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아이 네트웍스, 미화 200억 달러 이상에 사이버아크 인수 협상 중—WSJ

[실리콘밸리·뉴욕=이투데이] 미국 사이버보안 대기업 Palo Alto Networks(이하 팔로알토 네트웍스)가 이스라엘 기반의 권한 관리 전문업체 CyberArk Software(사이버아크) 인수를 추진하며, 거래 규모가 미화 200억 달러(약 27조6,000억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이 WSJ 기사를 재인용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이번 주 안에 사이버아크와의 거래를 최종 확정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지난 수년 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으며, 업계에서는 “이번 딜이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도 직후 사이버아크 주가는 13% 급등했고, 반대로 팔로알토 네트웍스 주가는 약 2% 하락했다. 이는 인수 대상 기업의 프리미엄 기대감과, 인수를 추진하는 기업의 단기 자금 부담 우려가 동시에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이버아크 측은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코멘트할 수 없다”고 답했으며, 팔로알토 네트웍스 역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협상이 최종 결렬될 수도 있다”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내부 검토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어 가시적인 결론이 임박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 용어 설명
올인원(all-in-one) 사이버보안 플랫폼’은 침해 탐지·대응, 클라우드 보안, 네트워크 방화벽, 아이덴티티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통합 솔루션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가리킨다. 기업들은 복잡한 보안 체계를 단순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올인원 플랫폼 도입을 확대하는 추세다.

실제 사이버보안 분야 M&A는 최근 몇 년간 활발하게 전개돼 왔다. 대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보안 예산 역시 꾸준히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3월 이스라엘 스타트업 Wiz32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형 플랫폼 간 ‘토털 보안 생태계’ 구축 경쟁이 본격화하며, 전문화된 솔루션 기업이 매력적인 인수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사모펀드(PEF) 역시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높은 성장성을 겸비한 보안 기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LSEG 집계 기준 28일 종가를 반영한 사이버아크 시가총액은 193억 달러였다. 이번 협상이 예정대로 성사될 경우, 매각가는 시가총액 대비 상당한 프리미엄을 포함하게 된다.

‣ 업계 영향 및 전망
전문가들은 팔로알토 네트웍스가 사이버아크의 특화된 아이덴티티·권한 관리(PAM) 기술을 흡수할 경우, 자사 클라우드 보안 사업부와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본다. 또한 ‘제로 트러스트’(모든 접속을 신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보안 모델) 전략 구현에 필요한 필수 요소를 확보하게 돼, 마이크로소프트·프루프포인트 등 경쟁사 대비 기술 우위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이스라엘 양국 규제 당국의 독과점 심사 절차가 변수로 지목된다. 특히 전략 기술 분야인 만큼, 인수 확정까지는 수개월의 심사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참고사모펀드(Private Equity Firm)’는 비상장 또는 상장사 지분을 대규모로 매입해 경영 개선 후 매각 차익을 노리는 투자회사다. 최근에는 IT·보안 분야의 성장성을 눈여겨보며 활발하게 딜을 성사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팔로알토 네트웍스가 사이버아크와의 대형 인수를 성사시킨다면, 글로벌 사이버보안 시장의 재편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향후 양사 행보와 규제 당국 심사 결과가 투자자는 물론 산업 전반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