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DXY00)가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29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0.62% 상승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2025년 10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달러화 강세는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 완화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hawkish) 발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 미·한·중 무역 관련 완화 신호
미국과 한국은 이날 1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조선 분야 투자와 미국의 한국산 제품 관세를 15% 상한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최종 무역 합의를 발표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사태 해결을 전제로 “중국산 제품 관세 인하를 기대한다”고 밝혀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다.
지난 주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미·중 실무협상에서도 잠정 합의가 도출되면서, 11월 1일 발효 예정이던 100% 관세 위협이 사실상 철회됐다. 중국은 최소 1년간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하지 않고 미국산 대두를 “상당량” 매입하기로 약속했으며, 틱톡 접근 허용 문제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 연준의 25bp 인하 및 QT 종료에도 달러 강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예상대로 25bp(0.25%p) 금리 인하를 단행해 목표 범위를 3.75%~4.00%로 조정했고, 12월 1일 양적긴축(QT) 종료도 선언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
12월 추가 인하는 기정사실이 전혀 아니다
“라고 못 박으며 시장 기대를 냉각시켰다.
이 발언 직후 미 국채 수익률이 뛰었고, 엔화·유로화 등 주요 통화가 모두 약세를 보이며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다. 시장은 여전히 12월 FOMC에서 추가 25bp 인하 가능성을 69%로 반영하고 있으나, 2026년 말까지 총 72bp 인하 전망은 다소 완화됐다.
■ 외환시장 세부 동향
EUR/USD는 달러 강세에 0.60%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실상 추가 인하 사이클을 종료한 가운데, 연준의 더딘 완화 속도는 양 통화 간 정책 차별화를 더욱 부각했다. 스와프 시장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1% 미만의 인하 가능성만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USD/JPY는 0.56% 상승하며 엔화가 약세로 전환됐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전에 일본 재무장관이 “BOJ에 정책 공간을 허용“할 필요성을 언급하며 일시적으로 엔화 강세를 유도했지만, 금리 상승 압력이 이를 상쇄했다. 일본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치(35.5)를 웃돈 35.8(10개월 최고)로 집계됐다.
■ 미국 경제지표 및 정부 셧다운 변수
9월 미국 미결주택매매지수(pending home sales)는 전월 대비 제자리(0%)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1.2%)를 하회했다. 한편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될수록 경제 성장 둔화와 추가 금리 인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된다.
■ 귀금속 시장: 단기 반등 후 급락
12월물 COMEX 금(GCZ2)은 장중 17.60달러(0.44%) 올라 하루 전 3주 최저치에서 일부 회복했으며, COMEX 은(SIZ2)은 0.589달러(1.24%) 상승했다. 그러나 장 마감 후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과 달러 급등으로 한때 온스당 40달러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금·은 가격은 정부 셧다운, 지정학적 리스크, 중앙은행 매수 등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유지되고 있으나, S&P500 최고가 경신과 ETF 환매로 롱 포지션 청산 압력이 커지는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주 금 ETF 보유량은 3년 최고치에서 감소세로 전환했고, 은 ETF도 3.25년 고점 대비 줄었다.
■ 용어 해설
양적긴축(QT)은 중앙은행이 보유 자산을 축소해 시중 유동성을 줄이는 정책으로, 금리 인상과 함께 통화긴축 수단으로 쓰인다. 반대로 양적완화(QE)는 자산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한다.
매파(hawkish)와 비둘기파(dovish)는 중앙은행 통화정책 성향을 설명하는 표현이다. 매파는 주로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을 선호하며, 비둘기파는 성장 지원을 위해 완화 쪽에 무게를 둔다.
안전자산(safe-haven)은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가치 보존 수단으로 선호되는 자산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금, 엔화, 미국 국채 등이 꼽힌다.
■ 시장 전망 및 논평
파월 의장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달러 강세 국면은 단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부 셧다운 지속과 주택지표 부진 등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연준이 연내 또 한 차례 카드를 꺼낼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투자자들은 무역협상 최종 결과와 11월 초 발표 예정인 고용·물가 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