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22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와이오밍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통화 긴축 완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투자심리를 주도했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오전 10시 15분(미 동부시간) 기준 745포인트(1.7%) 급등했고, S&P500 지수는 95포인트(1.5%) 뛰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400포인트(0.9%) 오르며 강세장을 연출했다.
■ “금리 인하 임박” 파월 신호
파월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고용시장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면서 “정책금리가 이미 제약적 영역에 진입한 만큼, 균형 잡힌 전망과 위험구조 변화를 고려할 때 정책 스탠스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직결해 해석,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인하를 가정하는 가격 조정이 즉각 이뤄졌다.
시장조사업체 바이털 놀리지는 보고서에서 “연준 수장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9월 인하’ 신호”라면서도 “전반적 톤이 극단적 매파에서 비둘기로 급변한 것은 아니며,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 UBS, S&P500 목표치 상향
2분기 실적 시즌이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S&P500 연말 목표치를 6,600포인트로, 2026년 6월 목표치를 6,800포인트로 각각 높였다. 지수는 전일 6,370.17에 마감했다. UBS는 2분기 S&P500 EPS가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 초기 예상치(5%)를 상회했으며,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대형 기술주의 EPS가 30% 급증해 자체 전망치(20%)를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UBS는 “3분기 가이던스도 긍정적이어서 관세 부과가 본격화됐음에도 수익 성장 둔화 조짐이 없다”고 덧붙였다.
■ 주요 종목 동향
메타 플랫폼스(NASDAQ:META)가 구글(NASDAQ:GOOGL)과 1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했다. 메타는 향후 6년간 구글 클라우드의 서버·스토리지·기타 서비스를 이용해 초거대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는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AI 투자금의 수익성을 입증하라는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반면 NVIDIA(NASDAQ:NVDA)는 중국 전용 H20 AI 칩을 둘러싼 베이징의 규제 심사가 강화되자 하위 부품 공급사들에 생산 중단을 요청했다는 보도로 약세를 보였다. 워크데이(NASDAQ:WDAY)는 파라독스 인수 효과를 제외하면 구독 매출 전망을 유지해 하락했다. 도소매 체인 BJ’s 홀세일 클럽(NYSE:BJ)은 회원 수 800만 명 돌파와 함께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세무·회계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NASDAQ:INTU)는 마케팅 플랫폼 메일침프 부문의 부진으로 1분기 매출 성장률 전망이 예상에 못 미쳐 하락했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즈(NASDAQ:ZM)는 견조한 2분기 실적과 연간 매출 상향 조정 덕에 상승했다.
■ 원유 시장, 3주 만에 주간 상승 전환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교착과 미국 원유재고 급감 영향으로 2주간의 하락세를 끊고 반등세를 이어갔다. 현지 시각 오전 10시 15분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LCO] 선물 가격은 배럴당 67.94달러로 0.4% 올랐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63.86달러로 0.5% 상승했다. 이번 주 브렌트는 3%, WTI는 1.4% 각각 올랐다. 3년 반째 이어지는 전쟁으로 러시아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다. 더불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집계한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을 웃도는 폭으로 감소하면서 수요 견조 신호가 강화됐다.
■ 주요 용어 해설
잭슨홀 심포지엄은 연준이 주최하는 연례 경제정책 학회로,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와 학계·시장 전문가가 참석해 중장기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연준 의장이 던지는 메시지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최고 수위 가이드라인’으로 통한다. ‘매그니피센트 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등 시가총액이 천문학적인 빅테크 7개사를 지칭하는 비공식 용어다.
■ 전망 및 분석
연준이 사실상 금리 인하를 예고함에 따라, 시장 관심은 ‘속도와 폭’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 연말까지 두 차례 인하를 선반영한 만큼, 9월 FOMC가 0.25%포인트(P) 인하를 단행할 경우 주식·채권·원유 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선호가 더욱 확대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물가 불확실성을 거듭 강조한 만큼, 에너지·식료품 등 변동성 높은 품목의 가격 추이가 연준 정책 경로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또한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 국면을 유지하고 있어 인위적 부양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경계감도 공존한다.
기술·AI 섹터는 구글·메타 계약과 같은 초대형 클라우드·AI 투자가 구체적 매출·이익으로 연결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UBS의 목표가 상향처럼, 호실적과 견고한 가이던스가 이어질 경우 S&P500 지수가 “6,800포인트 시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엔비디아 사례에서 보듯, 지정학·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