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선물이 이번 주 예정된 대형 기업 실적과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인한 경제지표 공백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보합권 위에서 등락했다. 데이터 분석 대기업 팔란티어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인공지능(AI) 칩 블랙웰(Blackwell)의 해외 판매 제한을 시사해 기술주 전반의 정책 리스크가 부각됐다.
2025년 11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장 개장 전 미국 지수선물은 다우 선물이 거의 보합, S&P 500 선물이 3포인트(+0.1%), 나스닥 100 선물이 33포인트(+0.1%) 상승하는 등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03:08 ET(07:08 GMT) 기준 수치다.
전 거래일인 금요일, 뉴욕증시는 빅테크 실적,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 그리고 미·중 정상 간 대면 무역 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를 소화하며 상승 마감했다. 아마존이 기대를 웃돈 분기 매출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 주간 기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는 동시에 애플이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공급 제약을 경고한 데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이 2025년 말까지 추가 완화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1) 선물 시장: 기술주 랠리와 정책 변수의 줄다리기
미국 증시 선물은 전주 ‘이벤트 소화 랠리’의 연장선에서 강보합을 유지했다. 특히 아마존 호실적 여파로 성장주 밸류에이션에 재평가 기대가 유입된 반면, 연준의 비둘기색 기대 축소와 정부 셧다운 장기화는 위험자산 선호를 제약하는 모양새다. 시장은 데이터 공백 속에서 개별 기업 펀더멘털과 정책 뉴스플로우에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크다.
“(이벤트가 쏟아졌지만) 셧다운 탓에 연말로 가는 로드맵이 일부 사라졌고,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다고 느끼는 투자자가 많다.” — 리서치 업체 바이탈 놀리지
2) 정부 셧다운: 비농업부문 고용(NFP) 발표 지연 위험
한 달을 훌쩍 넘긴 연방정부 셧다운은 미국 경제 상태를 가늠할 핵심 통계의 생산·공개를 가로막고 있다. 9월 물가는 지난달 말 공개됐지만, 일자리 지표를 포함한 다른 주요 고용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통상 매월 첫째 금요일 발표되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NFP)가 이번 주에도 부재하게 되고, 구인·이직(JOLTS) 추적지표도 연기될 전망이다.
장기 셧다운으로 ‘데이터 없는 연말’이 현실화할 경우, 연준과 시장 모두 정책·자산배분 판단의 근거가 약화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말, 워싱턴 정가가 셧다운 해소를 위한 협상에서 일부 진전을 보인 것으로 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민주당을 사실상 우회하라고 요구한 점이 합의 도출 가능성에 불확실성을 더했다고 전했다.
3) 팔란티어 실적: AI 수요·국방 수주 변화 수혜 기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현지 시간 월요일 장 마감 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 회사는 데이터 분석을 핵심으로, 국방 분야용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다양한 AI 연계 제품을 제공한다. 팔란티어는 2025년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기업과 정부 전반에서의 AI 서비스 수요 급증을 근거로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 강화 정책 초점과 국방부의 조달 방식 변화(상업적·‘비전통적’ 공급업체로의 전환)는 팔란티어의 사업 여건을 개선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들어 팔란티어 주가는 두 배 이상 상승해, AI 붐의 선두 주자이자 미국의 국방 기술 투자 확대의 수혜주라는 기대를 반영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3분기 매출 $10.9억과 영업이익 $2.556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연간 가이던스 갱신 여부, 상업용 AI 플랫폼의 고객 확장 속도, 국방 수주 파이프라인에 대한 경영진의 논평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4) 트럼프, 엔비디아 ‘블랙웰’ 칩 해외 접근 제한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CBS ‘60 Minutes’ 인터뷰와 에어포스원에서의 발언에서,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인 블랙웰(Blackwell)을 미국 기업 전용으로 하고, 중국을 포함한 해외 기업에는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블랙웰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지 않는다.”
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한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 회동에서 시진핑 주석과 블랙웰 접근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회담 전엔 해당 이슈가 의제로 올라갈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결과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언은 미국산 고성능 AI 기술에 대해 더 엄격한 수출 제한이 가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5) OPEC+ 회의 이후 유가 상승 지속
국제유가는 산유국 연합 OPEC+가 내년 1분기 증산 중단 방침을 시사하면서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0.7% 오른 $65.20/배럴, WTI 선물은 +0.7% 상승한 $61.41/배럴을 기록했다. OPEC+는 일요일 회의에서 12월 산유량을 일 13.7만 배럴 증산하기로 했는데, 이는 10·11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카르텔은 2025년 들어 누적 약 일 290만 배럴의 증산을 반영한 뒤, 2026년 1~3월에는 최근의 증산 흐름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OPEC+는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통상 1분기가 연중 가장 수요가 약한 분기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시장 의미와 체크포인트
데이터 공백은 정책 경로와 자산 가격의 가시성을 떨어뜨려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과 정책 뉴스에 더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헤드라인 주도 장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엔비디아 칩 수출 제한 이슈는 미국 내 AI 인프라 투자를 상대적 수혜로 만들 수 있지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해외 수요에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팔란티어의 경우, AI 상업 고객 전환 속도와 국방 수주 지속성이 핵심 변수다. 유가는 OPEC+의 공급 관리가 하단을 지지하지만, 수요 둔화 우려가 상단을 제한하는 구도가 유지될 전망이다.
용어 해설
• 비농업부문 고용(NFP): 미국 노동시장의 월간 고용 증감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임금·실업률과 함께 연준 정책과 시장 기대를 좌우한다.
• JOLTS: 구인·이직(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보고서로, 구인 건수·이직률 등을 통해 수요 측면의 노동시장 타이트함을 진단한다.
• 블랙웰(Blackwell) 칩: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로, 대규모 AI 학습·추론에 최적화된 최첨단 프로세서다. 수출 제한은 고성능 AI 역량의 국가별 접근성을 바꿀 수 있다.
• OPEC+: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의 연합체로, 공동 생산 정책을 통해 유가 안정과 시장 균형을 도모한다.
• 컨센서스: 복수 애널리스트의 실적 전망치 평균으로, 발표치가 이를 상회하면 ‘서프라이즈’, 하회하면 ‘미스’로 평가한다.
핵심 인용
“우리는 블랙웰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지 않는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어떤 면에서는, 사람들은 이전보다도 더 혼란스럽다고 느낀다.” — 바이탈 놀리지
요약시장 관전 포인트
미 선물은 기술주 호조와 정책 불확실성 사이에서 강보합, 셧다운은 NFP·JOLTS 등 고용지표 발표 지연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팔란티어는 $10.9억 매출, $2.556억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제시됐고, AI·국방 수요가 핵심 변수다. 트럼프의 엔비디아 블랙웰 해외 제한 시사는 AI 공급망·정책 리스크를 부각한다. OPEC+는 12월 13.7만 배럴/일 증산 유지하되 2026년 1분기 증산 중단을 예고했고, 유가는 브렌트 $65.20, WTI $61.41로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