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연준 이사·governor)로는 남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및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지배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파월 의장의 거취 문제는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2026년 1월 2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연준 의장직 임기가 2026년 5월 15일에 만료되며, 차기 의장 지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무를 맡기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파월의 연준 이사로서의 14년 임기는 2028년 1월 31일까지 남아 있다. 이러한 격차로 인해 파월은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직을 유지함으로써 연준 내부에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여지가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연준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파월과 다른 연준 인사들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이 조만간, 빠르면 다음 주까지 발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사 일정은 파월이 의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이사직을 계속할지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가 파월을 잠재적 형사 기소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점은 파장이 크다. 파월은 관련 소환장을 두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장악하려는 정략적 구실(\”pretext\”)이라고 공적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러한 상황은 파월 본인뿐 아니라 마이클 배어(Michael Barr) 등 다른 이사들의 거취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으로 연준 의장이 임기가 끝나면 연준 이사직에서도 사퇴하는 사례가 흔했으나, 과거의 예외도 존재한다. 마리너 에클스(Marriner Eccles)는 1940년대 후반 해리 트루먼 대통령에 의해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로 남아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려 한 전례가 있다. 현재 연준 내부와 월가에서는 트럼프의 연준 장악 시도가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 파월이 과감히 이사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글로벌 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 책임자 크리슈나 구하(Krishna Guha)는 최근 노트에서 “이 일련의 사건들은 파월, 배어 등 일부 인사들이 5월 이후에도 잔류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노무라(Nomura)의 이코노미스트들도 파월이 의장직 종료 후 이사로 남을 확률이 높아졌다고 판단했으며, 그 배경으로는 트럼프의 통화정책 개입 시도가 연준 내부의 반발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시장 반응과 예측
반면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이 자리를 떠날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예측시장인 칼시(Kalshi)에서는 2026년 8월 이전 파월의 이사직 사퇴 확률을 70%로 책정해, 의장 교체와 거의 동시에 이사직도 물러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가 지명하는 차기 의장이 상원 인준을 통과한 뒤 파월이 즉시 혹은 단기간 내에 사임할 것이라는 베팅이다. 상원 의원 톰 틸리스(Thom Tillis, 공화·노스캐롤라이나)는 DOJ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연준 인사 인준을 막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파월 본인은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연준 대변인은 의장실로부터의 논평은 없다고 밝혔고, 파월은 지난해 12월 연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의장으로서 남은 시간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로 드릴 말씀이 없다(\”I’m focused on my remaining time as chair. I haven’t got anything new on that to tell you.\”)”고 답했다.
전문 용어 설명 및 제도적 배경
연준 내에서 쓰이는 몇 가지 핵심 용어와 제도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연준 의장(Chair)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최고책임자로 통화정책 방향 설정과 공개시장위원회(FOMC) 주재 등의 역할을 맡는다. 반면 연준 이사(governor)는 14년 임기의 상임 이사로, 이사로 남아 있는 한 일정한 의결권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로, 의장 외에 다른 이사들과 지역연준 총재들이 참여한다. 예측시장인 칼시(Kalshi)는 사건 발생 여부를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숫자로 반영한다.
연준 독립성의 의미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물가 안정(인플레이션 통제)과 금융안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중앙은행이 자유롭지 못할 경우, 단기적인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통화정책이 흔들릴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악화시키며 금리 변동성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 오스카르 굴스비(Oscar Goolsbee)는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되면 인플레이션이 “격렬하게 되돌아올(roaring back)”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정책적 영향에 대한 분석
파월이 의장직에서 물러나고도 이사로 남을 경우와 완전히 떠날 경우를 비교하면 시장과 통화정책 측면에서 서로 다른 시나리오가 나온다. 먼저 파월이 잔류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연준 내부에서 현행 통화정책 기조(긴축·완화 여부와 속도)에 대한 연속성이 상대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기적인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금리 및 채권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다만 정치적 압박이 지속되는 한 연준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긴장감은 남을 것이다.
반면 파월이 완전 사퇴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차기 의장의 성향과 상원 인준 과정, 그리고 이후 연준 이사진의 재구성에 따라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다. 투자자들은 금리 전망, 인플레이션 전망, 경기 둔화 가능성 등에 대해 재평가를 진행하며 이는 채권금리 곡선의 재형성, 주가의 업종별 차별화, 달러 강세·약세의 변동성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법무부 조사와 관련된 정치적 리스크는 금융시장 참여자들에게 추가적 불확실성을 제공한다. 예측시장의 높은 확률(칼시의 70%)과 일부 월가의 관측은 단기적으로 파월의 잔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연준 내부의 결속과 공직자의 원칙적 대응이 강해질 경우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정책적 권고 및 예상 시나리오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지명과 상원 인준 과정, DOJ의 조사 진행 상황, 그리고 연준 내부 인사들의 공식 입장 표명이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중기적으로는 연준 의장 교체가 통화정책 합의 형성 과정에 미치는 영향, 금융시장과 국제 자본 흐름의 재조정, 그리고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변동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파월의 의장직 퇴임과 이사직 유지 여부는 단순한 개인의 거취를 넘어 연준의 제도적 독립성, 시장의 기대 형성, 그리고 향후 금리·인플레이션 경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 참가자와 정책 담당자 모두 이번 사안의 전개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주요 팩트 정리: 파월 의장 임기 만료일: 2026-05-15, 연준 이사 임기 종료일: 2028-01-31, 칼시 예측시장 파월 이사직 사퇴(2026년 8월 이전) 확률: 70%, 스콧 베센트 발언(차기 지명 빠르면 다음 주 가능), DOJ의 파월 조사·소환장 관련 파월의 입장: “pretext” 표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