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 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로 기울 수 있다는 신호에 반응하며 급등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주요 지수 모두 주간 낙폭을 만회하며 강세로 돌아섰다.
2025년 8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장 대비 S&P 500 지수는 +1.52% 오른 5,532.64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1.89% 상승한 42,681.0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도 +1.54% 오른 18,927.12포인트로 마감했다. 같은 날 9월물 E-mini S&P 500 선물은 +1.52%, 9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1.55% 상승했다.
E-mini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지수선물 계약을 뜻한다. 표준 계약보다 거래 규모가 작아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쉽고, 장외 시간에도 활발히 거래돼 시장 심리를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 ‘완화적 전환’ 신호 보낸 파월 의장
“고용시장에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통화정책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 제롬 파월 의장
파월 의장은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나온 공개 발언에서 “실업률 안정을 기반으로 정책을 신중히 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9월 29~30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실제 연방기금선물(FF)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확률이 전일 71%에서 81%로 급등했다.
이에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1주 최저 수준인 4.24%까지 밀렸다. 채권 가격이 뛰자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유입됐고, 성장주와 경기민감주가 동반 랠리를 연출했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연 8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FOMC의 성명·점도표·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금리 경로를 예측한다.
■ 보스턴 연은 총재 발언은 ‘매파적 견제’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경제 성장은 둔화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여전하다”고 평가하며, 현 정책이 “다소 제약적이지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 발언의 효과가 더 컸고, 시장은 ‘안도 랠리’를 펼쳤다.
■ 국채·유럽 금리 동반 하락
9월물 10년 국채 선물(ZNU5)은 19틱 올랐고, 금리는 7.2bp 내린 4.256%로 마감했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10년 기대물가)은 3주 최고치인 2.421%로 뛰었지만, 완화 기대가 금리 하락폭을 상쇄했다. 같은 날 독일 10년물 금리는 3.5bp 하락한 2.722%, 영국 길트 금리는 4.693%로 3.7bp 내렸다.
■ 해외 증시도 호조
유로 Stoxx 50 지수는 5개월 최고치에서 +0.48%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45% 올라 10년 만의 고점을 경신했고, 일본 닛케이225는 +0.05% 상승하며 반등했다.
■ 섹터·종목별 움직임
반도체주 전반이 지수를 견인했다. ON 세미컨덕터 +6%, 글로벌파운드리즈·인텔 +5% 이상, NXP·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4%대, ARM 홀딩스 +3%대 상승을 기록했다. AMD·TI·마벨·ASML·퀄컴도 2% 넘게 올랐다.
‘매그니피션트 세븐’ 대형 기술주는 테슬라 +6%, 알파벳·아마존 +3%, 메타 +2%, 애플·엔비디아 +1%대, 마이크로소프트는 0.59%로 뒤를 이었다.
여행·레저주도 강세였다. 노르웨이지안·아메리칸항공·알래스카에어 +7% 이상, 카니발·델타·로열캐리비안 +6% 이상, 유나이티드·사우스웨스트항공 +5%대로 마감했다.
주택건설주는 국채금리 하락 덕분에 레너, 풀티, DR 호튼, 톨브러더스 등이 5% 이상 올랐고, 건축 자재주 빌더스퍼스트소스 +8%, 모호크 인더스트리즈 +7%를 기록했다.
줌 커뮤니케이션즈는 2분기 매출이 예상(12억 달러)을 웃돈 12억2,000만 달러로 +12% 급등했고, 2026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유비키티는 매출 서프라이즈로 +29% 폭등했다. 반면 인튜잇은 2026년 영업이익 가이던스가 컨센서스를 밑돌아 -5%, CSX는 물류 서비스 리스크로 -3%대로 하락했다.
통신주는 AT&T·T-모바일이 2% 넘게, 버라이즌이 1% 넘게 밀려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 무역·통상 이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적용 품목을 400여 개 소비재로 확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모터사이클·자동차부품·가구 부품·식탁용품 등이 즉시 적용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도 ‘최대 300% 관세’를 예고했으며, 미국 내 생산 이전 기업에 한해 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과의 ‘관세 휴전’은 90일 연장됐지만, 인도산 수입품은 8월 6일부터 관세를 50%로 두 배 인상하는 등 선택적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모든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13.3%에서 15.2%로 뛰어 2024년(2.3%) 대비 6배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 기업 실적 시즌 총평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해 4년 만의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94%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고, 이 중 82%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이는 시즌 전 예상치인 +2.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음 주에는 하이코, NAPCO 시큐리티, PDD 홀딩스, 셈테크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 전망과 해석
시장 참여자들은 9월 FOMC에서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경기 연착륙 → 완화적 통화정책 → 위험자산 선호라는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기대가 재차 상승하고, 보스턴 연은 총재처럼 매파 기조를 유지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매파적 반격’이 나올 가능성도 상존한다.
특히 대선 변수와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이 결합되면, 관세 인상에 따른 공급망 교란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시장은 경제 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한마디에 과민 반응하는 변동성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자문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