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경질설에도 뉴욕증시 상승 마감

뉴욕증시가 17일(현지시간)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경질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상승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29%,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47%, 나스닥100 지수는 +0.12% 올랐다. 같은 날 마감한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33%,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11% 상승했다.

2025년 7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즉각 해임할 의도는 없다고 부인했으나 ‘정당한 사유(for cause)가 있을 경우’ 해임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 이날 장세의 핵심 이슈였다. 이날 정오 무렵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16일)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나 파월 의장 해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해지면서 지수가 일시 급락했지만, 대통령의 부인 발언이 전해지자 낙폭을 모두 회복했다.

연준 및 물가 지표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디플레 우려를 완화했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3bp 하락한 4.449%로 마감했다. Fed가 경기 동향을 점검해 발표하는 베이지북도 ‘경기 활동이 소폭 개선됐다’고 진단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비트코인 차트

반도체주는 부진했다. 네덜란드 장비 기업 ASML이 내년도 실적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제시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흔들렸다. ASML 주가는 –8% 급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3%), 마벨 테크놀로지(–2%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2%대) 등도 동반 하락했다.


6월 PPI ‑ 생산 단계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

세부적으로 6월 PPI는 전월 대비 보합, 전년 동월 대비 +2.3%로 시장 예상(+0.2% m/m, +2.5% y/y)을 모두 밑돌았다. 핵심(Core) PPI 역시 전월 대비 보합, 전년 동월 대비 +2.6%로 예상치(+0.2% m/m, +2.6% y/y) 하회했다. 전월치(5월) +2.7%(명목)·+3.2%(핵심)에서 각각 0.4%p, 0.6%p 둔화된 수치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미국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3%로 컨센서스(+0.1%)를 웃돌았다. 6월 제조업 생산도 +0.1%로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보이며 전월 –0.2%에서 수정된 ‘보합’ 흐름을 이어갔다.

뉴욕연은 7월 서비스업 활동지수는 –9.3으로 전달(–13.2)보다 개선됐다. Fed 베이지북은 “5월 말~7월 초 사이 미국 경제활동이 소폭 증가했다”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기업들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모든 지역이 가격 상승을 보고했으며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투입비용 압력’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채선물

금리 선물 시장은 파월 의장 관련 뉴스로 하루 동안 출렁였으나 결국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3%, 9월 16~17일 회의에서 58%로 거의 변동 없이 마감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전일 –3.3% 하락을 만회하며 +2.3%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강경 보수파를 설득해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소식이 촉매가 됐다.


무역·관세 동향

트럼프 대통령은 150개국 이상에 일괄 관세를 통보하는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상은 ‘주요국(Big countries)’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재무장관 베슨트가 ‘미·중 협상이 매우 좋은 위치’라고 언급한 점,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합의 소식 등이 긍정적 재료로 작용했으나, 유럽연합(EU)·멕시코·캐나다·구리·제약 업종에 대한 고율 관세(30~200%) 발표가 누적 악재로 남아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18일(목) 6월 소매판매(+0.1% m/m 예상), 주간 신규실업수당(+7천명 예상)과 필라델피아 연은지수(–1.0 예상), 주택건설업지수(NAHB·33 예상) 및 ▲19일(금) 주택착공(+3.3% m/m 예상), 건축허가(–0.6% m/m 예상),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61.5 예상)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 시즌 개막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2.8%로 2년 만에 가장 낮을 전망이다. 야데니리서치 자료에서는 11개 섹터 중 6개만이 이익 증가가 예상되며, 이는 2023년 1분기 이후 최소치다.

‘매그니피선트 7’ 중 테슬라는 +3.5% 넘게 올랐고, 아마존은 –1.4%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주가 +0.9%로 마감하며 주식 트레이딩 수익 43억 달러(사상 최대)를 발표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0.3%)와 모건스탠리(–1.3%)는 기대 이상의 순이자수익·자산관리 성과에도 약세를 보였다.

ASML 주가

반면 ASML의 보수적 전망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고전했다. 암시장 상승세를 타던 일부 종목이 차익 실현으로 돌아섰으나, 비트코인 관련주 라이엇 플랫폼스·마라 홀딩스·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모두 +3% 이상 급등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며 +6% 급등했다.

17일(현지시간)에는 펩시코, 트래블러스, 애보트 래버러토리스, 일리번스 헬스, 신타스, 마시앤매클레넌, US 뱅코프, 스냅-온, 제너럴일렉트릭, 시티즌스 파이낸셜, 피프스서드 뱅코프, 넷플릭스 등 대형 종목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에 대해 기자는 직접적·간접적 보유 지분이 없다.” (바차트 디스클로저)


용어 해설 및 기자 시각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 단계의 물가 상승률을,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 단계의 물가 상승률을 의미한다. 베이지북은 연준 12개 지역의 경기 동향을 조사한 보고서로, FOMC 통화정책 논의의 주요 참고 자료가 된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 경질설이 현실화될 경우 통화정책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돼 장기물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론 금리 인하 기대가 주가를 지지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론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확대될 소지가 있다. 투자자들은 정치·정책 변수와 기업 실적 모두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