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해임설 속에서도 뉴욕증시 상승 마감…연준·무역·기업 실적 혼재

S&P 500 지수(SPX)는 0.29% 상승,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47% 상승, 나스닥 100 지수(IUXX)는 0.12% 상승한 가운데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전반적으로 강세로 마감했다. 9월 만기 E-미니 S&P 선물(ESU25)은 0.33% 올랐고,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은 0.11% 상승했다.

2025년 7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즉각 해임할 의도가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사유가 있다면 해임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고 밝힌 뒤 주가가 반등했다. 장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화당 하원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파월 의장을 해임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수가 일시적으로 흔들렸으나, 해임설을 부인하는 발언이 전해지자 낙폭을 만회했다.

시가 초반에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하회한 덕분에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커지며 매수세가 유입됐다. 여기에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3bp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오후 공개된 연준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활동이 다소 개선됐다고 평가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S&P 500 차트 나스닥 선물 차트

경제 지표 및 통화정책

6월 PPI는 전월 대비 보합, 전년 대비 2.3% 상승해 시장 예상치(0.2%·2.5%)를 모두 밑돌았다. 근원 PPI 역시 전월 보합, 전년 2.6% 상승으로 전망치(0.2%·2.6%)보다 낮았다. 이는 전월 수정치(2.7%·3.2%)에서 크게 둔화된 수치로, 관세 인상이 아직 생산자 단계에 본격 전가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미국 산업생산은 0.3% 증가해 예상치(0.1%)를 상회했으며, 5월 수치는 –0.2%에서 보합으로 상향 조정됐다. 제조업 생산도 0.1% 증가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뉴욕 연은 7월 서비스업 활동지수는 –9.3으로 전월(–13.2)보다 개선됐다.

베이지북은 “5월 말~7월 초 사이 경제활동이 소폭 증가했다”며 “가격 불확실성과 관세 부담이 여전하지만 기업들은 일부 비용을 소비자 가격 인상이나 할증료 형태로 전가했다”고 진단했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3%로, 9월 회의에서는 58%로 반영했다. 파월 의장 해임설로 단기물 금리가 일시 하락했으나, 장기물은 정치적 압력에 따른 통화완화 가능성을 인플레이션 위험으로 인식해 방향성이 엇갈렸다.


주요 종목·섹터 동향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내년 실적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제시하며 –8% 급락, 장 초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일부 종목이 낙폭을 만회했다. 마이크론 –3%대, 마벨·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2%대 하락으로 마감했다.

‘매그니피션트 세븐’ 중 테슬라는 3.5% 이상 급등한 반면 아마존은 1.4%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주식 트레이딩 수익 43억 달러를 기록하며 0.9% 상승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0.3%, –1.3%로 약세를 보였다.

존슨앤드존슨은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하고 2분기 실적을 시장 기대치 이상으로 발표해 6% 넘게 급등했다.

암호화폐 친화주들은 비트코인 2.3% 반등에 힘입어 3% 이상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 공화당 강경파에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지지하도록 설득했다고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무역·관세 변수

트럼프 대통령은 150여 개국에 동일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상은 주요국은 아니다”라고 언급했으나, 시장은 글로벌 교역 환경이 다시 경색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무역 뉴스는 엇갈렸다. 재닛 베센트 재무장관이 미·중 협상이 “매우 좋은 위치”라며 8월 12일 기한을 문제 삼지 말라고 언급했고,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합의 소식이 전해지며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유럽연합(EU)·멕시코 제품에 30% 관세, 캐나다 일부 품목에 35% 관세(기존 25%)를 8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또 구리 반제품엔 50%, 제약사 해외 생산분엔 최대 200% 관세를 예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관세 인상이 공급망과 물가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무역 대립 격화 시 원자재·부품 가격 상승이 CPI·PPI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연준 정책 경로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채·금리 동향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 선물(ZNU25)은 10.5틱 올랐고, 10년물 금리는 3.2bp 하락한 4.449%를 기록했다. 관세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와 둔화된 PPI가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산업생산·베이지북 호조, 기대 인플레이션율 1bp 상승(2.424%)은 금리 하락을 제한했다.

유럽에서는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가 2.4bp 내린 2.687%, 영국 길트금리는 1.4bp 오른 4.639%로 혼조세를 보였다. 스와프시장은 7월 24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2%로 반영했다.


해외 증시·향후 일정

유럽 Euro Stoxx 50 지수는 1.05% 하락,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 –0.03%, 일본 니케이225 –0.04%로 전반적 약세였다.

18일에는 6월 미국 소매판매(전월 대비 0.1%·자동차 제외 0.3% 증가 예상),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23.4만 건 예상), 7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1.0 예상), 7월 NAHB 주택시장지수(33 예상) 등이 발표된다. 19일에는 6월 주택착공(129만 8천 호)·건축허가(138만 6천 호)와 7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61.5)가 예정돼 있다.

비트코인 차트

실적 시즌 본격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EPS 성장률은 2.8%로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예상된다. 야데니 리서치에 따르면 11개 섹터 중 6개만 이익 증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17일 예정된 주요 기업 실적은 펩시코, 트래블러스, 애보트 래버러토리즈, 엘리번스 헬스, 신타스, 마쉬&맥러넌, US뱅코프, 스냅-온, 제너럴 일렉트릭, 시티즌스 파이낸셜, 피프스서드 뱅코프, 넷플릭스 등이다.


용어 해설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단계의 물가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선행하는 특성이 있다. 베이지북(Beige Book)은 연준이 8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수집한 경기 동향을 모아 FOMC 전 공개하는 보고서로, 지역 경제의 정성적 흐름을 보여준다.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24시간 거래돼 현·선물 가격 발견 기능을 제공한다.

기자 관전평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은 실현 가능성에 비해 시장이 과도 반응한 측면이 있다. 역사적으로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은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고 통화가치 하락을 초래해 결국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이다. 이번 사안이 해프닝으로 끝나더라도 정치권의 연준 압박이 반복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며, 이는 하반기 통화정책 경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금리 인하 기대보다 장기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관세 정책의 급격한 변동은 공급망 리프팅 비용을 통해 기업 실적과 물가에 시차를 두고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들어선 만큼 기업들의 향후 마진 가이던스와 관세 대응 전략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자료: 바차트, 나스닥닷컴, 연준, 블룸버그, 야데니 리서치.ⓒ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