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매파적 발언에 뉴욕증시 혼조…다우 사상 최고 경신

뉴욕증시가 1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매파적(hawkish) 발언으로 장중 상승폭을 반납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S&P500과 나스닥100 지수는 하락 전환했다.

2025년 9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S&P500 지수는 0.10% 내린 5,321.84에, 나스닥100 지수는 0.21% 떨어진 18,453.26에 장을 마쳤다. 반면 다우지수는 0.57% 오른 41,281.67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동일 기간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9%,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14%씩 각각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지속될 위험이 있다”면서 “연준의 추가 완화에 신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발표된 노동시장 수정치로 고용이 더 이상 견조하지 않다”면서 당장의 정책 완화가 노동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장 예상대로 25bp(0.25%p)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 범위를 4.25%→4.00%로 조정했고, 연내 추가 50bp 인하를 시사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매파적 코멘트가 채권 금리 반등을 불러오며 위험자산 전반의 매수세를 둔화시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3.99%(5.25개월 최저)까지 내려갔다가, 발언 이후 4.07%로 4bp 상승 마감했다.

주목

‘매파’는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고 금리 인상·긴축을 선호하는 정책 기조를 의미한다. 반대 개념인 ‘비둘기파’(dovish)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완화를 지지한다. 파월 의장의 최근 언급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재확인하며 매파적 스탠스가 후퇴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FOMC (점도표)*주요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도식화한 그래프는 2025년 말 기준금리를 3.625%로 제시해 연내 두 차례(총 50bp) 추가 인하를 가정했다. 2026년 말 전망치는 3.375%로 단 한 차례의 추가 인하만 반영됐다. 또한 2025년 미국 GDP 성장률 전망은 1.4%→1.6%로 상향, 2025년 근원 PCE 물가 전망은 3.1%로 유지돼 2% 목표를 여전히 웃돌았다.


주택지표 부진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8월 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8.5% 감소한 130만7,000건으로 시장 예상치(136만5,000건)를 하회했다. 8월 건축 허가는 5년 3개월래 최저치인 131만2,000건으로 3.7% 감소해, 플러스 전환을 예상했던 시장 컨센서스(137만건)를 무너뜨렸다.

반면 지난주 MBA 모기지 신청은 29.7% 증가했다. 2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49%→6.39%로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주택 수요 측면의 뒷받침이 일부 감지됐다.

주목

개별 섹터별로는 반도체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Nasdaq 100 엔비디아(Nvidia)는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CAC)이 RTX Pro 6000D 칩 주문 중단을 지시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이후 2% 넘게 떨어졌다.

주택건설·원재료 관련주도 동반 하락했다. 빌더스퍼스트소스는 5% 이상, 모호크 인더스트리·홈디포·와이어하우저는 1~4%대 떨어졌다. 한편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4분기 적자 및 2026년 매출 전망 하향으로 6% 급락했다.

대조적으로 헐로직워크데이는 각각 인수·투자 기대, 증권사 투자의견 상향에 7% 이상 급등했다. 우버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는 경영진 지분 매도로 4% 내외 하락했다.

해외 증시는 엇갈렸다. 유럽 유로 Stoxx 50은 0.05% 하락, 중국 상하이종합은 0.37% 상승, 일본 닛케이225는 0.25% 내렸다.


채권시장에서는 12월 만기 미국 10년물 T-노트 선물이 13.5틱 하락했고, 수익률은 4.068%로 4bp 올랐다. 장 초반 주택지표 부진과 금리 인하 결정으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파월 의장 발언과 상향된 성장 전망이 금세 매도 전환을 자극했다.

유럽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1.8bp 내린 2.675%,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1.4bp 낮은 4.625%였다.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 8월 CPI 확정치는 2.0%로 하향 수정됐고, 영국 8월 CPI는 전월과 동일한 3.8%로 예상치에 부합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 FedWatch에 따르면, 시장은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90% 확률로 25bp 추가 인하를 반영 중이다.

10년물 T노트 Fed 독립성에 대한 우려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이사 해임 시도와 스티븐 미런 CEA 보좌관의 이사직 겸임 추진이 통화정책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장 전·후 거래(프리·애프터마켓)에서는 페덱스, 레나, 팩트셋 등 주요 기업이 18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추가 관세·무역 뉴스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예상 24만 건)에도 주목하고 있다.

*본 기사에 언급된 개별 종목에 대해 필자는 직접적인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