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증권사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가 미국 대형 제약사 애브비(AbbVie)에 대해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과 주당 231달러 목표주가를 새로 부여했다. 보고서는 애브비의 핵심 매출원이 오는 2030년까지 대규모 특허 만료 위기를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큰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파이퍼 샌들러 애널리스트들은 “애브비는 10년 말까지 사실상 ‘특허 절벽(LOE·Loss of Exclusivity)’이 없다는 드문 포지션에 올라 있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또한 동기간 동종 글로벌 제약사가 직면할 특허 만료 리스크와 비교할 때 애브비의 상대적 방어력이 돋보인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정신질환 치료제 브레이럴(Vraylar)이 2030년께 첫 대형 LOE를 맞게 되지만, 해당 매출은 2025년 전체 매출의 약 6%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재부터 2029년까지는 매출 구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LOE란 무엇인가?
‘Loss of Exclusivity(독점권 소멸)’는 신약의 특허 보호 기간이 만료돼 제네릭(복제약) 또는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가능해지는 시점을 뜻한다. 대형 제약사 주가가 급변하는 대표적 이벤트로, 통상 해당 의약품 매출이 급격히 감소해 ‘특허 절벽’이라고 불린다. 애브비가 직면한 주요 LOE 공백기는 투자자 관점에서 수익성과 현금흐름 가시성을 높이는 긍정 요인으로 해석된다.
스카이리치·린복, 차세대 매출 견인차
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Skyrizi)와 린복(Rinvoq)은 특히 염증성 장질환(IBD) 적응증 확대에 따라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파이퍼 샌들러는 “린복 특허는 2038년까지 유효하며, 스카이리치 또한 추가 특허 청원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치료제는 2030년대 중반까지도 강력한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다른 핵심 품목의 경우 2035년 이전까지 제네릭 진입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애브비가 다년간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예산을 안정적으로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톡스·미용 의료 사업의 재부상
애널리스트들은 “미용 신경조절제(Neuromodulator) 시장에서 보톡스(Botox)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소비자 관심이 폭넓게 유지되고 있는 데다 신규 제품 라인업이 추가되면서, 향후 2~3년 내 미용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성장 측면에서 상당 부분은 보톡스 신규 적응증과 소비자층 확대로부터 나올 것이다.”
라는 설명은 소비자 헬스케어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항암제 포트폴리오 강화
보고서는 애브비가 상업화 단계에 접어든 항체·약물 접합체(ADC) 2종을 포함해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개발 단계 약물이 합류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항암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파이퍼 샌들러는 “향후 5년간 연구·개발 진척도에 따라 온콜로지 사업부가 매출과 이익 성장의 추가 베이스라인을 제공할 것”이라며, 특허 만료로 인한 기존 제품 매출 감소 위험을 일차적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전문가 시각
증권가에서는 애브비의 ‘특허 공백기’를 활용한 공격적 신제품 출시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면역질환 분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스카이리치·린복의 시장 점유율 방어가 장기 실적의 관건으로 꼽힌다.
본지 취재진은 애브비의 현금흐름 안정성과 배당 성장이 기관투자자 수요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미 회사는 매년 배당을 증액해 왔으며, 특허 만료 리스크가 낮아진 현 시점에서 배당 성향 확대도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애브비는 ‘특허 절벽’ 우려가 낮은 드문 대형 제약사로 분류되며, 면역·미용·항암 각 부문의 균형 잡힌 성장 포트폴리오가 향후 10년간 기업가치 상승을 지탱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