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뉴욕증시 혼조 마감

뉴욕증시가 30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에 따라 장중 상승폭을 반납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S&P500 지수(티커: $SPX)는 전장 대비 0.12%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38% 떨어져 1주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100 지수($IUXX)는 0.16% 상승했다. 9월물 E-미니 S&P500 선물(ESU25)은 0.09% 내렸고,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은 0.19% 올랐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증시는 장 초반 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나타내는 지표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으나, 제롬 파월 의장이 ‘당분간 금리 인하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못 박으면서 매물이 출회됐다.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5bp(0.05%p) 오른 4.37%를 기록해 주식 매도를 부추겼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 “관세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언급은 현재의 ‘적절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연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낮게 보기 시작했다.


견조한 경제 지표도 이날 장 초반 위험자산 랠리를 이끌었다. 민간 고용조사업체 ADP가 발표한 7월 고용은 10만4,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7만6,000명)를 큰 폭 상회하며 4개월 만의 최대폭을 기록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연율 기준)도 3.0%로, 전망치 2.6%를 뛰어넘었다.

FOMC 결과 역시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만장일치 대신 9 대 2로 기준금리(4.25~4.50%) 동결을 결정했는데, 보우먼·월러 이사 두 명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이례적 반대표를 던졌다(1993년 이후 처음). 성명서에서는 성장 평가를 종전 ‘견조한 속도’에서 ‘완화(modertated)’로 하향했다.

주택지표는 엇갈렸다. 6월 미국 잠정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0.8% 감소해 시장 예상(+0.2%)을 빗나갔고, MBA 주택담보대출 신청지수는 한 주 동안 3.8% 줄었다.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평균 금리는 6.83%로 1bp 하락했다.

재무부는 분기별 차입계획(Refunding)에서 “향후 수 개 분기 동안 중·장기 국채 입찰 규모를 동결하고, 2026년까지 단기물 발행을 늘려 재정적자를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관세 이슈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인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으며,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에 대한 추가 제재도 시사했다.


향후 일정에도 투자자 시선이 쏠린다. 1일(목) 발표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3,000건, 2분기 고용비용지수는 전분기 대비 0.8% 상승이 예상된다.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근원 기준 2.7% y/y) 오를 전망이다. 2일(금)엔 7월 비농업고용이 10만9,000명 늘고 실업률은 4.2%로 0.1%p 상승, 시간당 평균임금은 0.3% m/m·3.8% y/y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까지 150여 개국과 무역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15~50%’ 범위의 전면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선물(FedWatch) 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47%, 10월 회의에서는 36%로 반영했다.


실적 시즌이 절정에 달했다. 이번 주 S&P500 구성 종목의 38%가 실적을 발표해 지난주(19%)의 두 배에 달한다.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가 30일 장 마감 후, 애플·아마존은 31일 실적을 낸다. 2분기 S&P500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미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약 82%가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

해외 시장도 혼조였다. 유로 Stoxx50은 0.26%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5개월 만의 고점으로 0.17% 상승했다. 반면 일본 니케이225는 0.05% 하락했다.


금리 동향

9월물 10년 만기 미국채 선물(티커: ZNU25)은 11.5틱 하락 마감했다. 장중 3주 반 만의 고점에서 밀린 뒤 -0.5% 하락했고, 현물 10년물 금리는 4.313%에서 4.370%로 튀어 올랐다. 견조한 ADP 고용과 호조의 GDP가 매도를 자극했으며, FOMC 성명서의 완화적 성장 평가와 두 명의 금리 인하 소수의견은 일시적으로 낙폭을 만회시켰으나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유럽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706%로 0.3bp,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603%로 3bp 내렸다. 유로존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0.1%, 전년 대비 1.4% 증가해 예상치를 웃돌았으며, 7월 경기심리지수는 95.8로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왑시장은 9월 11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4%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종목별 움직임

하락 종목

• 체크포인트소프트웨어(CHKP) – 실적(주당순이익 2.37달러) 시장 예상 부합이나 -14% 급락.
• 엔테그리스(ENTG) – 조정 영업이익률 44.6%로 컨센서스(45.1%) 하회, -14% 하락.
• IDEX(IEX) – 연간 EPS 가이던스를 7.85~7.95달러로 하향, -11% 하락.
• 올드도미니언프레이트라인(ODFL) – 2분기 EPS 1.27달러(예상 1.29달러 하회), -9%.
• 트레인테크놀로지스(TT) – 매출 실망, -8%.
• GE 헬스케어(GEHC) – CEO의 중국 수요 ‘약세’ 전망, -7%.
• 몬델리즈(MDLZ) – 북미 유기적 매출 -3.4% 감소, -6%.
• 팔로알토네트웍스(PANW) – 사이버아크 250억 달러 인수 발표, -5%.

상승 종목

• 제너락(GNRC) +19% – 매출·EBITDA 가이던스 상향.
• 테라다인(TER) +18% – EPS 0.57달러(예상 0.54달러) 호조.
• 휴마나(HUM) +12% – EPS 6.27달러(예상 5.74달러), 연간 가이던스 상향.
• 마벨테크(MRVL) +7% – 모건스탠리 목표가 73→80달러 상향.
• 번지글로벌(BG) +5% – EPS 1.31달러(예상 1.11달러).
• 일렉트로닉아츠(EA) +5% – 분기 예약매출 13억 달러(예상 12.4억 달러).
• 익스팬드에너지(EXE) +4% – 매출 36.9억 달러(예상 25.2억 달러).
• 엣시(ETSY) +2% – 총상품판매 28.1억 달러(예상 27.7억 달러).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ADP 고용보고서(Automatic Data Processing Employment Report)는 민간 부문의 월별 고용 변화를 집계해 공식 노동부 비농업고용지표 발표 전에 시장에 선행 정보를 제공한다.

*PCE 물가지수(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Price Index)는 소비자가 실제로 지출한 가격 변화를 추적해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사용된다.

*E-미니 선물은 S&P500·나스닥100 등 주요 주가지수를 소형 계약 단위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으로, 24시간 유동성을 제공해 현·선물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7월 31일 발표 예정 주요 실적에는 애플(AAPL), 아마존닷컴(AMZN), 마스터카드(MA) 등 대형주가 포함돼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파월 의장의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주시한다”는 발언 이후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성장주와 방어주 간 수익률 차이가 확대되는지가 다음 주 증시의 관전포인트로 꼽힌다.