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 마감동향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12% 내렸고(종가 $SPX),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8% 떨어져 1.5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100 지수는 0.16% 올라 간신히 플러스권을 지켰다. 같은 만기 기준 E-미니 선물에서는 S&P가 0.09% 하락, 나스닥이 0.19% 상승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장 초반 주가는 탄탄한 고용·성장 지표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으나, 파월 의장이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들어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일축하면서 채권 금리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주식 매도세가 유입됐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5bp 올라 4.37%에 마감했다.
■ 연준 FOMC 결과 및 파월 의장 발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예상대로 기준금리(FFR) 목표 구간을 4.25~4.50%로 동결했다. 그러나 보우먼(Bowman)·월러(Waller) 이사가 25bp 인하 쪽으로 이견을 표명,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이사회에서 2명의 ‘금리 인하’ 파행표가 나왔다. 성명서 문구도 기존의 ‘견조한 페이스’에서 ‘상반기 완만한 성장’으로 하향 조정됐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건하며(looks solid), 최근 부과된 관세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면서 “현재의 완만하게 제약적인(moderately restrictive) 정책기조가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연내 인하 가능성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 주요 거시 지표
· 7월 ADP 민간고용은 10만4,000명 증가해 예상치(7만6,000명)를 웃돌며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3.0% 성장해 컨센서스(2.6%)를 상회했다.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기 대비 2.5% 올라 예상치(2.3%)를 웃돌았다.
· 6월 펜딩홈세일즈(주택매매계약)는 전월 대비 0.8% 감소해 시장 기대(0.2% 증가)에 못 미쳤다.
· 모기지은행협회(MBA) 기준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3.8% 줄었으며 30년 고정금리는 6.83%로 1bp 하락했다.
용어설명: ADP 고용보고서는 민간 부문의 고용 동향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미 노동부의 공식 고용보고서(NFP) 발표 전 시장 기대치를 형성한다. PCE 물가는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잣대다.
■ 재무부·무역정책 이슈
미 재무부는 분기별 자금조달 계획에서 “향후 수 분기 동안 중·장기 국채 발행 규모를 동결하고, 2026년까지 만기가 짧은 증권(단기물)에 의존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인도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매기고, 러시아산 에너지 도입에 대한 ‘추가 페널티’까지 언급했다. 그는 앞서 “150개국에 15~50%의 보편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 향후 일정 및 시장 기대
목요일(1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예상 22만3,000건), 고용비용지수(0.8% 상승 예상), 6월 개인소득·지출, 핵심 PCE(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7%), 시카고 PMI가 발표된다. 금요일에는 7월 비농업부문고용(NFP, 10만9,000명 증가 예상), 실업률(4.2% 예상), 시간당 임금, ISM 제조업 지수,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예정돼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연방기금선물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은 47%, 10월 회의에서는 36%로 반영되고 있다.
■ 실적 시즌 집중
이번 주는 S&P500 편입 기업의 38%가 실적을 내놓는 ‘슈퍼위크’다. 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수요일 장 마감 후), 애플·아마존(목요일) 등 ‘매그니피센트 세븐’이 핵심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1/3가량의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82%가 순이익 전망을 상회, 2분기 S&P500 전체 EPS는 전년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사전 전망 2.8%).
주요 종목별로는 제너랙(+19%), 테라다인(+18%), 휴매나(+12%) 등이 호실적으로 급등했고,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14%), 엔테그리스(−14%), 아이덱스(−11%) 등은 실적 부진으로 급락했다. 특히 팔로알토네트웍스는 사이버아크(CyberArk) 인수 소식에 5% 넘게 하락했다.
■ 해외 증시·채권 시장
유럽 Euro Stoxx 50은 0.26% 상승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5개월 만의 최고치로 0.17% 올랐으며, 일본 닛케이225는 0.05% 하락했다.
미 10년물 국채선물(9월물)은 장중 3.5주 만의 고점을 터치한 뒤 11.5틱 급락했고,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0.3bp 내린 2.706%, 영국 10년물 길트는 3bp 하락한 4.603%로 마감했다.
유로존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0.1%, 전년 대비 1.4% 증가해 예상치를 상회했다. 7월 유로존 경제심리지수(Economic Sentiment)는 95.8로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스왑시장은 9월 유럽중앙은행(ECB) 25bp 인하 기대를 14%로 반영 중이다.
■ 종목별 변동률(선별)
– Generac Holdings +19% (매출·가이던스 상향)
– Teradyne +18% (EPS 서프라이즈)
– Humana +12% (연간 EPS 상향)
– Check Point Software −14% (시장 기대에 부합했으나 가이던스 실망)
– Entegris −14% (마진 실망)
– IDEX −11% (연간 전망 하향)
이 밖에 31일(현지시간) 애플(AAPL), 아마존닷컴(AMZN), 마스터카드(MA) 등 대형주가 실적을 발표한다.
■ 전문가 한마디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플레이션 우려를 명분으로 들고 나온 파월 의장의 발언이 기대와 달리 ‘더 오래 높은 금리(Higher for Longer)’를 재확인했다”며 “다만 고용·성장 모멘텀이 동시에 견조하다는 점은 주식시장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시장 참여자는 “FOMC 내부에서조차 두 명의 이사가 ‘인하’를 주장한 것은 분명 완화적 시그널”이라며 “향후 발표될 핵심 PCE와 비농업고용이 실제로 둔화한다면, 시장은 연준보다 더 빠른 완화 시점을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요약하면, 탄탄한 경제 지표와 매파적 연준이 힘겨루기를 벌이는 가운데, 관세 정책과 기술주 실적이 단기 시장 방향성을 가를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