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30일(현지시간) ‘매파적(Fed 금리 인하 지연 시사) 파월 발언’ 여파로 혼조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12% 내린 5,567.72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8% 하락한 40,381.04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나스닥100 지수는 +0.16% 상승해 20,419.18을 기록했다. CME 연계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09% 밀렸고, 같은 만기의 나스닥 선물은 +0.19% 올랐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며, 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 상방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온건한 제약적(mildly restrictive)’ 통화정책 기조가 당분간 적절하다”면서 단기적인 금리 인하 기대를 사실상 일축했다.
이 발언 직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5bp 오른 4.37%로 급등했고, 주식시장에는 매도 압력이 확산됐다. 특히 다우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며 1.5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1) 경제 지표: 노동시장·GDP ‘깜짝’ 상승
장 초반에는 미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7월 ADP 민간 고용은 10만4,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7만6,000명)를 크게 웃돌며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질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3.0%를 보여 컨센서스(+2.6%)를 상회했다. 동시에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분기 기준 +2.5% 오르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확인시켰다.
반면 6월 잠정 주택매매 지수는 –0.8%(전월 대비)로 예상(+0.2%)을 빗나갔고,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같은 주(7월 25일 종료) 주택담보대출 신청건수는 –3.8% 줄었다. 평균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83%로 전주보다 1bp 하락했으나 주택 수요 회복에는 역부족이었다.
2) FOMC 결과: 두 명의 ‘비둘기’ 이례적 반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만장일치 대신 9대 2로 기준금리(4.25%~4.50%) 동결을 결정했다. 1993년 이후 처음으로 Fed 이사 2명(보우먼·왈러)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성명서는 “올해 상반기 경제활동이 완만하게 둔화됐다”며 경기 평가를 한 단계 낮췄다.
“관세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만큼, 현행 수준의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발언 이후 9월 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47%로, 10월 회의에서는 36%로 각각 낮춰 가격에 반영했다(시카고상품거래소 연방기금선물 기준).
3) 관세 리스크: 트럼프 전 대통령의 ‘8월 1일 데드라인’
거래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무역 발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8월 1일부로 인도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7월 16일에는 “150개국에 15~50% 범위의 ‘단순·직선적’ 관세를 통보할 것”이라고 언급해, 글로벌 교역 질서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6월 개인소득(+0.2% m/m 예상), 개인소비(+0.4%), 핵심 PCE(+0.3%·+2.7% y/y 예상)와 7월 고용보고서(비농업 +10만9,000명, 실업률 4.2% 예상)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연준의 향후 금리결정에 결정적 단서가 될 전망이다.
4) 실적시즌: ‘매그니피센트 7’ 집중 조명
현재 S&P500 기업 중 38%가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해 지난주 대비 두 배를 웃돌 전망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분기 S&P500 추정 순이익 증가율은 +4.5% y/y로, 시즌 전 기대치(+2.8%)를 상회 중이다. 보고를 마친 기업 중 약 82%가 시장 예측을 넘어섰다.
현지시간 30일 장 마감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가, 31일에는 애플·아마존닷컴이 실적을 내놓는다. 시장 영향력이 큰 ‘매그니피센트 7’의 성적표가 지수 변동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5) 국채·해외시장 동향
9월물 미 10년물 T-노트 가격은 –11.5틱 떨어졌으며, 수익률은 4.313%에서 4.370%로 급등했다. 유럽에서는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가 –0.3bp 하락한 2.706%,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3bp 내려 4.603%로 마감했다. 유로존 2분기 GDP는 +0.1% q/q로 시장예상(0)보다 높았고, 7월 경제심리지수는 95.8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왑시장은 9월 11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14%로 본다.
6) 개별 종목: 급락·급등 종목 명암 대비
▶ 하락 – 체크포인트소프트(-14%·EPS $2.37), 엔테그리스(-14%·총마진 44.6%), IDEX(-11%·연간 가이던스 하향), 올드도미니언프레이트라인(-9%), 트레인테크놀로지스(-8%), GE 헬스케어(-7%), 몬델리즈(-6%), 팔로알토네트웍스(-5%·사이버아크 250억 달러 인수 발표).
▶ 상승 – 제네락(+19%·매출 $10.6억), 테라다인(+18%·EPS $0.57), 휴마나(+12%·연간 EPS $17 상향), 마벨테크놀로지(+7%·모건스탠리 목표가 $80), 번지글로벌(+5%·EPS $1.31), 일렉트로닉아츠(+5%), 익스팬드에너지(+4%·매출 $36.9억), 엣시(+2%).
투자자라면 이러한 변동성을 활용하되, 실적발표 전후의 과도한 포지션은 위험을 키울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7) 용어 해설: ‘E-미니’, ‘bp’, ‘핵심 PCE’
E-미니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소액 투자자를 위해 내놓은 주가지수 선물이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1bp가 0.01%p(1/100퍼센트포인트)로 금리 변동폭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핵심 PCE(Core PCE)는 개인소비지출 물가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로,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물가 척도다.
8) 기자 해설
이번 FOMC는 퍼스트컷(첫 금리 인하) 기대를 한풀 꺾었다. 노동시장과 기업 실적이 분명 견조하다는 점은 증시 버팀목이지만, 관세·물가·장단기금리차 역전(=경기둔화 전조)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면 변동성 확대 국면이 불가피하다. S&P500이 연초 대비 20%를 웃도는 랠리를 이어왔으나, ‘파월 풋’ 대신 ‘타리프 리스크’가 부각되는 8월 초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검토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