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DXY)가 -0.57% 하락하며 1주일 반 만의 고점에서 급락했고, 금·은 등 안전자산 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이 완화적(비둘기파) 발언을 내놓으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 둔화 위험이 확대되고 있어 정책 기조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이 전해지자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주일 만의 저점인 4.248%까지 떨어졌고, 달러화 매도세가 강해졌다.
▶ Fed 인사 발언 엇갈려…하지만 시장은 “금리 인하”에 무게
보스턴 연은의 수전 콜린스 총재는 같은 날 “현 정책은 다소 긴축적이며, 이는 적절하다”고 언급해 매파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발언이 가진 무게가 더 컸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90%로,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55%로 반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실업률이 안정적이지만, 향후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정책금리가 제한적(Restrictive) 영역에 들어와 있으므로, 위험 균형 변화에 맞춰 스탠스를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유로·엔 강세…독일 성장 우려·日 CPI 둔화에도 달러 약세가 지배
EUR/USD 환율은 +0.73% 상승했다. 독일 2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3%, 전년동기 대비 -0.2%로 하향 수정됐음에도 달러 약세가 더 크게 작용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 정부 중재 소식은 유로존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와 동시에 관망세를 유발했다.
USD/JPY는 -0.87% 하락(엔화 강세)을 기록했다. 일본 7월 CPI 상승률이 3.1%(전월 3.3%)로 둔화돼 일본은행(BOJ)에 우호적이었으나,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이 1.627%로 16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리 차 축소 효과가 컸다.
▶ 안전자산 랠리: 금·은 ETF 자금 유입 최고치 경신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22.90달러(+0.68%) 상승했고, 9월물 은 선물은 0.461달러(+1.21%) 올랐다. 장 초반 달러 강세로 한때 밀렸으나 파월 발언 이후 안전자산 선호가 재점화됐다. 특히 미 정치권 불확실성, Fed 독립성 논란(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사 쿡 이사 사임 압박) 등이 금 가격에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금 ETF 보유량은 지난주 2년래 최고치를, 은 ETF 보유량은 이번 주 3년래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기관 자금이 지속적으로 귀금속 시장을 매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용어·지표 해설
달러 인덱스(DXY)는 미국 달러화를 유로·엔·파운드 등 6개 통화 대비 가중 평균한 지수로, 달러의 전반적 가치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bps(베이시스포인트)는 1bp가 0.01%포인트를 의미하며, 25bp 인하는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뜻한다. 또한 Restrictive란 통화정책이 경기·물가를 억제할 만큼 높은 수준임을 지칭한다.
▶ 기자의 관전 포인트
“파월 의장은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더욱 공고히 하며 시장의 금리 인하 베팅을 정당화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재가속될 위험도 남아 있어, 9~10월 인하가 현실화되더라도 점진적 완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본 기자는 연준의 정책 변화가 달러 약세·귀금속 강세라는 전통적 상관관계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한다. 향후 물가·고용 지표가 추가 둔화할 경우, 달러 약세 사이클이 본격화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예상외로 반등할 경우, 이번 랠리는 조정에 직면할 수 있다.
투자자는 달러 지수·금리·ETF 자금 흐름을 면밀히 체크하며 변동성 확대 국면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