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단기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히면서 달러화와 미 국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월가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2025년 7월 30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미국·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지표, 백악관의 신규 관세 발표 등 굵직한 재료가 한꺼번에 쏟아진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달러 인덱스는 1% 급등해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고,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도 단기물 중심으로 최고 6bp(1bp=0.01%p) 뛰었다. 반면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0.1% 수준에서 강보합·약보합으로 엇갈렸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4% 하락했다.
주요 재료 요약
1) 미국 2분기 GDP는 연율 3.0%로 컨센서스(2.4%)를 웃돌았으나, 민간 국내최종구매(PDFP)는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그쳐 표면적 성장세가 실질 수요 둔화를 가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 유로존 GDP도 시장 우려보다는 선방해 투자심리를 방어했지만, 파월 의장의 ‘조기 인하 불가’ 시그널이 이를 상쇄했다.
3) 백악관은 인도·브라질·구리 수입에 대한 신규 25% 관세를 8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동시장은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이며, 인플레이션은 목표치(2%)를 여전히 상회한다. 현 통화정책은 ‘완만하게’ 제약적이며, 서둘러 완화할 이유가 없다.” – 제롬 파월 의장
이 발언 직후 9월 금리 인하를 점쳤던 선물시장은 베팅을 철회했고, 현재 12월 FOMC까지 단 한 차례 인하만 전면 반영하고 있다.
브라질, ‘세계 최악의 관세 손패’ 위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버레이션데이(Liberation Day)’ 관세 프로그램을 일부 동맹국과 협상으로 완화한 반면, 브라질은 정치적 갈등으로 협상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4월 2일까지만 해도 10% 관세가 예고됐으나 이번 주 협상 기한이 넘어가면 50% 초(超)관세가 적용될 전망이다.
50% 관세율은 미·일, 미·EU가 체결한 15% 합의 수준을 압도하고, 중국을 제외하면 프로그램 내 최고 수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우 성향 야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 수사를 문제 삼으며 “보우소나루를 건드리지 말라”고 주장했다.
브라질 산업연맹(CNI)은 50% 관세가 10만 개 이상 일자리를 위협하고, 연간 성장률을 0.2%p 깎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농업연맹(CNA)은 대미(對美) 수출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 ‘Selic’이란?
Selic(셀릭) 금리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로 활용하는 ‘연간 기준금리’다. 현재 15%로, 러시아·터키보다 높은 실질 금리(약 10%)를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제약적인 통화정책으로 평가된다.
높은 이자 부담은 국내 소비·투자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국채 이자비용을 급증시켜 브라질 국가부채 비율을 내년에 82%까지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
시장별 반응
- 외환: 달러 인덱스 +1%(최근 3년간 주간 최대 상승세 예상), 유로 -2%(3년 만의 최대 낙폭)
- 주식: 마이크로소프트 장마감 후 +6%, 메타 +10% 급등
- 채권: 미 2년·5년·10년물 수익률 4~6bp 상승
- 원자재: COMEX 구리 -20%, 플래티넘 -6%, 금 -3%
특히 구리 가격 급락은 구리 수입에 대한 신규 관세가 전기차·신재생 프로젝트 원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전문가 시각 및 추가 관전 포인트
필자는 파월 의장의 신중한 태도가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시키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9월 FOMC에서 ‘점도표(금리 전망치)’가 변경되지 않을 경우 시장이 다시 조기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는 실제 물가 흐름보다는 고용·소비 둔화 속도에 좌우될 것이다.
또한 브라질 사례는 정치 리스크가 통상 리스크로 직결되는 대표적 예시다. 달러 강세·고금리 장기화 속에 신흥국들은 무역·재정 균형에 따른 개별 대응력이 극명히 갈릴 전망이다.
내일 예정된 주요 지표·이벤트
▲ 호주 6월 소매판매 ▲ 중국 7월 제조업 PMI(국가통계국) ▲ 일본 7월 BOJ 금리 결정·6월 소매판매·6월 산업생산 ▲ 대만·홍콩 2분기 GDP 잠정치 ▲ 삼성전자·미즈호·스미토모 실적 ▲ 독일 7월 소비자물가(CPI) 잠정치 ▲ 미국 6월 개인소비지출(PCE)·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시카고PMI ▲ 미국 기업실적(아마존·애플·마스터카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