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Palantir, 티커: PLTR) 주가가 화요일 8% 급락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우려가 커진 가운데, 영화 ‘빅 쇼트’로 잘 알려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에 대한 공매도(Short)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한 영향이 겹쳤다다.
2025년 11월 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Alex Karp) CEO는 CNBC 프로그램 ‘스쿼크박스(Squawk Box)’ 인터뷰에서 공매도 세력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들의 행위를 “시장 조작(market manipulation)”이라고 규정했다. 카프는 공매도 포지션을 “매우 자극적(super triggering)”이라고 표현하며, 이들이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를 공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다.
“솔직히 말해, 지금 벌어지는 일은 시장 조작이라고 본다. 우리는 누구나 본 적 없는 최고의 실적을 내놓았다.” — 알렉스 카프, CNBC ‘스쿼크박스’ 인터뷰 발언

이날 주가 하락은 전일 발표된 실적 호재를 희석시켰다. 팔란티어는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탑·앤드·바텀라인 비트(top-and-bottom-line beat)’를 기록했으며, 가이던스(전망)도 기대치를 상회했다다. 매출은 2분기 연속 10억 달러를 넘어섰고 회사는 연간 가이던스 상향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의 가브리엘라 보르헤스(Gabriela Borges) 애널리스트는 고객 노트에서 “애프터마켓에서의 보다 제한적인 주가 반응은 높은 기대(직전 분기 매출 7% 서프라이즈)와 연초 대비(YTD) 175% 급등이라는 강한 선행 랠리를 감안한 맥락”이라고 평가했다다.

시장 전반의 리스크 재평가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다. 월가는 최근 인공지능(AI) 버블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리스크 자산에 대한 선별적 태도를 강화하고 있다. 카프 CEO는 같은 방송에서 AI 버블 논란에 관해 “AI가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실제로 견인하는지에 달렸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AI의 실체적 성장 기여가 밸류에이션 정당화의 핵심임을 시사했다다.
밸류에이션 핵심 포인트: 포워드 PER 254배 vs. 엔비디아 35배
애널리스트들은 오랫동안 팔란티어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에 우려를 제기해 왔다다. 회사의 포워드 주가수익비율(P/E)은 254배로 제시됐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큰 기업인 엔비디아의 포워드 P/E 35배와 비교될 때 특히 가파르다. 많은 투자자는 이러한 멀티플(배수)을 정당화하려면 회사가 가이던스를 지속적·공격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본다다. 이번 분기에 팔란티어는 가이던스를 올렸고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두 분기 연속 달성했으나, 이미 높게 쌓인 기대치를 모두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다.
제퍼리스·미즈호·D.A. 데이비드슨·RBC의 시각도 엇갈린 메시지를 던졌다다. 제퍼리스의 브렌트 틸(Brent Thill)은 자사를 “기본적 펀더멘털의 팬”이라고 밝히면서도, 리스크-보상(risk-reward)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스노우플레이크 같은 AI 소프트웨어 종목이 더 우호적이라고 지적했다다. 미즈호는 또 다른 강력한 분기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보상은 ‘큰 도전’이라고 평했고, D.A. 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Gil Luria)는 밸류에이션 우려를 이유로 중립(neutral) 의견을 재확인하며 “회사가 기대치의 문턱을 더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다. RBC 애널리스트들은 메모에서 “전반적으로 팔란티어는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 상용화를 중심으로 실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은 미국 엔터프라이즈 수요와 초기 선투입(front-loaded)된 AI 전환 지출에 좁게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다.
전문적 해설: 포워드 P/E 254배는 향후 이익 성장에 대한 매우 공격적인 기대를 내포한다다. 이 배수를 정당화하려면, 매출 고성장과 마진 확대, 그리고 가이던스의 연속 상향이라는 ‘삼박자’가 꾸준히 확인돼야 한다다. 그러나 AI 관련 지출의 선투입이 많을수록 성장의 계단식 완만화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실적이 양호해도, 주가가 기대 대비 ‘부족’하다고 해석되는 순간 조정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다.
실적을 가린 주가 반응과 기대치의 역설
이번 분기 팔란티어는 탑라인(매출)과 바텀라인(순이익) 모두에서 컨센서스를 상회했고, 연간 가이던스 상향과 함께 2분기 연속 10억 달러 매출이라는 이정표를 제시했다다. 그럼에도 애프터마켓 반응이
“보다 muted(차분)”했다는 골드만의 평가는, 이미 YTD 175% 급등한 종목에서 ‘서프라이즈의 기준’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음을 되짚게 한다다. 즉, 좋은 실적과 높은 기대의 간극이 넓을수록, 실적 발표 직후의 주가 변동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다.
관련 맥락: 최근 시장은 AI 버블 논의와 더불어 빅테크의 자본 배분, 광고 성장, 생성형 AI의 생산성 임팩트 등 복합 이슈를 동시 소화 중이다다. 기사에서 함께 언급된 다른 테크 뉴스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덕분에 ‘레버리지를 더해 인력 채용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획, 빅테크 성장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온라인 광고에 의해 견인된다는 점, 마이크로소프트 AI 총괄의 ‘의식은 생물학적 존재에 한정’된다는 견해,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로드스터 연내 데모 예고(2017년부터 예고해온 신형 모델) 등이 소개됐다다.
용어 설명: 한국 투자자를 위한 핵심 개념 정리
• 공매도(short selling): 주식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빌려서 판 뒤, 이후 더 낮은 가격에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전략이다. 가격 하락에 베팅한다다.
• 포워드 P/E: 향후 12개월 등 예상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숫자가 높을수록 성장 기대가 크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실망 리스크도 커진다다.
• 가이던스(guidance): 회사가 제시하는 향후 분기·연간 실적 전망이다. 가이던스 상향은 통상적으로 긍정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다.
• 탑·바텀라인 비트: 매출(탑라인)과 순이익(바텀라인) 모두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의미다다.
• AIP 상용화: 팔란티어의 AI 플랫폼(AIP)을 기업·기관 고객에 실제 배포·도입해 유상 서비스로 전환하는 과정이다다.
• 프런트로드(front-loaded) 지출: 투자·전환 비용을 초기에 집중 집행하는 방식이다. 초기 효과는 크지만, 시간이 갈수록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다다.
• YTD(Year-to-Date): 연초 이후 현재까지의 누적 수익률을 의미한다다.
애널리스트·투자자 체크리스트
— 성장 폭: 2분기 연속 매출 10억 달러 상회가 지속 가능한 추세인지, 혹은 일회성 수요의 결과인지 점검이 필요하다다.
— 가이던스 경로: 상향된 연간 가이던스가 다음 분기에도 다시 상향될 여지가 있는지, 아니면 상향 속도가 완만해지는 전환 국면인지가 관건이다다.
— 수요의 폭: RBC 지적처럼 성장 기여가 미국 엔터프라이즈 중심으로 협소한지, 글로벌·공공 부문으로의 확산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다.
— 경쟁 대비 내러티브: 제퍼리스가 언급한 것처럼, 마이크로소프트·스노우플레이크 등 대체 투자처 대비 리스크-보상이 충분히 매력적인지 평가가 요구된다다.
한눈에 보기
• 주가: 화요일 -8% 급락
• 이슈: 밸류에이션 부담, 마이클 버리 공매도, CEO의 시장 조작 비판
• 실적: 매출·이익 서프라이즈, 연간 가이던스 상향, 2분기 연속 매출 10억 달러 상회
• 밸류에이션: 포워드 P/E 254배 vs. 엔비디아 35배
참고: “팔란티어 원데이 주가 차트”가 기사 말미에 제시됐다.
결론 및 시사점
팔란티어는 실적과 가이던스 모두에서 긍정적 신호를 보였음에도, 고평가 논쟁과 공매도 노출이 겹치며 단기 주가 변동성에 직면했다다. 254배라는 포워드 P/E는 향후 실적 모멘텀이 지속적 상향으로 이어질 것을 전제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IP 상용화의 깊이와 폭, 미국을 넘어서는 수요 다변화, 그리고 가이던스의 연속 상향 가능성을 핵심 체크포인트로 삼을 필요가 있다다. 동시에, AI 버블 논란 속에서 실물 경제(GDP) 기여가 입증되는 범위와 속도가 향후 멀티플 재평가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다.
요약: 카프 CEO는 공매도 세력을 “시장 조작”이라고 직격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은 실적 선반영과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에 더 큰 무게를 두며 주가를 밀어냈다. 당분간 팔란티어의 주가 경로는 가이던스 상향의 지속성과 AI 수요의 외연 확장이 가르는 시험대 위에 놓일 전망이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