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IPO 소식】 노스럽 그러먼(Northrop Grumman)이 후원하는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가 상장가를 주당 45달러로 확정하며, 총 8억6,830만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미 우주 스타트업 가운데 드물게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사례로, 달 착륙 성공을 계기로 투자 수요가 집중된 결과다.
2025년 8월 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파이어플라이는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1,930만 주를 판매해 목표 범위(41~43달러)를 웃도는 가격에 공모를 마쳤다. 이는 기존 1,620만 주 발행 계획을 확대한 것으로, 상장 직후 기업가치는 약 63억2,000만달러(약 8조6,000억원)로 추산된다.
이번 IPO는 미 상업 우주 산업의 급성장세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파이어플라이는 2025년 3월 첫 시도에서 무인 달 탐사선 ‘블루 고스트(Blue Ghost)’를 안전하게 착륙시키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이 성공이 공모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강조된 ‘우주 상업화’와 국가 안보 확보 기조는 벤처캐피털과 억만장자 자본을 우주 산업으로 끌어들였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이미 미국 위성 네트워크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고, 정부는 단일 공급업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계약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다변화 전략에 따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파이어플라이·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 같은 신생 기업을 포함해 달 착륙선, 우주정거장 모듈, 화물 운송 프로젝트에 민간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우주 기업의 신규 상장이 뜸했지만, 2025년 들어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파이어플라이의 나스닥 데뷔는 카르만(Karman), 에이로 그룹(AIRO Group), 보이저(Voyager) 등 우주·방산 기업의 성공적인 뉴욕 증시 상장 흐름을 이어받은 것이다.
카르만 주가는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뛰었고, 보이저 역시 10% 상승세를 기록했다. 법무법인 시첸지아 로스 페런스 카멜(Sichenzia Ross Ference Carmel)의 파트너 로스 카멜(Ross Carmel)은 “파이어플라이와 보이저의 성공으로 더 많은 우주 기업이 공모 시장을 시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O THE MOON: 작지만 강력한 발사체
2017년 설립된 파이어플라이는 소형·중형 발사체, 달 착륙선, 궤도선을 설계·제조한다. 3월 31일 기준 수주 잔고는 약 11억달러이며, 30회 이상 예정된 발사가 계약돼 있다.
휴스턴에 본사를 둔 인튜이티브 머신즈(Intuitive Machines)의 ‘오디세우스(Odysseus)’가 지난해 민간 최초로 달에 도착했으나 기울어진 상태로 착륙했다. 반면 파이어플라이는 스페이스X 팔콘9 로켓에 실려 1개월 반 만에 달 남서부에 블루 고스트를 무사히 안착시키며 검증된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달 파이어플라이는 NASA와 1억7,670만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 2029년 달 남극 지역에 과학 장비 5기를 운송할 예정이다. 또 2024년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20억달러가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투자자로는 항공우주 전문 사모펀드 AE 인더스트리얼 파트너스(AE Industrial Partners)가 있으며, 미국 방산업체 노스럽 그러먼은 공동 개발 중인 로켓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노스럽은 미국 내 3대 고체연료 로켓 모터(SRM) 공급사 중 하나다.
파이어플라이 주식은 티커 ‘FLY’로 7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된다. IPO 주관사는 골드만삭스, JP모건, 제프리스, 웰스파고 증권이 맡았다.
용어 설명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최초로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 매각해 증시에 상장하는 절차다. SRM(Solid Rocket Motor)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로켓 추진체로, 액체연료 대비 보관·운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산업적 함의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다중 공급자 전략’은 비용 절감·혁신 촉진·안보 강화를 동시에 노린다. 우주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중소형 발사체와 달 탐사 서비스 시장의 수혜가 예상된다. 업계는 향후 10년간 누적 시장 규모가 1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민간 달 착륙선 프로그램(CLPS)이 본격화되면, 파이어플라이·인튜이티브 머신즈·시에라 스페이스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수주와 민간 위성 발사 계약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업이 차별화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파이어플라이의 성공적인 상장이 국내 코스닥·코스피에 도전장을 낼 한국 우주 스타트업에도 긍정적 신호를 줄 것으로 평가한다. 투자자들은 기술 실증 여부, 수주 잔고, 정부·방산 협력 관계 등을 핵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