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축소 언급에 뉴욕증시 압박…S&P·다우 혼조, 나스닥 상승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주목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29일(현지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16% 하락했다. 반면 나스닥 100 지수는 0.41% 상승하며 대형 기술주 강세를 반영했다. S&P500·다우·나스닥 모두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연준의 추가 완화 기대감이 희석되자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2025년 10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제롬 파월 의장이 12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파월 의장은 FOMC 기자회견에서 “12월 회의에서의 정책금리 추가 인하는 결코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못 박으며 과도한 완화 기대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번 FOMC는 예견된 대로 기준금리 목표 구간을 3.75~4.00%로 25bp 인하하고, 12월 1일부터 양적긴축(QT) 중단을 결정했다. 성명서에서는 “최근 몇 달 동안 고용의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는 문구와 함께 “물가상승률은 연초 대비 높아졌으며 여전히 다소 완고한 수준”이라고 평가해 물가·고용 간 균형 고민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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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재무부(T-노트) 금리가 4.074%까지 치솟아 2주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는 주식시장 변동성을 자극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감소한다.

그럼에도 반도체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엔비디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일환으로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AI 칩을 중국에 일부 공급할 수 있음을 시사하자 2% 이상 올랐고, 브로드컴·램리서치·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 동종 업종도 3% 이상 동반 상승했다.

무역·정책 변수도 주가 방향성에 깊게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fentanyl) 사태 해결을 조건으로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20% 관세를 1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고, 미국·한국 간 선박·조선 분야 1,500억 달러 규모 투자협정 체결 소식도 위험자산 심리를 지탱했다.

거시지표 측면에서는 미국 주택시장 혼조가 확인됐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10월 24일로 끝난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7.1% 증가했다.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평균금리는 6.30%로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9월 잠정 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어(+0.0%) 시장 예상(+1.2%)을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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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참여자들은 12월 9~10일 FOMC에서 추가 25bp 인하 확률을 67%로 반영하고 있으며, 2026년 말까지 총 74bp 인하(3.38% 목표금리)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 중이다.

미·중 무역협상 진행 상황도 낙관적이다. 재닛 베선트 재무장관은 “말레이시아 실무협상에서 잠정 합의가 도출됐고, 31일 한국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시진핑 정상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100% 관세 계획을 보류하고, 중국은 최소 1년간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대형 기술주 실적 시즌도 한창이다. 이번 주 S&P500 구성 173개 기업이 실적을 공개하며, ‘매그니피센트 7’ 중 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가 29일 장 마감 후, 애플·아마존이 30일 발표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 결과 지금까지 보고한 기업의 84%가 시장 예상 EPS를 상회해 2021년 이후 최고의 ‘어닝 서프라이즈’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5주째 이어지며 거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64만 명에 달하는 연방공무원 일시 해고로 실업률이 최대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해외 증시에서도 위험 선호 심리가 확인됐다. 유로스톡스50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일본 닛케이225 지수 역시 각각 0.70%, 2.17% 상승하며 10년·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인플레이션이 연초 이후 다시 상승했으며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FOMC 성명

채권·외환 시장 관전 포인트

유럽 국채는 미국과 달리 안도 랠리를 이어갔다. 10년 만기 독일국채 금리는 0.2bp 내린 2.621%를, 영국 길트 금리는 0.8bp 내린 4.392%를 기록했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10월 30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9%로 본다.

스와프 시장은 2026년까지 ECB 기준금리가 50bp가량 인하될 가능성을 내다보며 유럽채권을 지지하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 간 잠정 무역합의 등 위험 선호 재료가 늘어날 경우 독일·프랑스 등 코어 채권의 피난처 수요는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종목별 움직임

칩메이커 랠리 외에도 개별 실적 호조가 돋보였다. 테라다인은 3분기 매출 7억6,920만 달러로 컨센서스를 능가하며 20% 급등했고, 시게이트·블룸에너지·센틴 등도 각각 19%, 16%, 12% 이상 뛰었다. 반면 파이서브는 연간 가이던스 하향으로 44% 폭락해 S&P500 최약체를 기록했다.

다우지수 구성종목 중에서는 캐터필러가 3분기 주당순이익(EPS) 4.95달러를 발표하며 11% 급등한 반면, 보잉은 -7.47달러 순손실로 4% 넘게 하락했다.

E-mini 선물이란? 일반 투자자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이는 ‘Electronic Mini’의 약자로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전자 방식으로 거래되는 소형 지수선물 계약을 말한다. S&P500·나스닥100 등 대형 지수의 표준 계약 대비 1/5~1/10 크기로, 레버리지 조절이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연구원들은 파월 의장의 매파 논조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 완화 및 기술주 실적 호조가 지수 하방을 방어했다고 평가한다. 다만 10년물 금리가 4%를 상회하는 국면이 지속될 경우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또 장기화하는 정부 셧다운이 고용 통계·소비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11월 초 데이터 공백 해소 이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결론적으로 연준 통화정책 경로가 ‘데이터 디펜던트’라는 점이 다시 확인된 만큼, 향후 소비·물가·고용 지표가 금리 방향성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