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혼조, 연준 의장 발언이 촉발한 금리 경계심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일(30일) 뉴욕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12% 하락한 5,585.42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8% 내린 39,512.31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0.16% 상승한 20,267.48을 기록하며 방어적인 흐름을 보였다. 선물시장에서도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9% 밀렸고, 같은 만기의 나스닥 선물은 0.19% 올랐다.
“노동시장은 견조하며, 관세로 인한 물가 상방 위험이 존재한다. 현재의 다소 제약적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강하게 제어했다. 그는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고, 최근 관세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당분간 정책금리를 동결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에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하루 만에 5bp(0.05%p) 급등한 4.37%를 기록했고, 주식시장의 차익 실현 매물을 자극했다.
미국 경제 지표는 견고함을 재확인했다. 7월 ADP 고용보고서는 10만4,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7만6,000명)를 크게 웃돌며 4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연율 3.0% 성장해 예상치(2.6%)를 상회했고,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전기 대비 2.5% 올라 시장 전망(2.3%)을 넘어섰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미결 주택매매는 전월 대비 0.8% 감소해 예상을 빗나갔으며, 모기지은행협회(MBA)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도 3.8% 줄었다. 다만 30년 고정금리 평균은 6.83%로 소폭 하락했다.
FOMC 결과는 시장 예측대로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으나, 보우먼·월러 이사 두 명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이사 두 명이 동시에 ‘완화’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식 성명에서는 “최근 지표는 상반기 성장세가 완화됐음을 시사한다”고 기존의 ‘견조한 성장’ 표현을 후퇴시켜 경기 둔화 우려도 드러냈다.
정치·통상 변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경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인도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으며,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에 대한 추가 제재도 시사했다. 그는 150개국에 15~50%의 일괄 관세를 통보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글로벌 무역 긴장감이 재부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관세 시행 전 막바지 무역 협상 소식을 주시하고 있다. 파월 의장 또한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연준의 ‘높은 금리’ 기조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주요 경제 일정과 전망
이번 주 남은 일정은 8월 1일 마감 무역 협상 데드라인과 함께, 7월 비농업부문 고용(예상 +10만9,000명), 실업률(예상 4.2%) 발표가 핵심이다. 7월 ISM 제조업 지수(예상 49.5), 미시간대 소비심리(예상 61.8)도 대기 중이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47%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어닝시즌이 절정에 달했다. 이번 주에만 S&P500 구성종목의 38%가 실적을 내놓는다. 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가 시장 종료 후 실적을 발표했고, 애플·아마존닷컴이 뒤를 잇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미 발표된 기업들을 기준으로 2분기 S&P500 순이익은 전년 대비 4.5% 증가해, 사전 예상치(2.8%)를 상회했다. 3분의 1가량이 발표를 마친 가운데 82%가 실적 전망을 뛰어넘었다.
국제 금융시장 동향
해외 증시도 방향성이 엇갈렸다. 유로 Stoxx 50 지수는 0.26%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9.5개월 최고치로 0.17% 올랐다. 그러나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0.05% 소폭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0.3bp 내려 2.706%를 기록했고,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603%로 1주 최저치로 하락했다. 스왑 시장은 9월 유럽중앙은행(ECB) 25bp 인하 가능성을 14% 수준으로 반영 중이다.
미 증시 개별 종목 등락
기업 실적 발표에 따른 주가 변동이 컸다.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14%), 엔테그리스(-14%), IDEX(-11%) 등이 실적 부진 및 가이던스 하향으로 급락했다. 물류기업 올드 도미니언 프레이트라인은 EPS 미달로 9% 내렸다.
반면, 제너랙 홀딩스는 매출 호조와 가이던스 상향으로 19% 급등했고, 테라다인(+18%), 휴마나(+12%), 마벨 테크놀로지(+7%) 등이 뒤를 이었다.
*ADP 고용보고서란? 전미 민간고용조사업체인 ADP가 매달 발표하는 민간부문 신규 고용 지표로, 매달 첫 번째 금요일 발표되는 ‘비농업부문 고용’(NFP)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체로, 1년에 8차례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기준금리·양적완화(QE)·양적긴축(QT) 등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이처럼 금리·관세·실적의 3박자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시장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