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매파적 발언에 인도 증시 하락…센섹스·니프티 약세 마감

[뉴델리 증시] 인도 주식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과 미·중 무역협상 소식, 그리고 미국 대형 기술주의 혼재된 실적 발표에 반응하며 일제히 하락했다. 30일(현지시간) BSE 센섹스(Sensex)는 전장 대비 592.67포인트(−0.70%) 내린 84,404.46에, NSE 니프티(Nifty)는 176.05포인트(−0.68%) 떨어진 25,877.85에 각각 장을 마쳤다.

2025년 10월 3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또 한 차례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도 “12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보장된 것(foregone conclusion)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이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 이러한 발언은 시장에서 기대해 온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고, 위험자산 선호도가 즉각적으로 약화됐다.

◆ 연준의 ‘매파적(hawkish) 스탠스’
‘매파’란 금리 인상 혹은 긴축 정책을 선호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정책 기조를 일컫는 용어다. 시장은 이미 10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했으나, 파월 의장은 향후 추가 인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물가와 경제지표 흐름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신흥국 통화 및 자산에 대한 압력이 가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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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빅테크(Earnings) ‘희비교차’

“알파벳, 예상 상회…메타, 160억 달러 일회성 충당금”

미국 기술주의 3분기 실적도 인도 시장 약세에 한몫했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매출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웃돌아 긍정적이었지만, 메타(Meta)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Big Beautiful Bill’ 관련 일회성 비용 159억 8,000만 달러를 반영하면서 수익성이 급감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공개되자, 고비용 구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 미·중 무역협상, ‘일시적 휴전’
같은 날 한국 서울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직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해 온 관세율을 57%에서 47%로 1년간 한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그 대가로 중국은 미국산 대두(soybeans) 구매를 재개하고, 희토류 원소(rare earth elements) 수출을 이어가며, 불법 펜타닐(fentanyl) 통제를 강화할 것에 합의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는 “이번 합의는 단지 휴전에 불과하며 근본적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 파생만기·수급 영향…센섹스·니프티 큰 폭 조정
이날은 10월물 파생상품 만기일(derivatives expiry)이었다. 만기일에는 선물·옵션 미결제 약정이 청산되며 현·선물가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 매매가 집중된다. 이런 기술적 요인이 변동성을 높인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FPI)는 5거래일 만에 1,128억 루피 순매도 우위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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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E Sensex

◆ 시가총액 상위주 약세 … 기관 수급도 흔들
BSE 대형주 지수는 1.1% 하락했고, 중형주·소형주 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IL)바자지 파이낸스가 각각 1.4%, 1.6% 밀렸고, IT 대장주 인포시스테크 마힌드라, 국영 전력망기업 파워 그리드 코퍼레이션, 통신사 바르티 에어텔 역시 1% 이상 낙폭을 기록했다.

◆ ‘약세장인가 숨 고르기인가’
시장 내부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기 과열 해소’라는 진단과 ‘연준 긴축 장기화 신호’라는 우려가 공존한다. 뭄바이 소재 증권사 헴 세큐리티의 애널리스트 니라브 셰티는 “12월 FOMC가 실제로 동결에 그친다면, 인도뿐 아니라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이 추가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코탁 증권의 아메야 드라베디 전략가는 “인도 경제의 펀더멘털과 구조적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저가 매수(Buy the dip) 전략을 권고했다.

◆ 용어 풀이
Quarter point(0.25%p) : 미국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단위로 조정할 때 쓰는 표현이다.
Big Beautiful Bill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추진한 대규모 인프라 법안 별칭으로, 법안 통과 지연에 따른 단말 손실이 회계상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됐다.
매파(hawkish)·비둘기파(dovish) : 통화정책에서 긴축을 선호하면 매파, 완화를 선호하면 비둘기파라고 부른다.


◆ 향후 관전 포인트
① 12월 FOMC 회의에서 물가 둔화세가 확인될지, ② 미·중 간 ‘관세 인하-구매 확대’ 약속이 실제 이행될지, ③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글로벌 증시 변동성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인도 중앙은행(RBI)이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경우, 루피화 약세가 외국인 투자 흐름을 추가로 흔들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Bombay Stock Exchange

◆ 결론
이날 인도 증시 하락은 매파적 연준 코멘트, 불확실한 미·중 무역 진전, 혼조된 미국 기술주 실적 발표, 그리고 파생만기 수급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단기 변동성은 이어지겠지만, 기업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개선될 경우 다시 상승 동력을 찾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투자자들은 거시정책 방향성과 함께 개별 기업의 실적·현금흐름 건전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