다.
프로그램 ‘Squawk Box’: CNBC의 대표적 아침 시장 프로그램으로, CEO와 투자자 인터뷰를 통해 실시간 시장 이슈를 다룬다. 본 기사 인터뷰의 주요 발언들도 이 프로그램에서 나왔다.
시장 맥락과 시사점
이번 발언전은 AI 관련 대형주에서 밸류에이션 논쟁이 얼마나 첨예한지를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실적 호조와 강한 가이던스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통해, 기대치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을 때 나타나는 리레이팅 리스크가 부각됐다. 또한 옵션 공시는 시장에 심리적 충격을 주기 쉽지만, 행사가·만기 미공개와 같이 세부 정보가 제한된 경우 실제 포지션 방향과 위험 노출을 단정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숏 포지션 공개와 CEO의 강경 발언이 맞물리면서, AI 대표주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1 예컨대 동일한 명목가치라도 행사가, 만기, 프리미엄 수준에 따라 실제 손익 구조는 크게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