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티커 PLTR)를 인공지능(AI) 시대의 ‘구조적(secular) 승자’로 지목하며 투자의견 ‘비중 확대(overweight)’로 신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2025년 7월 2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파이퍼 샌들러는 팔란티어의 목표주가를 주당 175달러로 제시했다. 7월 24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약 13%의 추가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브렌트 브레이슬린(Brent Bracelin)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105%나 급등한 주가에도 불구하고 팔란티어는 여전히 매수 가치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팔란티어가 보유한 독보적인 ‘성장+마진’ 모델을 강조하며, “이 모델이 지속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될 경우 2032년까지 연 240억 달러(24 billion) 규모의 매출 실현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의심의 여지 없이 PLTR은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안고 있으며 위험도가 큰 투자처다. 그러나 그만큼 독창적인 성장 경로와 40% 이상의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FCF) 마진을 이미 증명해 온 기업은 드물다.” – 브렌트 브레이슬린, 파이퍼 샌들러
보고서는 또 다른 촉매로 ‘AI 트레이드’를 지목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데이터 분석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팔란티어는 장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릴 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브레이슬린 애널리스트는 “PLTR은 30% 이상의 연간 성장률(CAGR)과 40% 이상 FCF 마진을 동시에 지속할 역량이 있다”고 밝혔다.
방문자 트래픽 지표도 긍정적이다. 올해 2분기 팔란티어 웹사이트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4% 급증해, 직전 분기의 62% 증가율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이는 CoreWeave·ChatGPT·Anthropic·Anduril·Shield AI·Axon 같은 다른 AI 선도 기업과 유사한 성장 리듬이라는 분석이다.
브레이슬린은 팔란티어의 실적을 정부 부문·미국 상업 부문 두 개 축으로 나눠 추산했다. 두 부문의 총 TAM(총주소가능시장·Total Addressable Market)은 각각 1조 달러 이상 규모다. 그는 “과거 실적을 고려하면 두 영역 모두에서 30% 이상의 복합 연간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TAM(총주소가능시장)은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론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 시장 규모를 뜻한다. FCF(자유현금흐름)은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을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으로,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브레이슬린은 팔란티어가 두 지표 모두에서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고 강조했다.
팔란티어 주가는 2023년 AI 열풍이 본격화되면서 급격히 상승했다. 2025년 들어 연초 대비 105% 상승했고, 이는 S&P 500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슬린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상쇄할 만큼 압도적인 성장 잠재력’을 이유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분석가의 시각에서 볼 때 팔란티어의 차별점은 데이터 통합·분석 플랫폼 ‘Foundry’와 정부 특화 플랫폼 ‘Gotham’의 동시 성장이다. 두 플랫폼은 서로 다른 고객군에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AI 모델 학습·운영·배포 기능을 공유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팔란티어의 리스크 요인으로 고평가, 정부 계약 집중도, 창업자 알렉스 카프(Alex Karp) CEO의 ‘비전 중심’ 리더십 스타일을 꼽는다. 브레이슬린은 이 같은 위험을 인정하면서도, “팔란티어의 기업 문화와 경영 방식은 다소 이단적이지만, AI 혁명에서 남길 발자국은 지속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자의 시각 — 파이퍼 샌들러의 뷰는 ‘밸류에이션·리스크 vs. 독점적 성장 역학’이라는 고전적 테마를 재확인한다. 공공·민간 양대 시장에서 이미 레퍼런스를 확보한 팔란티어는 AI 소프트웨어 기업 중 드물게 40%가 넘는 FCF 마진을 기록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만, 현금 창출력과 TAM 관점에서 ‘실적이 주가를 따라올 가능성’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겠지만, 데이터·AI 생태계의 방어적 포지션을 찾는 장기 투자자에게는 여전히 고려할 만한 카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