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미 달러 인덱스(DXY)가 0.22% 상승하며 3년 6개월 만의 저점에서 반등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인하한 직후 달러는 한때 약세를 보였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나오자 방향을 급반전해 상승 마감했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상품 가격 상승이 물가에 반영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해 추가 금리 인하 여지를 제한했다.
■ FOMC 결정 세부 내용
FOMC는 11대 1의 표결로 연방기금목표금리 범위를 4.25~4.50%에서 4.00~4.25%로 25bp 인하했다. 의결문에는 “고용의 하방 위험은 확대됐으나, 물가는 상승했으며 여전히 다소 높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연준의 점도표(dot plot)는 2025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3.625%로 제시해 올 연말까지 50bp 추가 인하를 암시했다. 2026년 말 전망치는 3.375%로, 2026년에 25bp 인하 한 차례만 더 단행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노동시장 탄탄하다는 기존 평가를 수정해야 한다. 보다 ‘중립적’인 금리 수준으로 이행하는 것이 고용 회복에 도움이 될 것”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주택 지표 부진
8월 미국 주택착공(하우징 스타트)은 전월 대비 8.5% 감소한 130만7천 건으로, 시장 예상치(136만5천 건)를 밑돌았다. 건축허가는 3.7% 줄어든 131만2천 건으로 5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 연준 독립성 우려
달러 약세 압력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셸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는 시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소속 스티븐 미란이 연준 이사직을 겸임하려는 계획 등이 거론됐다. 시장에서는 정치적 압력이 외국인 투자자의 달러 자산 매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요 통화별 동향]
유로화(EUR/USD)는 0.24% 하락하며 4년 만의 고점에서 되돌림을 보였다.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확정치가 전년 동기 대비 2.0%로 종전 속보치(2.1%)보다 낮아지면서 완화적(비둘기파) 통화정책 기대가 확대된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거의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스왑시장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로 반영한다.
엔화(USD/JPY)는 0.13% 상승(엔화 가치 하락)해 달러당 2.25개월래 최고 수준에서 후퇴했다. 파월 의장 발언으로 미 국채 수익률이 반등하자 엔화 약세가 심화된 것이다. 전날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재정확대 가능성이 커진 점도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일본의 8월 수출은 전년 대비 0.1% 감소하며 예상치(-2.0%)보다 양호했으나, 수입은 5.2% 줄어 시장 예상(-4.1%)보다 부진했다.
[원자재 시장]
금·은 가격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각각 0.20%, 1.78% 하락했다. 특히 파월 의장의 매파적 코멘트가 나온 장 마감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20달러 이상 추가 하락했다. 그러나 전일(16일) 최근월물 금은 3,698.6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은은 14년 만의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 관세 정책, 프랑스 정치 불확실성(바이루 총리 불신임 사퇴), 일본 정치권 혼란(이시바 총리 사임)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며 금 ETF 보유량은 2년 3개월 만의 최고치, 은 ETF 보유량은 3년 만의 최고치로 늘어났다.
■ 시장 전망
금리선물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추가 25bp 인하 확률을 90%로 반영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이 이미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앙은행 간 정책 차별화가 외환시장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 용어 해설※ dot plot은 연준 위원 개별 금리 전망을 점(dot)으로 나타낸 그래프다. 점이 위로 갈수록 높은 금리를 예상한다는 뜻이므로 시장은 이 그림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한다.
■ 기자 관전평
연준이 ‘보다 중립적인’ 금리를 지향한다고 밝혔으나, 파월 의장이 물가 상승 지속 가능성을 거론한 이상 시장은 당분간 인플레이션을 최우선 변수로 삼을 전망이다. 주택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선 점은 금리 인하 페이스가 생각보다 완만해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유로와 엔화 모두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라는 내부 변수를 안고 있어, 달러 독주 체제가 단기간에 꺾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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