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이 될 수 있을까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NASDAQ: PLTR)가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상업 부문에서 고속 성장을 이어가면서, 향후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50조 원)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1년간 주가가 484% 급등해 374억 달러였던 시가총액이 3,740억 달러로 확대됐다. 이는 전 세계 상장사 중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다.

“AI가 팔란티어의 상업 비즈니스 확장에 막대한 추진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완벽한 실행만 뒷받침된다면 1조 달러 클럽 진입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AI 이미지


현재 팔란티어의 위치

팔란티어는 크게 정부·국방 부문과 상업 부문으로 나뉜다. 창립 초기부터 미 국방부·정보기관과의 계약으로 유명했지만, 해당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대신 확장성 한계가 뚜렷했다. 최근 판도가 달라졌다. 인공지능 플랫폼(AIP)이 상업 고객에게 각광받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열리고 있다.

AIP는 모듈식·구성형 툴로, 과거처럼 엔지니어가 수개월간 맞춤 개발을 할 필요 없이 며칠 만에 도입이 가능하다. 기업 내부 데이터를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연결하면서도 보안·거버넌스 요건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확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회사는 AIP 부트캠프를 운영한다. 이는 짧은 고강도 온보딩 프로그램으로, 잠재 고객이 자사 데이터를 직접 활용해 AIP를 체험하도록 돕는다. IT 전략 관점에서 ‘그로스 해킹’으로 불리는 수법이다.

결과는 즉각적이다. 2025년 1분기(3월 31일 마감) 기준 미국 상업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1% 급증하며 전체 매출 성장률(39%)을 크게 앞질렀다. 같은 기간 미국 정부 매출도 AI 활용 증가에 힘입어 45% 늘었다.


1조 달러 가치를 위한 이익 규모는?

현재 시가총액 3,750억 달러에서 1조 달러로 가려면 약 3배 성장이 필요하다. 이를 주가수익비율(P/E) 25배라는 후한 평가를 적용해 역산하면, 연간 순이익 약 400억 달러가 요구된다. P/E 30배로 잡아도 330억 달러다.

참고로 팔란티어의 2025년 1분기 조정 순이익은 3억 3,400만 달러로, 연 환산 시 13억 달러 수준이다. 즉, 25배 이상의 폭발적 이익 성장이 필요하다. 이는 어도비세일즈포스가 수십 년간 쌓아온 이익 규모를 단기간에 뛰어넘어야 한다는 의미다.


팔란티어가 달성해야 할 세 가지 과제

1. 상업 비즈니스의 글로벌 확장

정부 계약은 견고하지만 시장이 제한적이다. 포춘 500과 해외 대기업 공략이 필수다. 또한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해 AIP를 ‘기업 운영 인프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2. 경쟁 격화 속 경쟁우위 방어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엔 클라우드 빅3와 각종 데이터 플랫폼이 몰려 있다. 팔란티어의 강점은 보안·거버넌스·운영 특화다. 기술 우위는 물론 ‘신뢰’ 확보 경쟁에서도 앞서야 한다.

3. 규모의 경제를 통한 마진 확대

2024년 GAAP 기준 순이익률이 16%에 불과했다. AIP 도입이 확대돼 ‘제품 표준화→수익 레버리지’로 이어질 경우,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기대된다. (*고정비가 일정할 때 매출 증가분이 이익으로 고스란히 반영되는 구조)


전문가 시각 및 용어 설명

부트캠프(Bootcamp)는 원래 군대식 집중 훈련을 가리키는 말로, IT 업계에선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기술을 익히는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팔란티어의 AIP 부트캠프는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실습해 ROI(투자 대비 효과)를 체감하게 함으로써 구매 전환율을 높인다.

주가수익비율(P/E)은 기업 가치가 순이익의 몇 배로 평가받는지를 나타낸다. 시장이 성장 잠재력을 높게 본다면 P/E가 높아지고, 실적 실현이 더디면 하락한다.


투자자에게 주는 의미

팔란티어는 AI 붐 속에 상업·정부 양축 모두 성장 중이며, − 특히 AIP가 −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1조 달러 목표를 달성하려면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뛰어오를 만큼 매출·이익·마진이 모두 비약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평가가 이미 높은 만큼 리스크 허용 범위가 넓은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은 향후 분기별 실적에서 AIP 매출 성장세와 마진 개선 속도를 예의 주시할 예정이다.

※기사에 포함된 전망은 원문을 근거로 한 기자 해석이며, 투자 손실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