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월가를 뒤덮은 가운데, 최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주가는 영원히 오르지 않는다”는 진리가 있듯, 고평가 국면에 접어든 팔란티어 대신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면서도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찾으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2025년 7월 2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Nvidia), 알파벳(Alphabet), ASML 홀딩을 ‘팔란티어 이후를 이끌 3대 AI 수혜주’로 꼽았다. 이들 기업은 모두 AI 생태계 핵심 부문을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주가수익비율(P/E)을 나타내고 있어 장기 관점의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엔비디아와 알파벳은 지난 3년간 각각 900% 이상의 수익률과 15% 안팎의 최근 1개월 상승률을 기록했음에도 ※P/E가 56, 21로 시장 평균과 비교해 부담이 덜하다는 점이 부각된다. 반면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독점 업체인 ASML은 관세 불확실성 여파로 1년 새 주가가 24% 조정돼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를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1. 엔비디아(Nvidia) – AI 데이터센터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는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추론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한데, 이를 담당하는 핵심 칩이 바로 GPU다. 지난 3년 동안 주가가 900% 넘게 뛰었음에도 매출과 순이익 역시 동반 폭증해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월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장기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은 연평균 29%로 전망된다. 현행 P/E 56배는 이러한 성장률을 감안하면 ‘평균 이상이지만 과도하지 않은 수준’으로 해석된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향후 5년간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액이 7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이 중 5조 달러 이상이 AI 연산 처리 인프라에 투입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수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H20’ 시리즈 GPU 공급 재개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추가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용어 설명: GPU는 원래 그래픽 연산용으로 개발됐지만, 다수의 코어가 병렬로 동작해 AI·딥러닝 연산 효율이 뛰어나다. CPU가 직렬 처리에 강점이 있는 반면, GPU는 대규모 행렬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AI 학습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2. 알파벳(Alphabet) – 검색·클라우드·자율주행 삼각 편대
구글 모회사 알파벳 A·C주(티커: GOOGL, GOOG)는 2025년 2분기 Google Search 매출이 전년 대비 11.7% 증가하며 ‘검색 사업 침체’ 우려를 일축했다. 규제 리스크와 AI 대체 가능성에 대한 시장 불안이 있었으나, 실적이 이를 바로잡은 셈이다.
알파벳은 자체 AI 모델 ‘제미니(Gemini)’와 통합된 검색·광고 플랫폼 고도화, GCP(Google Cloud Platform) 이익률 개선,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Waymo)의 서비스 확대 등 다각적 성장 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5년간 EPS가 연평균 14%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현행 P/E 21배는 FAANG(빅테크) 평균 대비 낮은 수준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참고 정보: P/E(주가수익비율)는 기업가치를 기업의 연간 순이익으로 나눈 지표로, 숫자가 낮을수록 ‘이익 대비 주가가 저렴하다’는 의미다. 다만 성장주일수록 높은 P/E가 정당화될 수 있으므로 동종 업계 평균과 성장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3. ASML 홀딩 – ‘EUV 독점’이 만든 할인 기회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사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Extreme Ultraviolet) 노광 장비를 생산한다. EUV 장비는 7나노미터(㎚) 이하 미세 공정에서 필수적이며, 고성능 AI칩·모바일 AP·고급 서버 프로세서를 제조하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에 납품된다.
그러나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ASML 장비의 중국 수출 허가가 지연되면서, 경영진은 2026년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이로 인해 지난 12개월간 주가가 24% 하락했고, 현재 P/E는 26배로 지난 10년 사이 보기 드문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
시장에서는 “관세 변수는 수요를 지연시킬 뿐, 막지 못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TSMC(대만반도체제조)의 최근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AI 칩에 대한 견조한 수요를 재확인시켰다. 애널리스트들은 ASML이 장기적으로 연평균 17% EPS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EUV란? 극자외선(13.5nm 파장)을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 위에 회로를 새기는 기술로, 기존 DUV(Deep Ultraviolet)보다 미세 공정 구현이 가능하다. 한 대 가격이 3억~4억 달러에 달하며, 장비 조립에 12~18개월이 소요된다.
투자자 유의사항 및 필진 코멘트
본 기사는 Justin Pope 필자의 분석을 바탕으로 하며, 필자는 본문에 언급된 종목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모틀리풀(Motley Fool)은 ASML, 알파벳, 엔비디아, 팔란티어, TSMC에 투자 포지션을 보유 중이다.
모틀리풀의 Stock Advisor 포트폴리오는 2002년 이후 S&P500 대비 5배 이상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2025년 7월 21일 기준).
다만 이는 과거 실적일 뿐, 향후 투자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필자는 세 종목 모두 장기적 관점에서 매력적이라 판단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경기 변동, 규제 환경, 거시경제 리스크 등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따라서 개별 투자자는 자신의 위험 선호도와 투자 기간을 고려해 분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엔비디아·알파벳·ASML은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를 담당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고평가 우려가 제기되는 팔란티어와 달리 상대적으로 합리적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수년간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월가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