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경질설 속에서도 뉴욕증시 상승 마감

뉴욕증시가 16일(현지시간)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29% 오른 5,632.52를 기록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7% 상승한 39,779.09로 장을 끝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도 +0.12% 오른 19,991.42로 마감했다.

선물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9월물 E-미니 S&P500 선물(ESU25)은 +0.33% 상승했고, 9월물 E-미니 나스닥100 선물(NQU25)은 +0.11% 올랐다.

2025년 7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을 즉각 해임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이후 장 막판 매수세가 유입됐다. 다만 대통령은 ‘사유가 있을 경우’ 해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 시장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장중 한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나 파월 의장 해임 의사를 밝혔다”

는 보도가 나오며 지수가 일시 급락하기도 했다.


연준 정책에 우호적인 물가 지표도 주가를 지지했다.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보합, 전년 대비 +2.3%로 예상치(+0.2% m/m, +2.5% y/y)를 하회했다. 핵심 PPI(식품·에너지 제외) 역시 전월 보합, 전년 +2.6%로 예상치(+0.2% m/m)를 밑돌았다. ※PPI는 생산 단계의 물가 흐름을 측정해 향후 소비자물가(CPI)에 선행하는 지표로 쓰인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산업생산은 +0.3% m/m로 시장 예상(+0.1%)을 웃돌았으며, 6월 제조업 생산도 +0.1% m/m로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연준의 베이지북(Beige Book)은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경제 활동이 ‘소폭 개선’됐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관세 부담에 따른 투입 비용 상승이 확인됐으나 기업들은 가격 전가 여부를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3bp 내린 4.449%에 마감했다. 파월 의장 경질설은 단기물 금리를 잠시 끌어내렸으나, 장기물 금리에 대해서는 정치적 압력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돼 상·하방이 엇갈렸다.

S&P500 차트

기술주 섹터: 반도체주 부진이 두드러졌다. ASML이 내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8% 급락했고, 이 영향으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 -3%, 마벨 테크놀로지(MRVL)·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2%대 하락을 기록했다.

반면, ‘매그니피센트 세븐’ 종목 중 테슬라(TSLA)가 +3.5% 오르며 상승장을 주도했고, 아마존(AMZN)은 -1.4% 하락했다.

주요 은행 실적도 혼재된 흐름을 보였다. 골드만삭스(GS)는 주식 트레이딩 수익 4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0.9% 상승했다. 반면, 모건스탠리(MS)는 자산관리 부문 순유입 증가에도 -1.3% 하락했다.

비트코인(BTC)은 +2.3%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성향 의원들을 설득해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처리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이 촉매가 됐다. 이에 따라 라이엇 플랫폼스(RIOT)·마라 홀딩스(MARA)·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등이 +3% 이상 동반 상승했다.

무역·관세 측면에서는 변동성이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50개국 이상에 동일한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서한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주요 국가’는 제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유럽연합·멕시코에 대해 8월 1일부터 30% 관세를, 캐나다 일부 제품에는 35% 관세를 예고한 바 있다. 또 동 기간 동(銅) 반제품에는 50% 관세, 제약사에는 최대 200% 관세를 검토 중이다.

국내 지표 일정도 빽빽하다. 18일 발표되는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자동차 제외 +0.3% 증가가 예상된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7천 증가한 23만4천 건이 전망된다. 이어 19일에는 6월 주택착공·건축허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예정돼 있다.

실적 시즌도 본격화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해 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11개 업종 중 6개만이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야데니 리서치는 분석했다.

해외 증시는 하락세였다. 유로스톡스50 -1.05%, 중국 상하이종합 -0.03%, 일본 닛케이225 -0.04%로 마감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 선물(ZNU25)이 +10.5틱 상승했다.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BEI)이 2.424%로 +1bp 상승했으나, 안전자산 수요가 우세했다.

ECB 정책금리 선물은 7월 24일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2%로 반영했다.

예정된 실적 발표(7월 17일): 펩시코(PEP), 트래블러스(TRV), 애보트 래버러토리스(ABT), 일레번스 헬스(ELV), 신타스(CTAS), 마시앤맥레넌(MMC), US뱅코프(USB), 스냅온(SNA), 제너럴일렉트릭(GE), 시티즌스 파이낸셜(CFG), 피프스서드 뱅코프(FITB), 넷플릭스(NFLX).


■ 용어 해설Glossary

PPI — 생산 단계의 물가 변화를 나타내며,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로 통한다.
베이지북 — 연준이 8개(준비은행 12개) 지역 경제 상황을 모은 보고서로, FOMC 회의 전 경기 판단 근거로 활용된다.
연방기금선물 — 연준 기준금리(FFR)에 대한 시장의 예상이 반영된 파생상품이다.

■ 기자 관전평

파월 의장 경질설은 정치권 리스크가 통화정책에 미칠 수 있는 파급효과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물가 지표 둔화와 달리 관세 정책은 비용 측면의 인플레이션을 재촉발할 여지가 있어 시장은 ‘디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 간 줄타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 국채 장·단기 금리차가 재차 확대될 경우, 성장주·가치주 간 로테이션이 본격화될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소매판매, ▲넷플릭스 실적 등 이번 주 후반 변수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이벤트다. 투자자들은 단기 이벤트 리스크와 장기 물가 경로를 동시에 살피는 ‘투트랙 전략’이 요구된다.

■ 결론

다양한 거시·정책 리스크가 교차하는 가운데 연준의 ‘데이터 의존적(data dependent)’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향후 몇 주간 발표될 물가·고용·소비 지표와 기업 실적이 증시 방향성을 결정지을 핵심 촉매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