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부진 속에서도 머스크, 290억 달러 보수안 통과

테슬라(TSLA)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과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라는 이중 악재를 겪고 있는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에게는 약 290억 달러(96 백만 주) 규모의 주식 보상안이 새로이 승인됐다.

2025년 8월 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비용 미지급 의혹·판매 감소·정치적 논란 등 숱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나 이사회는 머스크의 리더십 유지를 위해 대규모 인센티브를 결의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급락

7월 유럽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6% 감소했다. 이는 유럽 전역에서 전기차(EV)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과 대조적이다. 모델 Y 신형이 ‘한정 물량’이라는 회사 측 설명이 있었지만, 실제 원인은 더 근본적인 경쟁 심화와 브랜드 약화로 풀이된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7월 한 달간 중국 현지 생산 모델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8.4% 감소했다. 6월 일시적 반등으로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끊었으나,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정치적 여파… 소비자 충성도 급락

S&P 글로벌 모빌리티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가 2024년 반(反)환경 정책 캠페인에 공개 지지를 표명한 직후 테슬라 구매 재구매율(충성도)이 2024년 6월 73%에서 2025년 3월 49.9%까지 급락했다. 이는 1년도 안 돼 23%p가 증발한 수치로, 소비자들이 경쟁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는 과거 ‘무결점’으로 평가받던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에 실질적 손상을 주고 있다.” ― S&P 글로벌 모빌리티 관계자 분석

테슬라 신형 모델 Y 사진

이사회가 승인한 ‘거대한 보상 패키지

델라웨어주 법원이 2024년 머스크의 2018년 보수안(500억 달러 이상)을 무효로 판단한 뒤, 테슬라 이사회는 특수위원회를 구성해 96 백만 주 규모의 새로운 스톡옵션 패키지를 마련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머스크의 다양한 사업 영역과 분주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본 보상이 그의 테슬라 전념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과 쟁점

테슬라는 탄소배출권 판매EV 판매로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로보택시·AI·로봇 공정이 수익 모델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회사 내부에서도 차량 라인업 노후화와 로보택시 상용화 지연에 따른 ‘정체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몇 분기 동안의 변동성 확대를 투자자에게 경고하고 있다.

로보택시(robotaxi)란,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해 운전자가 없는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테슬라는 자체 칩과 AI 학습 데이터를 무기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규제·인프라·기술 완성도 등 복합 변수로 일정이 늦춰지고 있다.

또한 무배출 크레딧(zero-emission credit)은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를 판매하여 얻은 ‘환경 점수’를 내연기관 업체에 판매하는 제도로, 테슬라의 중요한 수익원이다. 그러나 각국 규제가 강화되면 크레딧 가격이 변동할 수 있어 수익 안정성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기자 해설

머스크의 ‘초대형’ 보수 통과는 그가 테슬라 외에도 스페이스X, 뉴럴링크, X(옛 트위터) 등 다수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음을 고려할 때, 테슬라 이사회가 경영 몰입도를 확실히 확보하려는 방어적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브랜드 충성도 하락이 이어질 경우 시장점유율·마진 악화로 귀결될 수 있으며, 이는 장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는 로보택시 상용화 일정, 유럽·중국 판매 회복, 그리고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